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세대 이상 아파트 가운데 미분양 주택 914세대
제주자치도, 아파트 매입 나서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과 조사만 남발

2017년 현재 제주도내에 미분양 중인 주택이 최소 1000세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최근 30세대 이상 아파트 단지에 대한 미분양 건수를 조사한 결과, 총 914세대가 분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0세대 이하 소규모 단지 주택에서의 미분양 물량까지 합하면 최소 1000세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 제주도심. ⓒ뉴스제주

수요가 없어서 이렇게 미분양 아파트가 남아도는 걸까. 집이 없는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들의 내 집 마련 수요는 전국 어딜가나 하늘을 치솟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기만 하고 줄어들지 않은 건 부동산 폭등으로 인해 '제 값' 이상 받길 원하는 건축주들 때문일 것이다.

지역 따라 편차가 크지만 평당 1400만 원을 호가하는 아파트가 넘쳐나고 있다보니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짓겟다고 발표하면서 여러 정책을 펴고 있다. 이 가운데 도내 미분양 주택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업도 있다.

면적 85㎡(약 25.7평)이하의 주택들 가운데 제주자치도가 1억 원(국비), 제주도개발공사가 4000만 원을 지원해 총 최대 1억 4000만 원으로 주택을 매입해 주거취약층에게 공급하는 사업이다.

허나 미분양된 새 주택을 1억 4000만 원으로 매입하는 건 꿈같은 얘기다. 1억 4000만 원으로는 오래된 주택이 비어있는 곳을 매입해 공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러다보니 제주자치도는 당초 150세대를 매입하려 했으나 50세대 이하로 목표치를 재설정해야 했다. 3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에서 1억 4000만 원으로 매입할 수 있는 주택이 있을까. 전형적인 탁상공론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 제주도의회 하민철 환경도시위원장. ⓒ뉴스제주

이에 대해 하민철 환경도시위원장은 "나홀로 아파트에 대해선 조사해 봤느냐"며 "30세대 이상의 아파트에서만 조사가 이뤄진 듯한데 30세대 이하 주택까지 미분양을 조사하면 3배수 이상 나올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30세대 이하 아파트 단지 내 미분양도 조사할 것을 당부했다.

이어 하 위원장은 "당초 예상이 150세대였는데 하려다보니 50세대로 줄였던데, 단가가 안 맞으니 누가 팔려고 하겠느냐"며 "이건 자구노력을 게을리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하 위원장은 "그러니까 30세대 이하 아파트에서 조건에 맞는 곳이 있을 수 있으니 찾아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 위원장은 제주자치도의 주거복지에 관련된 예산이 거의 불용되고 이월된 것도 연계지어 지적했다.

하 위원장은 "주택사업 특별회계 예비비 27억 원을 전액 불용해서 올해년도로 이월시키고, 도시주거환경정비기금 23억 5400만 원도 98% 이월하면서 주거복지를 위해 무슨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냐"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 위원장은 "30세대 이하 미분양 주택들 찾아보고, 이 주택들 중에서 분양하지 못해 부도 위기에 놓인 건축주들에게 원가대로 1억 4000만 원에 맞춰 매입하겠다고 설득하면 누가 안 팔겠느냐"며 "(미분양 사태가 지속되서)경매 나오기 시작하고 부도 대란이 일어나기 전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제주자치도 고운봉 도시건설국장은 "30세대 미만 주택에 대한 부분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하 위원장은 "인허가 된 부분에서만 쉽게 파악하려다 보니 조사가 안 되고 있는 것"이라며 "엄한데 용역 맡겨서 캐비넷에 집어넣지 말고 이런 거 파악하는데 용역 맡겨서 제대로 알아보라"고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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