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항공전의 영웅이자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딘 헤스 美 공군 대령 ⓒ뉴스제주

6·25전쟁 항공전의 영웅이자 전쟁고아의 아버지로 불리는 딘 헤스(Dean E. Hess, 1917. 12. 6. ~ 2015. 3. 3.) 美 공군 대령의 서거 2주기를 맞아 9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딘 헤스 대령 공적기념비' 제막식을 거행했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이 주관한 이날 제막식에는 딘 헤스 대령의 장남인 레리 헤스(75세)와 광림교회 김선도 감독, 김방훈 제주정무부지사, 마크 내퍼 주한 美 대사대리, 위성곤 국회의원, 토마스 버거슨 美 7공군사령관, 딘 헤스 대령과 함께 출격했던 김두만 前 공군참모총장과 이강화 예비역 준장 등 6·25참전 조종사들과 딘 헤스 대령의 후원을 받았던 전쟁고아 출신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기념비 제막 및 기념촬영, 공적비 건립 경과보고, 기념사와 축사, 유족 대표 레리 헤스의 감사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딘 헤스 대령은 6·25전쟁 당시 美 공군이 대한민국 공군의 F-51 전투기 훈련과 전투조종사 양성을 위해 창설한 바우트 원(BOUT-1, ‘50. 7. 31.부 제6146부대로 변경)부대를 맡아 전투기 한 대 없이 항공작전의 불모지였던 초창기 대한민국 공군을 최단기간 내 싸울 수 있는 군대로 거듭나게 했다는 평가다.

1년간 무려 250여회 출격하며 전쟁 초기 적 지상군 격퇴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당시 자신이 조종하던 F-51 전투기에 새겼던 ‘信念의 鳥人(신념의 조인, By Faith I FLY)’은 오늘날 대한민국 공군 조종사들의 기상을 상징하고 있다.

딘 헤스 대령은 1·4후퇴를 앞둔 1950년 12월 20일, 러셀 블레이즈델 美 군목과 함께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미 공군 소속 C-54 수송기 15대를 동원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안전하게 피신시키고 현지에 보육원을 설립하는데 기여했다.

   
▲6.25전쟁 당시 한국 공군 조종사들을 비행교육 중인 딘 헤스 대령(우측 2번째, 당시 중령)의 모습 ⓒ뉴스제주
   
▲ 6.25전쟁 당시 딘 헤스 대령(우측, 당시 중령)이 출격하기 위해 자신의 애기인 F-51 전투기에 탑승한 모습. ⓒ뉴스제주

전쟁이 끝나고 귀국한 후에도 수시로 한국을 방문해 고아들을 돌봤으며, 20여 년간 전쟁고아 후원금 모금활동에도 앞장섰다.

이같은 그의 헌신적인 노력을 기려 한국 정부에서 1951년과 1960년에 무공훈장을, 1962년에는 소파상을 각각 수여했다.

오늘날 대한민국 공군의 토대를 마련하고 6·25전쟁 당시 전쟁고아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딘 헤스 대령은 그의 자서전인 '전송가(Battle Hymn)'를 통해 전쟁 중 무고하게 희생된 전쟁고아를 추모하기 위한 기념비 설립을 소망한 바 있다.

   
▲  1951년, 제주도 한국보육원을 방문하여 전쟁고아들을 돌보고 있는 딘 헤스 대령(우측 5번째)과 러셀 블레이즈델 중령(좌측 2번째) ⓒ뉴스제주
   
▲딘 헤스 대령은 그의 자서전인「Battle Hymn(전송가 , 1956년 출간)」에 당시의 안타까운 상황을 밝히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기념비를 건립해 줄 것을 간절히 소망한 바 있다. ⓒ뉴스제주

이에 공군은 딘 헤스 대령의 숭고한 유지를 받들고 공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기념비 제작비용 전액을 후원한 광림교회와 함께 기념비 건립을 추진했으며,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의 협조를 통해 딘 헤스 대령의 주요 활동지 중 하나이자 1,000여 명의 전쟁고아를 안전하게 수송한 제주도에 건립하기로 했다.

기념비에는 수송기를 향해 손을 흔드는 전쟁고아들의 모습을 표현한 중앙의 탑을 중심으로 우측 비석에는 딘 헤스 대령이 신념의 조인이라는 문구를 새긴 자신의 애기(愛機)를 타고 한·미 조종사들과 용맹하게 출격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조각했다.

좌측 비석에는 딘 헤스 대령과 블레이즈델 美 군목, 황온순 한국보육원 원장, 계원철 공군 군의관 등 전쟁고아 후송 작전 공로자들이 전쟁고아를 돌보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있으며 뒷면에는 고인의 소망대로 전쟁고아들을 추모하는 글을 새겼다.

기념비가 설립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과 우주를 테마로 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박물관으로, 공군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간 협력을 통해 2014년 4월 24일 개관했다. 박물관은 항공역사관과 천문우주관, 테마존, 야외전시장 등으로 구성됐으며 건물 안팎에 6·25전쟁에 투입됐던 전투기를 비롯해 대한민국 영공을 지켜온 공군 항공기 35대가 전시됐다.

   
▲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 설립된 딘 헤스(Dean E. Hess, 1917. 12. 6.~ 2015. 3. 3.) 美 공군 대령의 공적기념비 ⓒ뉴스제주

공군참모총장은 기념사를 통해 "제주도에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전쟁고아들을 잊지 못하고 그들을 위한 작은 기념비 설립을 소망했던 딘 헤스 대령님의 숭고한 뜻이 드디어 결실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제막식을 갖는 공적기념비를 통해 우리는 대한민국 수호와 공군 발전을 위한 고인의 노고와 업적을 기리는 것은 물론, 전쟁고아들을 위해 헌신했던 딘 헤스 대령님과 러셀 블레이즈델 목사님의 사랑을 함께 나누고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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