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고 소외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Together Jeju'
다문화 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제주서 8∼9일 개최

모든 나라는 국경을 기준으로 명확히 구분돼 있지만 인류는 그렇지 않다.

한국인이나 미국인, 영국인, 유럽인, 태국인 등 각 나라나 대륙에서 살고 있는 이들은 그들의 뿌리가 누구이건 상관없이 그 나라에서 태어났으면 그 나라 국민이다.

또한 다른 나라에서 태어났다해도 이민와서 국적을 취득하면 그 나라의 사람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선 그들을 가리켜 '이민자'라는 용어로 구분짓고 낯선 시선으로 바라본다.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주민(주권을 취득한 대한국민)은 2015년 기준으로 대략 175만 명 정도다. 그 중 제주엔 약 2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어느덧 제주지역 사회 곳곳에까지 퍼져 있는 이러한 외국인 주민들은 한국 사람들과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면서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아직도 낯선 것이 사실이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으면서 제주에 뿌리 내린 이들은 약 2900명이 조금 넘는다.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행사가 라마다제주 함덕호텔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결혼하고 제주로 이주해 온 이들도 모두 같은 제주도민이다.
허나 아직은 한국말이 서툴고 외모가 조금 다르다는 느낌 때문에 '제주도민'으로서 온전한 대우를 못 받는 일이 있어왔다.

그래선 안 되기에 사회 도처에서 자성의 목소리들이 일어났고, 그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 등의 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고 제도가 정비되고 있다.

<뉴스제주>에서도 그러한 움직임에 한 걸음을 더하고자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족 및 소외계층을 위한 'Together Jeju' 다문화 페스티벌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이어진 2번째 행사도 'We are the one'이라는 모토를 갖고 1박 2일 캠프 형태로 열렸다.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은 8일 라마다제주 함덕호텔에서 개최됐다.
제주시에서 13가족 47명, 서귀포시에서 14가족 55명 등 총 27가족 102명이 참석했다.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 ⓒ뉴스제주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행사. 8일 비가 내리면서 라마다제주 함덕호텔 내 라벤터 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본격적인 행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진행됐다.
행사 개최 알림에 앞서 강성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과 부공남, 김광수 교육의원, 김경학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윤두호 전 교육의원, 이상구 서귀포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등이 참석해 다문화 가족들에게 따뜻한 인사말을 전했다.

강성균 교육위원장은 이날 행사에 많은 아이들이 참석한 것을 보고 잘 자라고 잘 배워서 제주에, 이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부공남 교육의원은 "나와 너,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제주가 행복하고 우리나라가 행복해진다"며 "그럴려면 우리 것과 남의 것을 모두 소중히 할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당부의 말을 건넸다.

윤두호 전 교육의원은 현재 동제주사회종합복지관 관장을 맡고 있다. 구좌읍이주민가족지원센터장도 겸직하고 있어서인지 구좌읍에서 참석한 다문화가정에 화이팅을 전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1등 가족에게 지급될 고향 방문 왕복항공권을 획득하길 바란다며 "제 마음으론 여러분들에게 다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구 서귀포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은 "함께 한 가족이 될 수 있는 이런 귀한 자리를 마련해줘서 주최 측에 고맙다"며 "1박 2일간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귀한 시간을 보내기 바란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사람임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특히 이상구 센터장은 이날 센터 내 이은하 팀장과 김정숙 자원봉사 교사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 행사 전체 진행과정에 참가해 지원했다.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행사. ⓒ뉴스제주

캠프는 이날 오후 함덕서우봉해변 잔디밭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비 날씨로 라마다제주 함덕호텔 내 지하 라벤더 홀에서 진행됐다.

다문화가정 모두가 참여하는 명랑운동회와 저글링 쇼, 가족대항 레크레이션 등으로 진행됐다. 운동회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팀으로 나눠 전개됐고, 저녁 식사 이후엔 가족 대항으로 골든벨 퀴즈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면서 1등 가족을 선정했다.

1등 가족에겐 고향을 방문할 수 있도록 200만 원 한도 내에서 지원되는 왕복항공권 티켓(4인 가족 기준)이 주어졌다.

남우엽 뉴스제주 대표는 "지난해 1회를 진행하고 매년 조금씩 더 알차게 돌아오겠다는 약속대로 올해 2회는 좀 더 풍성해진 것 같다"며 "모두에게 다 드리고 싶지만 1가족에게만 고향방문권을 드릴 수 있다. 선정되지 못했다고 서운해하지 말고 자신을 대신해 간 것이라 생각하고 축하해달라"고 말했다.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행사에서 1등에 선정돼 고향 방문 왕복항공권을 획득한 에빌린팔카탄알라(44,여,필리핀) 씨 가족. ⓒ뉴스제주

이날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얻은 총 점수를 합산한 결과, 에빌린팔카탄알라(44, 여) 가족이 1등으로 선정돼 왕복항공권을 획득했다.

에빌린 씨는 "진짜 너무너무 가고 싶었는데 너무 고맙다"며 "고향에 가면 제일 먼저 부모님과 친척들을 다 같이 보고 싶다"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제주가 고향인 남편과 결혼해 제주에서 산 지 벌써 17년이 된 주부다. 에빌린 씨 가족에겐 1남 1녀의 자녀(중3, 초6)가 있으며, 현재 서귀포시 남원에 거주하고 있다.

에빌린 씨의 남편 오승민(49) 씨는 "결혼한 지 17년이다. 아내의 고향에 못 가본지도 벌써 7∼8년은 된 것 같다"며 "그렇지 않아도 올해 꼭 방문하려고 계획을 세워뒀었는데 이렇게 좋은 선물을 받게 돼 아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오승민 씨는 "주변 친구들 얘기를 듣고 이번 캠프에 신청하게 됐는데 이렇게 선정돼서 너무 당황스럽고 너무 기쁘다"며 "필리핀 마닐라에 가면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장인, 장모, 처남, 처제 가족들을 오랫동안 머물다 오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다문화가족 페스티벌은 <뉴스제주>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주관해 진행됐다. 9일엔 선녀와나뭇꾼, 에코랜드 등 제주도내 관광지를 돌며 여가시간을 즐기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뒤 마무리된다.

▲ 제2회 다문화가족 페스티벌 'We are the one' 캠프 참가자 단체 기념 사진. ⓒ뉴스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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