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가 31일, 제주관광공사 명사초청 특강으로 제주를 찾았다. 백종원 대표는 국내 천여 개가 넘는 가맹점을 가진 프랜차이즈 사업가다. 중국에도 서른 개 넘는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가로서의 행보 외, 방송을 통해 ‘쿡방’을 이끈 대표주자로 지금도 이름을 딴 요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최근 제주 중문에서 호텔 사업을 준비 중이기도 하다. 백종원 대표의 이번 방문은 제주웰컴센터에서 한시간 남짓 ,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 31일, 제주관광공사가 더본코리아 백종원 대표를 초청해 특강을 진행했다. ⓒ뉴스제주

◆ 요리는 늘 즐겁다. '과정'보단 '결과'를 상상하며 요리할 것

200석을 꽉 채운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구수한 입담에 유난히 친숙한 이미지인 백종원 대표가 제주 도민을 만났다. 그는 먼저, 재주 식재료에 대한 관심사를 밝히며 '맛있는 토크 콘서트'의 포문을 열었다. "관심 있는 식재료는 제주 ‘메밀’ 그리고 ‘고사리’다. 흑돼지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값이 비싸다. 그래서 흑돼지라면 뒷다리가 좋을 거다. 뒷다리로 햄을 만들거나 뼈를 상품화하는 거다. 제주 해산물이라면 각재기나 전갱이 쪽이 좋다. 일본 음식중에 ‘아지후라이’라는 걸 좋아한다. 그게 바로 각재기다. 이런 식재료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어지는 토크콘서트는 관객의 질문을 미리 받아 무작위로 추첨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먼저, “미각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백종원 대표는 “워낙 먹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음식을 공부하고 싶다면 정서적인 것도 좋지만 원색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많이 접하고, 순수하게 맛을 음미하는 훈련을 하라는 것. 그러다보면 목표한 요리를 비슷하게, 혹은 똑같이 만들 수 있는 것에 속도가 붙는다는 것이다. 

또, 요리를 하면서 단 한번도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고도 했다. “요리할 때 늘 즐겁고 재미있다. 결과물을 상상하기 때문이다. 요리를 직업으로 삼자면 과정 자체가 일이 된다. 그런데 난 결과를 생각한다. 먹는 것. 회사 내에 요리하는 이들에게 먹고 행복해할 사람들을 생각하라고 하는데, 그게 곧 결과를 생각하라는 얘기다. 난 요즘엔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서 요리한다.”

▲ 요리를 할 때 단 한번도 힘든 적이 없었다는 백종원 대표. 만들어진 음식을 먹는 가족을 생각하면 결단코 힘들지 않다고 했다. ⓒ뉴스제주

설탕 사용이 과하다는 항간의 지적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야길 들려줬다. “방송을 하면 네 시간 촬영하고도 한 시간 방송된다. 그러다보면 편집하느라 누락되는 부분이 있다. 뭇국에 설탕을 넣는다고들 하지만, 여름무는 쓰다. 여름무가 쓰니까 설탕을 조금 넣는다는 설명이 누락되면 그렇게 된다. 된장찌개에 설탕을 넣는다고 지적을 받았지만, 항간의 공장에서 제조하는 된장은 제조 과정에서 단맛을 넣은 것이다. 재래 된장은 쌉싸래해서 단맛을 조금 가미하기도 한다.” 

 

◆ 음식점을 경영하려거든 늘 즐겁게, 전략적으로 

콘서트가 중반에 달했을 때, 이제 갓 음식점을 시작한 이가 “고객에게 사랑 받는 법”을 물었다. 백종원 대표는 “음식점을 하면서 가장 힘든 건, 준비를 많이 했는데 소비자가 몰라줄 때”라고 질문자의 심경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 또한 운이 필요하긴 하다. 음식에 대한 준비가 다 되어 있다면, 충분히 인정받을만큼 맛을 이뤘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가능한 홍보를 고민해야 하는 게 순서인 것 같다”고 말을 이었다. 

또, 무엇보다 자신은 방송이나 여다른 활동보다 음식 사업에 흥미를 느낀다고 술회했다. “방송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단 메뉴, 브랜드 개발이 더 즐겁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같은 일들이 아직 있기 때문이다. 또, 나는 프랜차이즈 사업가다. 일본의 경우 끼니 해결을 위한 음식과 즐기면서 먹는 음식이 구별되어 있다. 부담 없이 저렴한 음식과 잔인할 정도로 비싼 음식이 양분되어 있다. 이를 상황에 따라 취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는 시작 단계 같다. 누군가 ‘나도 한 번 식당을 해볼까’ 하고 쉽게 덤빈다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 힘들어도 정말 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를 따져야 하고, 끼니 쪽인지 즐기는 외식 쪽인지 방향도 잡아야 할 것이다.” 

▲ 명사특강을 위해 제주에 방문한 백종원 대표는 제주 식재료 가운데 고사리와 메밀, 전갱이 등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뉴스제주

최근 중국 요식 사업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진단을 들려줬다. “한식세계화라고 한다. 그것엔 한국 식재료가 사용된 음식을 파는 것이 중요할 거다. 하지만 지금 단계는 아직 시작이다. 우리가 어릴 때 천원짜리 조각 피자를 사서 먹어 보고, 추후에 이탈리아인이 만든 화덕  피자를 먹어도 보는 것과 비슷하다. 그들도 비빔밥을 어떻게든 접하게 한 다음, 추후에 정확한 레시피를 전달해야 한다고 본다. 국내에 있는 자장면은 사실 중국엔 없다. 그런데 우리식 자장면을 외국에서도 사 먹을 수 있지 않나. 내가 우려하는 게 있다면 이런 정도다. 비빔밥이 중국식으로 변형되는 것. 그래서 한식에 흥미를 느끼도록 한 다음, 한국 사람이 정확한 레시피를 구현하는 것이 순서라고 보고 있다. 지금은 천천히 가기 위해 한 해 8곳 정도로 가맹점 확장을 제한하고 있다.” 

그가 마지막으로 전하는 말은 이런 것이다. "즐거운 일을 하라"는 것. 어떤 것이든 즐거운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란 거다. 자신이 가장 즐겁다는 요식업을 꾸리며 방송인으로, 사업가로 승승장구 하는 그의 짧고 명쾌한 당부였다.

이번 백종원 대표 특강에서 끝나지 않고, 제주관광공사는 11월까지 매달 1회 명사초청 특강을 이어갈 예정이다. 특강에 대한 상세 내용과 일정은 제주관광공사 홈페이지(www.jito.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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