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마을회 "평화의 섬 제주 파국 몰고 올 것" 격노

   
 

내일(25일) 제주해군기지에 미해군 알레이버크급 이지스함인 스테뎀함이 입항하는 것과 관련해 강정마을회가 "평화의 섬 제주에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며 격노했다.

강정마을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당시 미군이 이용하지 않는 순수한 대한민국 해군의 기지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언어로서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마을회는 "국방부나 해군은 '군사작전을 위한 기항이 아니며 단순한 군수보급과 한·미 해군장병 간 친선교류, 사회복지시설 연합 봉사활동, 제주문화탐방 등을 통해 양국 해군 간 우호협력 관계를 증진하고 한국문화를 체험할 예정이기에 우방국이라면 당연히 이루어지는 방문에 해당한다'고 해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키리졸브 훈련이 끝나고 다른 함정들은 다 본국이나 주둔지로 돌아가는데 하필 미해군 이지스함만 제주해군기지에 들어오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마을회는 "더구나 이번에 실시된 키리졸브 훈련은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전제로 미사일 탐지 격추와 선제타격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주 소성리에 배치되는 사드로 인해 이미 대한민국은 중국과 심각한 외교마찰과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으며, 성주군민들의 평온한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있음에도 국방부는 미국의 의도대로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때를 같이하며 제주해군기지에 입항하는 미해군의 이지스함은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에 제주도를 편입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의심된다"고 했다.

마을회는 "우리는 미해군의 제주문화탐방과 봉사활동의 진정한 목적은 제주도민들을 안심시켜놓고 스텔스 구축함인 줌월트급 이지스함들을 제주해군기지에 전략적으로 배치하려는 은폐공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출항일자는 정해지지도 않았다고 한다. 이것이 미 해군 배치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미국은 이미 진정한 우방국은 일본이며, 한국은 하위파트너로서의 동맹임을 분명하게 밝힌바 있다"고 했다.

마을회는 "미국과 일본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해 한반도 전체를 방패막이로, 전쟁의 불통이 자신들의 본토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한반도를 전쟁의 최전방으로 만들려고 하는 파렴치한 의중을 숨김없이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을회는 "동북아시아의 국제정세가 요동치며 대립이 심화되고 군수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제주도에 미군이 어떠한 형태로든 들어오게 된다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 소용돌이 중심에 제주도가 놓이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그야말로 중국의 각종 보복조치에 시달리다 전쟁의 위협이 증가하면 할수록 중국의 핵미사일 타깃 될 것이다. 미해군의 제주도 주둔은 제주도민에게 평화를 주는 것이 아닌 전시 또는 준전시로서의 삶만을 줄 것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고 했다.

마을회는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인구가 육지본토보다 적고 거리적으로도 이격거리가 충분한 제주도는 전략적으로 맞교환 카드가 되거나 버리는 카드가 될 우려도 높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미해군 이지스함의 제주해군기지 입항을 단연코 거부한다"면서 "해군은 강정주민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며 우리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지만, 평화를 원하는 마음까지는 가져갈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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