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말보다 지키기 어려운 말이 또 있을까
‘초심을 잃지 말자’라는 말보다 지키기 어려운 말이 또 있을까
  • 뉴스제주
  • 승인 2017.04.1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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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제주

아라동주민센터 김현지 주무관
초심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처음 다짐하는 마음이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내가 처음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하게 된 곳은 민원인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을 할 수 있는 곳인 주민센터였다. 신규로 임용 된 동기 공직자들과 함께 임용장을 받던 날 나는, 몇 십 년 후에 과거의 일을 돌아봐도 후회가 남지 않도록, 나에게 떳떳하고 친절과 봉사하는 마음을 겸비한 공직자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몇 십 년은 웬걸, 화가 난 상태로 말을 하는 민원인에게 나도 기분이 상해 상냥하지 않은 말투로 응대를 한 것은 불과 몇 달 전의 일이었다. 초심을 잃을 만한 시간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초심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 다짐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순수하고 겸손하다. 다른 욕심이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실패와 좌절을 겪을 때 다시 찾아야 할 마음이다.
초심을 가진 사람은 욕심이 없다. 처음으로 볼링을 치는 사람이 점수가 더 잘 나온다거나 처음으로 카드를 치는 사람이 이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초심자의 행운이라고 한다. 이처럼 처음의 마음을 가지고 일이나 생활을 하다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을 하다보면 업무에 치이고, 새로운 업무처리 방법에 치이며 마음의 여유가 사라질 수 있다. 그 와중에 그 순수한 초심을 되찾기는 정말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하지 않으면 사람은 발전이 없이 늘 같은 자리에 머물게 된다. 이는 역사속의 한 인물의 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삼국 통일 직후 혼란했던 신라를 전성기로 이끈 신문왕은 즉위한 해에 내부 반란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시련을 잘 이용해 왕권을 강화시킨 인물이라는 평을 듣는다. 신문왕은 초심을 잃어갈 자신이 두려워 그에 대한 제어장치로 충신은 가까이, 간신은 멀리 하고 충신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한다.
신문왕의 경청에 대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원효대사의 아들 설총이 직접 지은 이야기를 신문왕에게 들려준다.
꽃의 왕인 모란 꽃 옆에 장미꽃과 할미꽃이 있는데, 장미꽃은 달콤한 아첨하는 이야기를 하고, 할미꽃은 옆에서 쓴소리를 한다. 바른 말을 듣기 싫어하는 왕이었다면 말에 가시가 있다며 듣기 싫다고 내쳤을 텐데 신문왕은 오히려 설총을 칭찬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간신을 멀리하고 충신을 가까이 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후손들도 볼 수 있게 글로 남기라고 명했다.
그 혼란한 신라를 평화롭게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신문왕의 초심을 지키기 위한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신규 공무원으로 임용이 된 지 6개월이 조금 지난 지금. 임용장을 받을 때의 마음을 생각하며 바로 그 초심을 잃지 않고 몇 십 년 후의 내가 현재의 나를 봐도 떳떳한 공직자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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