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질의 도중 "내년도 대선 후보 자격 있다" 부추겨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위원장 조정식) 소속 일부 국회의원들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대권 도전을 향한 의중이 없는지 자꾸 캐물어 그 배경에 이목에 쏠린다.

국회 국토위는 7일 제주로 내려와 제주특별자치도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7일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많은 국회의원들로부터 대권을 향한 의지를 왜 보이지 않느냐는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뉴스제주

질의 초반에 주승용 국회의원(국민의당, 전남 고흥군)이 먼저 대권 포문을 열었다.
주승용 의원은 원희룡 지사에게 "대선 1년 2개월여가 남은 상태에서 대선 예비주자들이 캠프를 차리고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며 "(대권에)생각을 갖고 있는 거 같은데 조용하다"며 연유를 물었다.

이에 원희룡 도지사는 "전 언제든지 국민이 필요로 하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은 갖고 있다"는 대답으로 대권 도전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허나 곧바로 "지금 시점에서 국민이 절 필요로 하고 있나를 검토해보게 되는데, 현재는 제주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아니고 나중에 도전할 의향이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진 다른 의원들의 질의 도중에서도 여·야 구분 없이 '대권 의중 떠보기'는 계속 이어졌다.

함진규 국회의원(새누리당, 경기 시흥시 갑)은 "큰 뜻 갖고 있죠?"라며 "원 지사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대권에 들어갈 수 있는 인물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추켜 세웠다.

그러면서 함진규 의원은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 여러 중요한 후보 중 한 명이라고 본다"며 "남은 재임기간 동안 중앙정부 설득을 많이 하면서 잘 수행해 나가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민홍철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시 갑)도 원 지사에게 "도정에 매진하다보면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김성택 국회의원(새누리당, 강서구 을)은 "다른 분들은 너무 대권욕구에 사로잡혀 있는데 (원 지사는)대권 후보 능력을 갖고 있는데도 그러지 않아 보인다"며 "좋은 능력을 보여서 대권에 도전해보라"고 권유했다.

박완수 국회의원(새누리당, 경남 창원시 의창구)은 "많은 업적을 남기기 위해선 과감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일부 저항이 있거나 반대가 있더라도 과감하게 비전을 가지고 결과를 보이다보면 자연스레 대권후보로 모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덕흠 국회의원(새누리당, 충북 옥천군)은 서울시 양천구 인구수를 거론하면서 "서울시장 해서 만나뵐 줄 알았더니 제주도지사로 보게 될 줄 몰랐다"는 덕담(?)을 건넸기도 했다.

이학재 국회의원(새누리당, 인천 서구갑)은 원희룡 지사를 두고 "많은 분들이 국가를 이끌어야 할 분이 지방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 있다"며 "지자체 합동평가에서도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면서 원희룡 도정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윤관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구 을)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모병제나 국감 축소 문제 등에 대해 발언을 하는 등 여러 대권 예비후보들의 말은 있었지만, 원희룡 지사는 나중에 한꺼번에 말하려는건지 이렇다 할 발언이 없다. 미르재단 등의 정국에 대해 한 마디만 해달라"며 견해를 물었다.

이에 원희룡 지사는 "필요하다면 필요한 시점에서 적절하게 말하겠다"며 대답을 최대한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원희룡 지사는 공공연히 이번 대권에는 도전할 의사가 전혀 없고, 차기 제주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날 국회의원들은 원 지사에게 대권을 향한 의중이 있는지를 엿보려는 질의를 빈번히 제기했다. 벌써부터 정치적 셈범이 난무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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