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훈 제주도당 위원장은 11월 3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지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뉴스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최측근인 현광식 전 비서실장의 뇌물수수 의혹이 점차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원희룡 지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퇴를 요구한 이는 다름 아닌 김방훈 자유한국당 제주도당 위원장으로, 그는 한 때 제주도정에서 정무부지사로 지내며 원 지사와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였다. 지금은 정치노선이 달라 서로 거리를 두고 있는 상태다.   

김방훈 제주도당 위원장은 11월 30일 오전 10시 30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희룡 지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앞서 한 인터넷 매체는 원 지사의 최측근인 현광식 전 비서실장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 전 실장은 지난 2015년 친구인 모 건설업체 대표에게 "자신이 지정하는 인사를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건설업체 대표는 지방선거 당시 선거캠프에 관여했던 인사에게 총 2750만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현 전 실장과 건설업체 대표는 댓가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금품이 오고간 것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고 있다.

현 전 실장은 지난 2006년 재선 국회의원 시절부터 원희룡 지사를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그는 이후 2014년 지방선거 때에도 선거캠프 상황실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했으며, 원 지사가 당선된 이후에도 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을 거쳐 비서실장까지 맡은 인물이다.

또 현 전 실장은 제3자 뇌물수수 의혹 이외에도 읍면동장 및 실국장, 심지어는 공무직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성향을 분석한 리스트를 만들어 인사에 적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보도 이후 일주일이 지났음에도 원희룡 지사가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은 채 말문을 닫으면서 현 전 실장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의혹은 점차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방훈 위원장은 "원 지사는 한 때 제주도민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원 지사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금 사퇴를 하지 않으면 그 끝은 더욱 초라해질 것이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지사직을 사퇴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뉴스제주

이를 두고 김방훈 위원장은 "원희룡 지사의 첫 번째 정무부지사, 현재 정책실장, 측근 비서를 비롯한 많은 자리가 타 시도 인사로 채워졌다. 그러다 보니 제주도에 맞지 않은 정책이 추진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은 "도민을 보고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 대망(?)을 염두에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내년 예산안 중 상당 부분이 선거를 의식한 선심성이라는 지적이 도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원 지사는 한 때 제주도민의 자랑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원 지사는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금 사퇴를 하지 않으면 그 끝은 더욱 초라해질 것이다. 원 지사는 지금이라도 도지사직을 사퇴할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때는 원 지사와 도정에서 같이 일해 왔는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를 촉구하는 것은 너무 성급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 위원장은 "제가 경력도 있고 해서 부지사로서 원 지사를 옆에서 도와 온 것은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원 지사가 해명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사기를 잃을 수 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원 지사는 당장 사퇴 해야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한 오늘 기자회견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략적인 회견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그것은 아니다. 처음 일주일 전 보도가 나왔을 때 전 이 부분에 대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자제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그런데 제3자 뇌물수수 의혹에, 이후 인사와 관련된 의혹 보도까지 더해지면서 더 이상 안되겠다 싶어 오늘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다. 공무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굉장히 실망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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