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도정의 늘어난 비선라인에 자리한 선거공신들 알고보니,
선거 캠프 당시 "자리 탐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다들 썼다는데...

2년 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당선을 도왔던 선거 캠프 공신들이 "자리를 탐하지 않겠다"는 백의종군 서약서를 썼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허나 허울뿐인 서약서였음이 드러났다.

강경식 제주도의원(무소속)은 28일 속개된 제346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원희룡 도정을 향해 '송일교, 원피아' 등의 발언을 내뱉으며 거침없는 일침을 가했다.

▲ 강경식 제주도의원(무소속). ⓒ뉴스제주

강경식 의원은 "선거 캠프 시절에 대변인을 지냈던 강홍균 행정실장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선거 이후 '자리를 탐하지 않겠다'는 백의종군 서약서를 썼다는데 맞느냐"고 물었다.

강홍균 제주발전연구원 행정실장은 "선거 캠프 관계자 모두 다 썼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원희룡 지사가 그 내용과 관련해 모 언론사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강 의원의 말에 따르면, 원희룡 지사가 "사실 서약서까지 받을 생각이 없었는데 강경파에서 주도해서 서약서를 받게 됐다. 그 덕에 자유로운 선가가 됐는데 하지만 캠프 관계자들도 같은 마음일 것인가에 대해선 의문이다. 내심 자리를 기대하고 있을텐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원 지사도 논공행상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한 셈인데, 그 약속이 지켜졌다고 보느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강홍균 행정실장은 기자 출신으로 당시 원희룡 도정의 대변인을 자처했고, 그로 인한 공신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소통정책관에 발탁됐다. 허나 몇 번의 논란이 있자 직을 사임하고 제주발전연구원으로 옮겼다.

강홍균 행정실장은 "자리를 탐내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었다"며 "판단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가 대변인을 맡았던 건 원 도정의 정치철학에 깊게 동감했던 거였다"고 답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김정학 제주특별자치도 기획조정실장에게 "모든 언론 브리핑을 한다는 실장께선 송일교를 들어봤느냐"고 물었다.

▲ 2년 전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지사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선거공신들이 '자리를 탐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작성했으나 실상은 '원피아' 형태로 여러 곳에 자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뉴스제주

이에 김정학 실장은 "(언론 브리핑을)봤지만, 어떤 내용인지는 모른다"고 대응했다.

강 의원은 "봤는데 모르겠다? 육지에서 혼자 근무하느냐. 알고 있는데도 모른다고 답변하니 제가 설명해드리겠다"며 "서울에서 거주해 오던 원희룡 지사가 갑자기 제주도 내려오니 실정을 잘 몰라서 왕의 남자인 송 모 교수의 앞자 '송'과 제주제일고등학교 출신 인물들을 상징하는 '일', 교회 '교'자 해서 김경학 의원이 질의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관피아'에 대한 정의를 김정학 실장의 입으로부터 대답하게 했다. 김 실장은 "행정관청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다 낙하산으로 자리하는 것"이라 답했다.

강 의원은 "선거 때마다 인수위원회에서 함께 했던 분들이 우근민 전 지사 시절엔 특보가 추자도와 우도에 단 2명 뿐이었는데 지금 원 도정에선 특별보좌관이 11명까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또 강 의원은 "비서실도 우 전 지사 시절엔 7명이었으나 원 도정엔 13명으로 늘어났고, 서울본부도 우 지사 때는 9명, 지금은 14명으로 확대됐다"며 "직급 또한 5급 1명 등에서 원 지사가 부임하자 3급 1명, 5급 4명 등으로 직위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이렇게 비선 라인이 엄청나게 늘어났고 여기에 선거공신들이 꿰찼다"며 "또 다른 선거공신 1명도 대규모 개발사업장에 관련직으로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공무원들이 퇴직하면 관계기관에서 열심히 일할 수는 있겠지만, 선거 당시 백의종군하면서 서약했던 사람들 중 20여 명이 '원피아' 노릇을 하면서 현 도정과 유관기관, 기업체에 다 퍼져있다는 점에 대해서 원 지사가 정말 실망스럽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새누리당 출신이었어도 변화와 개혁을 부르짓던 원 지사여서 깨끗해지길 기대했는데 2년이 지난 시점에서 그런 희망과 기대는 산산히 무너졌다"고 비난의 강도를 더했다.

이러한 지적에 김 실장은 "지금 시대는 과거와 다르다. 많이 변했다"며 원 도정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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