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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동민 기자 = 남성그룹 슈퍼주니어의 데뷔 10주년 스페셜 앨범 ‘Devil’ 발매 기념 기자회견이 15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가운데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슈퍼주니어의 데뷔 10주년 스페셜 앨범 ‘Devil’은  가수 이승환, 자우림의 김윤아, 장미여관, 에피톤프로젝트, 히트 작곡가 켄지 등 다양한 뮤지션과 특급 콜라보레이션이 기대되는 앨범이다. 2015.07.15.life@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슈퍼주니어 은혁이 강원도 군악대에서 21개월간 복무를 마치고 전역하는 날, 국내외에서 팬 500여명이 모여 은혁을 반겼다. 이어 서울지방경찰청 경찰홍보단에서 복무를 마친 동해의 전역 신고식에도 수많은 팬들로 거리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슈퍼주니어의 식지않는 인기를 실감케했다.

나란히 군생활을 마친 은혁과 동해는 슈퍼주니어로 다시 뭉친다. 오는 27일과 28일 일본 도쿄 돔에서 열리는 SM타운 콘서트에 참석한다.  슈퍼주니어 멤버들과 무대에서 재회하지만, 슈퍼주니어가 완성된 건 아니다. 아직 군복무중인 멤버들이 3명이나 더 있다.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13명으로 출발, 2세대 아이돌그룹중 최대 멤버수로 화제가 됐다.   4~5명이었던 HOT, god,핑클등 1세대 아이돌 그룹에 비해 멤버수가 2~3배가 늘어났다. 때문에 골수팬 아니고는 멤버 이름을 알기도 쉽지 않게됐고, 멤버숫자는 퀴즈가 되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아이돌그룹으로 통하는 슈퍼주니어지만, 여전히 일반 팬들에게는 누가 누구인지, 또 몇명이나 되는지 알아도 헛갈리기 일쑤다.

하지만 2세돌 아이돌의 많은 멤버수도 약과다. 최근에는 점차 아이돌 멤버수가 늘어나 대중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18일 4집 신곡을 발표한 '엑소'도 9명이나 된다. 2012년 데뷔땐 12명이었지만 3명이 탈퇴했다. 엑소는 "멤버가 많아 카메라 잡히는 시간이 4초밖에 안돼  각 멤버들이 필살기를 보여주려 안간힘을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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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보이그룹 엑소가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 애스톤하우스에서 열린 정규 4집 'THE WAR' 컴백 기자회견에서 앨범 소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찬열, 디오, 카이, 수호, 첸, 시우민, 백현, 세훈. 2017.07.18. bjko@newsis.com


 
◇아이돌 멤버 기본 10명

아이돌그룹 멤버수는 점점 늘고 있다.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9명)가 올해 티티로 히트했지만 벌써 옛날 노래가 됐다.

올해 데뷔 그룹이 벌써 진을 치고 있고 많은 멤버수로 치고 올라오고 있는 형세다. 신인 아이돌그룹 바시티는 12인조, 프리스틴은 10인조다. 그리고 데뷔를 앞둔 걸그룹 '굿데이' 역시 10인조다. 

HOT, 젝스키스, god 등 1세대 아이돌 그룹 시절만 해도 멤버수는 주로 5명 안팎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애국심'을 히트시킨 oppa는 멤버가 8명이라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지금은 10명 안팎이 고정 숫자처럼 됐다.

 10인조가 넘는 K팝 그룹 집단 체제의 인기 원조를 거슬러 찾아보면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다. 당시 13인조로 출발한 슈퍼주니어의 롤모델은 일본 그룹 '스마프(SMAP)'였다. 1988년 활동을 시작해 약 28년간 정상에서 군림한 스마프는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 예능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슈퍼주니어 역시 보컬과 춤 실력뿐만 아니라 MC, 예능 등에 재주가 있는 멤버들을 포함시켰다. 지금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누리는 이특, 희철, 신동 등이 대표적이다.
 
◇왜 멤버수가 늘어나는 걸까

대중문화가 소비되는 채널이 다양화되고 콘텐츠 역시 다변화되면서 이를 소화할 수 있는 멤버들이 아이돌 그룹 내 포함됐다.

K팝의 불확실성이 원인이라기보다, 한국의 대중문화의 인기가 점차 높아지면서 다양한 욕구를 만족시킬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결국 팀의 인지도와 인기를 높이는데도 보탬이 되는 시너지를 낸다. 

슈퍼주니어의 뿐만 아니라 ' 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큰 인기를 누린 혜리가 속한 걸스데이(4명), CF와 영화 등을 통해 톱스타 반열에 오른 설현이 속한 AOA(7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오히려 외부 활동이 팀 자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다. 제국의 아이들(7명)멤버인 임시완은 배우로 인기를 누린 뒤 소속사를 이적, 팀 활동이 어려워진 것이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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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걸그룹 나인뮤지스가 19일 오후 서울 서교동 예스24무브홀에서 열린 컴백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4인조로 변신한 나인뮤지스(경리, 금조, 혜미, 소진)의 새 미니앨범 '뮤지스 다이어리 파트2: 아이덴티티(MUSES DIARY PART.2 : IDENTITY)'의 타이틀곡 '기억해'는 작곡팀 Nuplay가 프로듀싱에 참여한 곡으로 전형적인 EDM의 구성 형태를 벗어나 레트로 적이면서 현대적인 사운드가 같이 어우러진 독특하고 과감한 시도의 댄스곡이다. 2017.06.19. bluesoda@newsis.com


◇멤버, 팀끼리 뭉쳐 활동 시너지↑

다멤버 구성은 주력 분야인 무대에서도 시너지를 낸다. 팀의 일부 멤버들끼리 뭉쳐 활동하는 유닛이 대표적이다. 주로 다양한 멤버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색깔을 지닌 멤버들끼리 뭉치는 팀이 표방하는 음악적 색깔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역시 슈퍼주니어가 유닛 활동이 가장 활발하다. 보컬 라인이 뭉친 슈퍼주니어 KRY, 동해와 은혁이 듀오 유닛인 슈퍼주니어-D&E 등이 대표적이다. 한류그룹 빅뱅은 지드래곤과 탑이 뭉친 지디&탑이 있다.

걸그룹 소녀시대(8명)역시 보컬 라인인 태연, 티파니, 서현이 뭉친 태티서로 큰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특히 나나, 레이나, 리지가 뭉친 애프터스쿨(5명)의 유닛 '오렌지 캬라멜'은 애프터스쿨의 유닛으로, B급 감성을 뽐내며 원팀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관리 힘들고 팀이탈 동력 저하도

다멤버 그룹은 멤버가 많다 보니 관리가 힘들다. 이에 따라 처음 시작한 숫자대로 고정되기가 힘들다.

슈퍼주니어의 경우 원년 멤버인 기범이 연기를 이유로 초반에 빠졌다.

12인조로 출발한 엑소는 크리스, 루한, 타오 등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로 9명이 됐다.  '더 워' 활동은 중국에서 별도의 스케줄을 소화하는 레이를 제외한 8명이 담당한다.

슈퍼주니어와 엑소는 멤버들의 숫자가 빠져도 여전히 큰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멤버들의 잇따른 이탈로 동력이 떨어진 팀들도 상당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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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굿데이, 데뷔 앞둔 신인 걸그룹. 2017.07.18. (사진 = C9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팀에 9명이라는 숫자를 명시한 나인뮤지스는 멤버 탈퇴와 영입을 거듭하면서 결국 9명의 숫자를 채우지 못해, 나인뮤지스A라는 이름으로 4명이 활동 중이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탈퇴와 영입이 빈번하다는 점을 감안, 아예 팀 콘셉트에 졸업과 입학이라는 콘셉트를 도입한 애프터스쿨 같은 팀이 있으나 개별 멤버들에 대한 팬들의 충성도가 떨어지는 점 등으로 인해 큰 인기는 누리지 못하고 있다.

◇멤버 제한없는 아이돌그룹까지 진화

최근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린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보듯 아이돌 문화가 연습생시절부터 자신과 함께 성장해온 멤버들에 대한 지지도가 커지고 있는 만큼 애프터스쿨 같은 형태의 콘셉트는 이제 무의미해졌다.

다만 팀의 구성원에 대한 실험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SM의 신인 그룹 'NCT'다. '네오 컬처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줄임말을 팀명으로 내세운 이 팀은 확장성과 개방성이 주요 특징이다. 멤버 영입이 자유롭고, 수 역시 제한이 없다. 멤버가 무한대로 늘어날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서울 기반의 유닛 'NCT 127'가 활동하고 있다. 127은 서울의 경도를 뜻한다. SM은 앞으로 수많은 유닛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SM의 실험이 성공하면, 이제 아이돌그룹 멤버들을 알기 위해서는 작정하고 공부를 해야 하는 수준에까지 이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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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SMTOWN LIVE WORLD TOUR VI in SEOUL' 2017 SM타운 콘서트가 열린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NCT 127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17.07.08. scchoo@newsis.com


팀의 멤버들의 숫자가 많으면 팬들이 그 만큼 다양하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대상이 많아지고, 다양한 취향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늘리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팀을 인기 그룹으로 발돋움시키는데 상당한 제작비가 들고, 오히려 이런 점이 회사에 부담이 돼 오히려 팀에게 투자를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중견 아이돌 그룹 회사 관계자는 "야심차게 멤버들의 숫자만 늘린 뒤 사후 관리가 안 돼 결국 해체되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고 했다.

결론은 멤버 숫자의 체계적인 구성이다. 신인 아이돌을 준비하는 기획사의 관계자는 "팀의 색깔에 맞춰 적정 인원으로 구성하거나, 슈퍼주니어처럼 각자 다른 개성의 멤버들을 모아 다방면으로 활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멤버 숫자보다 중요한 건 팀을 구성하고 있는 멤버들의 개성과 역량"이라고 말했다.

 가요계를 장악한 아이돌은 이제 문화권력이 됐다. 가요뿐 아니라 TV 예능과 드라마, 영화, 뮤지컬까지 점령, 대중문화 트렌드를 이끌고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자본과 산업논리에서 아이들의 욕망을 부채질하며 성장하고 있는 아이돌은 청소년들의 꿈과 미래를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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