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미' OST 강동윤 감독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박보검이 노래에 대한 이해도와 습득력, 표현력 등이 너무나 뛰어나서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신드롬을 일으킨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OST 강동윤 음악감독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한 뉴시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박보검의 '내 사람'의 작업 과정을 이처럼 떠올렸다.
'내 사람'은 인기 가수들의 신곡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지난 11일 공개 직후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됐다.
처음부터 박보검이 이 곡을 부를 계획은 아니었다.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강 감독은 이영의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고, 기왕이면 박보검이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제안하게 됐다.
강 감독은 "박보검은 노래하면서 정말 행복해하더라고요. 보통은 한소절씩 나눠서 끊어서 녹음하게 되는데요, 1시간 걸려서 한 파트 완성해 놓았는데 '저 한번만 쭉 불러보고 싶어요'라고 요청했어요"라고 전했다.
박보검의 어릴 때 꿈이 가수라는 건 잘 알려져있다. 명지대 영화뮤지컬학부에 재학 중인 그는 뮤지컬 출연도 소망하고 있다.
강 감독은 "그래서 그렇게 그냥(!) 부른 게 공들여서 나눠서 부른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이라며 "한소절 한소절 녹음할때마다 그런 상황이 반복됐어요.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보검이의 노래는 거의 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완성된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17일 종영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은 올해 초 '태양의 후예'에 이어 KBS 드라마국의 연타석 홈런으로 평가 받는다.
활동할 때는 예명 '개미'를 사용하는 강 감독은 '태양의 후예' OST 감독이기도 했다. 드라마 '비밀' '펀치' '드림하이' '내 남자의 여자' '내딸 금사월' 등의 OST에도 참여했다.
작품을 선정할 때 기준에 대해 "특별한 기준이라기보단 드라마가 어떠한 이야기를 하구 싶은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고 좋은 이야기라면 작업을 할 때 훨씬 수월하게 좋은 곡이 나오는 것 같다"는 것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이미 세상을 뜬 최진실과 함께 했던 '장밋빛 인생'을 꼽았다. "제가 프라하에서 녹음한 음원을 가지고 한국에 와서 제 차에서 처음 같이 들어본 분이 최진실씨였어요. 그 때 음악이 너무 아름답고 슬프다며 눈물 흘리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아마도 그 때가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던 시기이셔서 그랬던 것 같아요."
- 【서울=뉴시스】강동윤 감독·산들 2016-10-17
작업한 작품들의 목록을 살펴보면 사극보다는 현대극에 주로 참여를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퓨전사극이긴 하지만, 음악에 사극 분위기가 거의 풍기지 않는다.
"저희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이고, 그 시대 실존하였던 효명세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분명히 사극의 장르를 바탕으로 하고 있죠. 사극에는 음악적인 톤이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머릿속에 관통하는 그 음악 맞습니다. 하지만 저는 좀 다른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전체적인 톤을 바꿀 수는 없지만, 노래들은 현대적인 기분을 주고 싶었어요."
시대는 조선시대지만 결국 그 시대를 사는 청춘 남녀의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 때도 '청춘 남녀 간의 사랑에는 이런 풋풋함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래서 과감히 지금의 가요스타일과 또 영어가사를 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해 봤다"고 설명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우수크리에이터발굴지원사업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현업 전문가와 신인 창작자가 협업 등을 진행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어느 분야에서나 누구에게든 기회는 꼭 찾아옵니다. 그런데, 준비된 사람에게 와야 기회이지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바람처럼 스쳐지나가 버리겠죠. 전 어린 그 친구들이 그렇게 흘려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항상 준비하구 준비하구 또 자신에게 냉정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일적으로 만족스런 결과물을 만들 수 없죠."
OST 산업이 커지면서, 음악감독이 되고자 하는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다.강 감독은 후배들에게 "영상음악은 영상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정확히 표현해 주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음악을 위한 드라마 혹은 영화가 아니죠. 물론 '음악영화'라는 것이 있지만 그것도 결국은 음악을 이야기하고 싶어 영상이 존재하고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에 대한 표현을 음악이 해주는거죠."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캐릭터의 이해와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너무 주관적으로만 작업을 진행한다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감정의 혼란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음악으로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주인공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는 역할을 음악감독이 해줘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들을 쌓으시고, 많이 보시고 들으면서 마음과 귀를 활짝 열어놓으세요! 하지만, 자신에게는 관대하지 않고."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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