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부재'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제주도 "도민 목소리 경청하겠다" 성공 여부 주목

   
▲ 쓰레기 매립장 ⓒ뉴스제주

공론화와 소통 부족으로 저항에 부딪쳤던 '쓰레기 요일별 배출제'에 대해 행정이 시민의 목소리에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성공적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행정의 신뢰성 회복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시민과 소통하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지켜질지 주목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일 오후 제주도 농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요일별 배출제 개선방안에 대한 설명 및 종합 토론회를 개최했다.

도는 제주시와 서귀포시 양 행정시에서 '요일별 배출제' 관련 토론회를 차례로 개최한 만큼, 오늘 토론회를 끝으로 최종 개선방안을 발표한다.

도는 기존 요일별 배출제에서 종류별 배출요일을 확대하는 개선 방안에 따른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반발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요일별 배출 홍보에 집중하다 보니 매일 쓰레기를 집에 쌓아 놓고 생활해야 했던 시민들 입장에서는 공감대가 부족했다.

왜 요일별로 배출해야 하고, 이를 수거해 어떻게 재활용 되는지 등 자원(재활용 쓰레기)을 순환해 환경보존을 위한 큰 밑그림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던 탓이다.

이 같은 홍보는 뒷전으로 하고, 시민들과의 소통부재 속에 강행한 만큼 저항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정책 시작부터 어설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2일 오후 제주도농업인회관 대강당에서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개선방안 종합 토론회가 개최됐다. ⓒ뉴스제주

이날 토론자로 나선 김정도 환경운동엽합 정책국장은 "요일별 배출제는 일본 제도를 도입한 측면이 많다. 하지만 일본과 제주는 상황이 다르다. 일본이 성공한 이유는 인구 10만명 이하의 소도시가 많고,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도 줄어든 이유도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이런 점을 깊이 고민하고 도민들과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행 초기부터 행정에 대한 신뢰가 깨진 부분이 여론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런 부분을 극복해야 안착 시킬 수 있다. 행정의 노력이 부족했다. 도민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제대로 답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행정도 공감하고 있다. 쓰레기 문제는 시민들의 협조 없이는 성공적인 안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민들과의 협업이 필요한 만큼 곧바로 시행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최적의 안을 찾아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김양보 제주도 행정보건국장은 "환경문제가 이전부터 예견된 만큼, 미리 대응하지 못한 것은 행정이 100번 잘못한 것이다. 행정이 욕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도 "사회 전체의 편의를 위해야 한다. 요일제를 확대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이를 하루아침에 잘되기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배출, 수거, 운반, 재활용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뤄야 하는지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 달라"고 말했다.

   
▲ 제주시 봉개동에 위치한 쓰래기 매립장. 봉개동의 쓰레기 매립장은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뉴스제주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3관왕을 달성한 제주가 급격한 인구 증가와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의 가장 큰 자원인 청정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만큼, 쓰레기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숙제임에는 분명하다.

제주시 봉개동 매립장의 경우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랐다. 소각장과 음식물 소멸화처리장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위치한 제주환경순환센터가 오늘부터 착공에 들어갔다. ⓒ뉴스제주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 소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착공 시기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오늘자로 착공에 돌입했다.

동복리 주민들은 '제2의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는 것을 허용하되 '양돈장 이설'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약속한 부분이 진척되지 않아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일반 사기업이 아닌 행정이 약속한 부분이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반드시 이전토록 하겠다. 행정을 믿고 기다려 달라"며 호소하고 있다.

'행정'이라는 신뢰를 앞세운 제주도정. 이를 위해서는 시민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통한 소통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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