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경찰서ⓒ뉴스제주

지난 25일 새벽 2시20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에서 송모(42.여)씨가 차를 몰다 몽골인 여성 A(33)씨를 치고 달아난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당시 사고 차량에 현직 경찰관도 동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차량에 탑승했던 경찰관 이모(43) 경사는 경찰 조사에서 "쿵(사고) 소리를 듣고 깨어났지만 별일이 아닌 것으로 알고 곧바로 잠을 잤다"고 진술했다.

당시 송씨는 안덕면 창천리에서 제주시 방면으로 운행하다 갓길을 걷고 있던 A씨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 있던 차량 부품 등을 조사해 차량을 특정하고 인근 폐쇄회로(CC) TV 등을 분석해 사고 7시간여 만에 송씨를 검거했다.

송씨도 경찰 조사에서 "무엇인가와 부딪치는 것을 느꼈지만 사람인 줄은 몰랐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송씨는 차량에 혼자 탑승했다고 진술했다가 "CCTV 화면에 동승자가 있었다"는 경찰의 추궁에 두시간만에 이 경사가 동승한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고로 피해 여성이 사망하고 차량 파편이 튀는 등 큰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경찰이 '별일이 아니'라며 잠을 잤다는 진술은 의문이다.

게다가 사고 가해자 송씨가 '동승자가 없었다'고 거짓 진술한 점도 뺑소니 사고를 인지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경찰은 뺑소니 가해자 송씨와 경찰 이씨 등을 같은날(25일) 조사했다.

서귀포경찰서 관계자는 <뉴스제주>와 전화통화에서 "아직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다. 가해 운전자와 경찰이 입을 맞춘 것인지는 향후 2차 조사 등에서 가려낼 것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드러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동승자 경찰이 뺑소니 사고를 은폐하려 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징계는 물론 사법처리 할 방침"이라며 수사 축소 의혹을 일축했다.  

최근 제주동부경찰서 교통 관련 부서 소속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음주단속에 적발되고, 제주 경찰 내부에서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이번 사건까지 휘말리면서 경찰을 바라보는 도민들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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