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보수인사는 물론 진보인사들과 잦은 만남을 이어가는 행보에 국내 정가에 비상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24일 오전 7시쯤 제주시 한 음식점에서 정계복귀를 공식 선언한 손 전 대표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원 지사는 SNS에 “손학규 전 대표님이 제주에 오셨다가 오랜만에 식사 함께했다”며 “경제, 노사관계, 청년 등 여러 의견 나누는데 시간이 부족하다”며 짧은 만남을 아쉬워했다.
이어 원 지사는 “추석 지나면 칩거 마치고 몸을 던지실 것 같은 느낌”이라며 추석 이후 손 전 대표의 활발한 행보를 예언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 새누리당 친박세력 독점에 제3세력 규합에 나서나?
최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는 물론 최고위원까지 친박이 독식하면서 비박계 지원에 나선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중심으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비박 측 주요 인사들의 당내 정치적 입김이 약화되었다는 것이 국내정가의 정론이다.
이러한 정치적 흐름에 따라 비박계 입지 강화에 나섰던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중앙정치에서의 좁아진 정치적 입지 주력보다는 차기 자치단체장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높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원 지사의 최근 행보를 보면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여의도 국회 등 중앙정치권과 고리를 강화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여야 소장파 정치인들이 대거 제주도에 집결해 언론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날 원 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행사 참석 겸 여러 가지 논의 겸 친목 다지기”라는 설명과 함께 직접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날 여야 소장파 정치인들은 제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독실업인회 한국대회에 참석한 뒤 서귀포시 소재 한 식당에서 비공개 만찬을 함께했다.
이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측의 초청으로 행사에 갔고, 이날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자리에서 이런저런 나라 걱정을 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중앙언론에서는 나 의원과 남 지사, 원 지사, 이 전 지사는 지난달 사드의 국내 배치 논쟁이 한창일 때 중국을 함께 방문한 바 있음을 지적하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50대 여야 유력 정치인들이 세력화, 즉 제3지대를 위한 세력규합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렇듯 원 지사의 제주특별자치도 수장으로서의 본연의 업무가 아닌 '정치적 외연' 확대에 더 비중을 두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최근 도내정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제주정가 관계자는 “원 지사가 오랜 기간 동안 중앙정치에서 활동하다 보니 많은 정치인들과 넒은 스펙트럼의 인적네트워크로 인해 만남이 잦을 수 있기에 한 단면만 보고 판단하는 건 기우일수 있다”며 “특히, 제주도지사로서 많은 정치인들과 많은 교류를 통해 지지세력 넓히는 전략은 대찬성이지만, 이러한 것을 정치적 수단으로 입지강화에 나서는 행보로 이어진다면 도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 받을 수 있음을 뇌리에 분명히 각인해야 할 것”이라며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새누리당 내 비박주요 인사들은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한 새누리당을 벗어나 제3지대에서 각자도생하려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이들이 이념적 지향점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는 제3지대를 향한 세력규합에 성공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