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식 의원 "행정 소홀로 야기된 문제 아니냐" 의구심 증폭

지난 2007년 태풍 '나리'가 제주를 휩쓸고 난 뒤, 제주특별자치도는 대대적인 예산을 투입해 도내 하천 정비에 나섰다.

그 이후 2010년에 태풍 '덴무'가 제주에 생채기를 냈고, 2012년에 '볼라벤'과 '산바'가 잇따라 물폭탄을 제주에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제주 한천은 범람되지 않았다.

허나 이번 2016년 가을 태풍 '차바'에 의해 다시 무너졌다. 이를 두고 고정식 제주도의원(새누리당)은 행정의 소홀함으로 야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 고정식 제주도의원(새누리당, 일도2동 갑). ⓒ뉴스제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경학)는 19일 제주도정이 의회에 제출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벌였다.

이 자리에서 고정식 의원은 "나리 태풍 이후 한천에 저류지 7곳을 조성했고 그 후 3번의 태풍이 제주를 거쳐가는 동안 저류지에서 물을 가두면서 전혀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태풍이 뿌린 강수량은 앞전 3번의 태풍 때보다도 적었는데 문제가 발생했다"며 어떻게 된 연유인지를 추궁했다.

고 의원의 설명에 의하면, 2007년 태풍 나리 때 한라산에 565mm, 제주시엔 450mm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이후 2010년에 발생한 태풍 덴무는 제주산간에 700mm를 쏟아부었고, 2012년 볼라벤은 747mm, 산바는 750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반면 이번 차바는 산간에 650mm, 제주시엔 170mm으로 기록됐다.

이를 두고 고 의원은 "그래서 저류지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살펴보기 위해 CCTV 영상을 달라고 한 것"이라며 "살펴 볼 자료가 없어서 속단은 못하겠지만 부유물질 제거하는데 실패한 것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앞전 태풍 3번을 넘겼고, 이번엔 그때보다 강수량이 적었는데도 피해가 난 것은 저류지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를 안전관리실에서 다 커버가 가능한건지, 소홀해진 느낌이 든다"고 의구심을 던졌다.

홍성택 제주도 안전관리실장은 "모든 관리나 재해사업은 행정시에서 하고 있고, 도청에선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며 "3저류지에서 4저류지로 흘러가지 않은 부분 등에 대해 전문가 검토를 거쳐 분석해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고 의원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지난 7일 제주도를 방문했을 때 행정의 대응자세를 두고 문제삼았다.

고 의원은 "제주도정이 이정현 대표의 방문계획을 어떻게 통보받았는지 모르겠지만 태풍 피해 현장으로 안내를 했어야 했는데 재래시장으로 갔다. 재난지역을 살피러 온 분을 엉뚱한 곳으로 안내한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권 부지사는 "당일 국토교통위 국정감사가 제주에서 진행됐던 때라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고 의원은 "집권여당 대표가 제주를 방문했는데 응대에 소홀하지 않도록 잘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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