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낮은 바른정당에서 도지사 재선 도전할까 '의문'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세력이었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참패를 겪으면서 내년에 있을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다.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오는 2018년 6월 13일에 치러진다.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제34조에 의해 다음 지방선거는 2018년 6월 6일에 치러져야 하지만 이날이 현충일로 국가공휴일이어서 그 다음주 수요일인 6월 13일에 치르게 된다.

이제 1년 남짓 남으면서 바른정당 소속의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다음 도지사 선거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

정권 잔여기간이 1년이면 흔히 군대 '말년병장'처럼 '레임덕(Lame Duck, 임기말 증후군)'을 겪게 되기 일쑤다. 그래서 이 때엔 서서히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 바른정당 소속의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스제주

# 제주지역 대선 득표율 꼴찌 바른정당, 내년 선거 어떻게 돌파할까

이번 대선에서 제주지역 득표율을 보면,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에게 크게 밀렸으며, 심지어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에게도 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45.5%, 안철수 후보 20.9%, 홍준표 후보 18.3%, 심상정 후보 8.5%, 유승민 후보 6.1%의 득표율을 보였다.

물론 각 후보에 대한 득표율이 정당 지지율과 같다고 볼 순 없으나, 대선 결과로만 보면 원희룡 지사의 뿌리인 바른정당보다 정의당이 제주도민들에게 더 지지를 받고 있다고 판단해 볼 수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아직 차기 도지사에 도전하겠다고 뚜렷하게 밝힌 바가 없어서 제7회 지방선거 구도가 어떻게 될 지 알 수는 없지만 도내 일각에선 대개 '원희룡 vs 김우남' 구도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둘 중 누가 더 유리한지 쉽사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불어민주당의 김우남 제주도당위원장은 더민주가 제1당으로 우뚝 서면서 강력한 지지기반을 얻게 됐다. 반면 원희룡 지사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거의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였다. 아직 지지세력이 아직 건재할 수도 있다고 판단되기도 하지만 바른정당의 현 상태를 보면 낙관적이지 않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행간에선 원희룡 지사가 오는 2020년 4월에 실시될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는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김우남 도당위원장에게도 마찬가지다.

만일 이럴 경우, 제주 지역 지방선거 판세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의 길을 걸어 제3의 인물이 도지사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전망된다.

   
▲ 바른정당 소속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 ⓒ뉴스제주

한편, 이러한 현상은 도지사뿐만 아니라 도의원들에게도 해당된다.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는 지방의회 의원들도 선출한다. 대선 결과만 놓고 보면 바른정당에 적을 둔 신관홍 의장을 비롯한 13명의 제주도의원도 원희룡 지사의 입장처럼 난감하다.

당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고자 악수를 뒀던 14명의 바른정당 국회의원(정운천 의원 포함)처럼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바른정당 14명 탈당 해프닝만 보더라도 현재 바른정당의 지지기반이 얼마나 약한지 알 수 있다. 바른정당 국회의원이었던 이은재 의원만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고, 다른 14명은 탈당 선언을 철회했거나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국회의원 20석 이상을 유지해야 '교섭단체'로서의 정당 권한을 유지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32석인 바른정당으로선 이들의 탈당 번복을 안 받아줄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난처한 상황이다.

오히려 이들 때문에 유승민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져 보이는 듯 했지만 대선 결과는 참담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바른정당 소속의 제주도의원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관심거리가 됐다. 여주시의회 김영자 의원이 바른정당에서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탈당 분위기가 번지게 될지도 주목된다.

허나 좁은 지역사회인 제주에서 이러한 선택을 할 의원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급격히 약화된 보수세력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과 다시 합칠 것인가에 대한 가능성에도 의구심이 실린다. 혹은 국민의당과 연대할지도 모를 일이다. 두 경우 모두 현재로선 부정적이지만 오는 2020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선 지금부터 움직여야 할 일이다.

현재 국회의원 총 의석수는 안철수 의원이 사퇴하면서 299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20명, 자유한국당 94명, 국민의당 40명, 바른정당 32명(탈당파 잔류 시), 정의당 6명, 새누리당 1명, 무소속 6명이다.

제주지역 지방의회 의석수는 총 41명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6명, 바른정당 13명, 자유한국당 5명, 교육의원 5명, 무소속 2명이다.

이번 대선에서 도의원이 13명이나 있는 바른정당의 제주지역 득표가 불과 2만 2784표에 그쳤다. 반면 도의원이 전혀 없는 국민의당은 7만 7861표, 정의당이 3만 1716표를 가져갔다.

제주 지역에서 원희룡 지사의 향후 정치행보에 위기가 닥쳐왔다. 내년 지방선거 지지율 조사에서 이번 대선과 같은 결과가 예측된다면 원 지사의 다음 행보는 도지사가 아닌 국회의원 출마로 향할지도 모를 일이다. 원 지사는 지난 제16대 총선에 서울 양천구 갑으로 출마해 18대 총선까지 내리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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