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대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오라관광단지, 역대급 엄격한 조건 통과해야 사업 추진될 것 밝혀

정유년(丁酉年) 새해, 올해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어떤 현안을 놓고 제주의 밝은 미래를 다듬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주의 미래를 견인하고 있는 제주도의 3명 수장으로부터 올해 비전을 들어봤다.

먼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해까지 약 2년 반 동안 도정을 이끌면서 가장 주된 성과로 '난개발 제동'을 꼽았다.

'난개발 제동'의 가장 실체적인 성과는 '중산간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입법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8월에 관련 제도를 갖췄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스제주

하지만 제주에선 여전히 대규모 개발사례들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특히 원 지사는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해선 "역대급의 엄격한 기준과 조건을 제시했고 그걸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원희룡 지사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원칙을 마련한 점과 농지기능 관리 강화, 전기차 등 혁신적인 정책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 주요 성과와 새해 도정 운영 기조는?

우선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고, 대규모 사업에 도민을 우선 고용하도록 원칙을 마련했다.
평화로와 산록도로 위의 한라산을 잠식해 들어가거나 숙박 분양에 치우쳐 먹튀 의혹을 받는 사업들에 대해 정리를 했다. 아예 무산된 사업도 꽤 있다. 이미 진행된 사업들은 제주 미래가치와 도민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조건을 강화했다.

대규모 사업을 취업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대우가 괜찮은 자리를 포함해서 80% 이상의 일자리를 도민에게 먼저 공급하는 것이다.

그 외에도‘경자유전의 원칙’에 입각한 농지기능관리 강화, 감귤산지경매 시범도입, 전기차, 스마트관광 등 혁신적인 정책들도 그동안 안고 있던 성장과 분배의 한계를 극복하는 씨앗들이 되고 있다.

새해 운영의 기본 틀은 혁신과 소통이다. 난개발 문제, 투자와 관광의 질적 제고, 청정 에너지, 저출산고령화, 격차해소 부분은 지속적인 과제다. 부동산 안정, 주택공급, 대중교통의 혁명적 변화, 쓰레기를 비롯한 생활환경의 개선은 새해 더 집중해야 한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스제주

# 오라관광단지와 부영호텔 등 제주의 환경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선?

철저한 환경기준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부영호텔의 경우 환경저감방안을 반영하지 않아서 건축허가를 반려했다. 환경보전방안을 새로 제출해야 한다.

오라관광단지도 일단 제동을 건 상태다. 다른 개발사업에 비해 규모나 투자비가 가장 큰 사업이다. 그래서 고용, 환경, 지하수, 오폐수와 쓰레기처리, 교통과 관련해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보다 엄격한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테면 역대급의 엄격한 기준과 조건을 넘어야 한다.

# 도민생활과 밀접한 교통, 쓰레기, 하수처리, 주차장 문제와 관련해선 올해 어떻게 추진되나

몇 년 사이 인구와 관광객 증가가 폭발적이다. 자연발생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도 없다. 그 결과 생활불편이 상당하다.

쓰레기는 5년 사이 2배가 늘었고, 일상화된 교통체증, 과부하 걸린 하수처리 등 현재 용량으로는 감동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관광객 포함 상주인구가 75∼80만 명인데, 100만 명 정도는 보고 대비해야 한다. 도민과 관광객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위해 도시공간을 새롭게 설계하고 쓰레기와 하수처리, 원활한 교통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새해부터 혁신적인 대중교통체계, 쓰레기 배출 요일제, 대대적인 상하수도 처리시설 공급을 위한 정책들이 본궤도에 오른다. 가령 대중교통 혁신방안은 도내 곳곳을 잇는 간선과 지선으로 연결해서 40분이면 원하는 곳을 갈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상수도는 신규수원 개발과 유수율을 83%까지 높이고 하수도는 8개소의 처리장을 추가한다. 특히 쓰레기는 도민과 관광객의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불편은 최소화하고 효율성은 극대화하는 방향에서 여론을 반영하겠다.

주차문제는 3년간 자가용 주차장 보급률을 기존보다 8% 많은 102% 이상으로 늘리고 공영주차장 조성과 유료화, 차고지증명제 강화 등 수요관리 중심의 주차정책을 펼 것이다.

#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후속사업으로 추진할 사업들은

제주해녀가 이제 해양공동체문화의 꽃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현실은 어렵다. 막상 물질은 고된 노동에다 생명을 내놓고 하는 일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급감하고 있는 해녀의 수가 줄어들지 않게 하는 것이다.

우선 해녀 생업과 복지 차원에서 주소득원인 소라가격 보전, 고령해녀 소득보전 직접지불제 시행, 신규해녀 양성과 지원과 같은 특별지원대책을 마련했다.

해녀문화 전승과 세계화를 위해 제주해녀의 날 지정, 해녀인명록 제작, 국가무형문화재 지정과 세계농업기구의 농업유산 등재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해녀업무도 일원화해나갈 방침이다.

전시 위주의 해녀박물관은 제주해녀유산센터로 확대 개편해서 생업지원, 연구조사, 전승교육, 문화마케팅, 전시 등 체계적으로 해녀문화의 보전과 전승에 힘쓰겠다.

#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제주가 여러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그게 겁나서 멈추거나 피한다면 경제성장의 기회, 교통과 난개발과 같은 문제들을 제대로 고칠 수 없다고 본다.

새해에는 또 다른 성장통이 생겨날 수 있다. 그렇지만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의 핵심 철학을 공유하면서 발전적 성장과 도민들의 보편적 행복이 충족되는 방향을 함께 모색한다면 길은 열려 있다.
무엇보다 변화의 주도권을 제주도민이 가져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도지사의 역할이다. 이 역할이 가능하게 하는 힘의 원천은 도민들이 갖고 있다. 갈림길에 서 있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도민들이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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