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퀴어축제 허가 번복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
"제주퀴어축제 허가 번복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
  • 박길홍 기자
  • 승인 2017.10.1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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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 제주시 상대로 소송 제기
   
▲제주시청이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장소를 허가했다 돌연 취소하자 성소수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장소 허가를 놓고 법적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뉴스제주

제주시청이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의 장소를 허가했다 돌연 취소하자 성소수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장소 허가를 놓고 법적 다툼으로 번질 전망이다.   

앞서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9월 27일,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를 신산공원에서 열 수 있도록 제주시에 사용허가를 신청했고, 이튿날 제주시로부터 사용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20여 일 이후인 10월 17일 제주시는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민원조정위원회를 열고 제주퀴어문화축제 장소로 결정된 신산공원에 대한 사용 허가를 돌연 취소했다.

제주에서 최근 몇 년 간 행사 및 축제와 관련해 이미 허가 난 사항에 대해 재심 취소한 사례는 제주퀴어문화축제가 유일하다. 

사용허가 번복에 대해 제주시 공원녹지과는 "민원조정위에서 주최측과 반대측 의견을 청취한 결과 도민사회 정서상 퀴어 축제를 받아 들이기 어렵고, 행사 참여자들이 돌발적인 행동을 할 경우에도 주최측이 제어 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성소수자들은 "이미 허가가 난 장소에 대해 조정위를 열어 재심을 하는 것은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라고 비난하며 제주시의 부당한 행정처리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백신옥 변호사. ⓒ뉴스제주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민원실을 방문하고 공원 사용허가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접수했다.

조직위측 백신옥 고문변호사는 이날 "제주시는 신산공원 사용허가처분 근거 법률이 뭔지 밝히지 않았다. 제주도에는 도시공원과 녹지 관련 법률이 있고 관련 조례도 있다. 거부처분시에는 근거법령을 바탕으로 위반 사항 등을 비춰 거부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원조정위원회에서 부적격 결정을 했기에 거부처분을 한다는 이유는 관계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것이다. 제주시는 미풍양속을 해할 우려가 있다고 했지만 그간 육지에서 수년동안 퀴어축제가 행해져 왔다는 것을 보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제주시의 번복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할 경우 참가를 하지 않기로 한 사람들의 신뢰가 상실된다. 만일 행사를 강행하면 형사처분을 받을 우려가 있다. 결국 종합하면 근거법령에 기초하지 않고 다른 사유로 거부한다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정된 날짜(10월 28일)에 행사를 강행할 것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조직위 관계자는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퀴어축제를 둘러싼 갈등의 골은 깊어질 전망이다. 

조직위는 "내일(20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 앞에서 지지선언자 700명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고경실 제주시장의 공개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9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 민원실을 방문하고 공원 사용허가 거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과 집행정지신청을 접수했다. ⓒ뉴스제주
   
▲조직위는 "내일(20일) 오전 11시 제주시청 어울림 마당 앞에서 지지선언자 700명과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고경실 제주시장의 공개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스제주

도내 각 정당 역시 제주시의 행태를 비판하며 잇따라 성명을 발표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제주시청의 결정을 두고 "제주시의 인권의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제주퀴어문화축제는 예정대로 개최되어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우리 사회는 그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소수자들을 차별해 왔다. 길거리의 높은 보도블럭 턱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했고, 성별 임금격차는 여성의 노동가치를 평가절하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제주시청의 취소결정은 성소수자를 비정상의 범주에 넣고 차별한 처사에 다름 아니다. 성소수자도 일반시민이며, 도민의 한 사람임을 자각하지 못하고 불손한 무언가로 생각한 제주시청 민원조정위원들의 인권의식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노동당 제주도당 또한 제주시의 차별적인 행태를 규탄했다. 노동당 제주도당은 "2000년 이후 매년 열린 퀴어문화축제가 올해 제주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것에 대해 우리는 성소수자의 인권공유라는 측면에서 매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에는 다양한 의견과 목소리와 성정체성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소수의 의견들을 존중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 누구도 이를 폄훼하거나 부정할 권리를 지니고 있지 않다. 사상과 종교, 개인의 성정체성에 대한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시는 특정 종교세력의 반대민원 앞에 오락가락 행정을 중단하고 많은 시민들이 개최를 갈망하는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제주시는 교회가 아니다.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28일 개최되는 제1회 제주퀴어문화축제에 성실히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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