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화 "문화 마인드 부재…부서 다양화" VS 좌남수 "생업도 문화…해양부서 맡아야"

   
▲ 제주해녀문화가 12월 1일(한국 현지시각)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뉴스제주

유네스코에 등재된 제주해녀 전승 보존 문제를 두고 상임위가 다른 제주도의원들 간 의견이 충돌했다.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따른 후속 조치 사업을 해양수산국이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는데 대해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소속 이선화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농수축경제위원회 소속 좌남수 의원은 "해녀의 생업도 문화다. 해양수산국에서 맡는게 옳다"고 반박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는 14일 제주도청 2청사 자유실에서 이를 위한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유네스코 등재로 제주해녀가 세계화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지만, 해를 갈수록 해녀 수는 급감하고 있어, 제주해녀어업 문화를 보존, 전승 및 활용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다.

이 자리에는 김순이 부위원장, 좌남수·이선화 제주도의원, 강애심·강창협·김귀배 위원, 이기우 간사(제주도 해양산업과장), 양홍식 수산해양담당 등이 참석했다.

   
▲제주특별자치도 해녀문화 보존 및 전승위원회는 14일 제주도청 2청사 자유실에서 이를 위한 향후 과제를 논의했다. ⓒ뉴스제주

이선화 의원은 "해양산업과는 해양레저스포츠를 본질적으로 담당하는 업무인데 해녀 업무로 과중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문화로 키워야 하는데 해양산업과가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는 것 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해양수산국에 해녀를 담당하는 TF팀이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문화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는지 의문이고, 다른 해양 업무가 우선시 돼 밀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해양수산국에서 하는 것이 능사인지 도정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이야기를 6년째 했는데 여전히 업무조정이 안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해냈다.

이에 이기우 과장은 "제주해녀는 박물관처럼 박제된 것만 생각해선 안된다. 해녀의 정신을 지향하는 것이다. 문화과 보다는 생업을 책임지고 1차 산업 분야를 맞고 있는 저희가 맡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해양국은 아니다. 좌남수 의원도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의원은 독립기관이다. 제주 해녀문화를 도정이 이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논쟁이 계속되자 좌남수 의원이 나섰다.

좌 의원은 "오늘은 이런 논의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제주해녀를 어떻게 육성 보존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 해녀문화 보존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양수산국이 있는 것이다. 이를 하나로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 이를 부정하면 문화관광국으로 가야한다"고 맞섰다.

이 의원은 "싸우려는 것이 아니다. 제주해녀가 모처럼 날개를 달게 됐다. 어떻게 할지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좌 의원은 "생업도 물질도 문화다. 그렇기 때문에 해양수산국에 있는 것이다. 오늘 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 집행부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 과장이 답변을 하려하자 이 의원은 "이 과장은 책임지고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말을 잘랐다.

회의를 진행한 김순이 부위원장이 "오늘 답이 나오기는 힘들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이 과장이 답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장은 "이 의원님 지적은 해녀 유산과 문화가 조화하는 측면이 적절하지 못한 것을 지적한 것 같다. 유네스코 무형문화 유산 15조를 보면 생산 보존 등 토착 공동체를 감안해 폭넓은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해녀들만의 모임이 있어야 한다"면서 "해녀 축제 등 행사에 주최가 되서 자존감을 가지고 했으면 한다. 어촌계장이 관리를 담당하고, 의회는 예산 확보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좌 의원은 "어촌계에는 있지만 도 단위의 해녀 모임은 없다. 어촌계에서 분쟁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해녀를 국제적인 행사에 다른 문화 컨텐츠와 합쳐야 한다. 제주해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이 과장이 "속상하다. 칭찬받을 줄 알았는데 사기가 떨어진다"고 하자 이 의원은 "저도 잠을 못잤다. 본인이 같은 상임위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의원이라는 직업이 칭찬보다는 지적하는 일이 많다. 이해해 달라"면서 "문제점만 봐달라. 타이밍을 맞춰 시너지 있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직 해녀의 생각은 달랐다.

강애심 위원은 "의원들은 정치적 측면에서 이야기 한다. 본인은 해녀도 하고 어촌계장, 해녀학교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제주해녀가 유네스코 등재 된 것은 개인으로는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해녀로서의 첫 등재인 만큼 해녀를 존중해 줬으면 한다. 등재 시켜놓고 같이하려는 행사에 ‘묻어가려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나이든 해녀는 넓은 세상을 잘 모른다. 제 생각도 감안해 달라. 이 의원의 발언은 안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촌계는 모든 것을 해양수산과와 연결된다. 다른 부서는 생소해서 참여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녀 문화를 잘하는 부서로 가자는 것이다. 관점의 차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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