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건강증진센터 운영 3년] ⑤혼디거념팀 운영의 또 다른 효과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의 학생건강증진센터 내 혼디거념팀의 운영 효과는 자살 학생수 0명뿐 아니라 학업중단 학생수를 낮추고 있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도 제주의 학업중단 학생수는 497명이었으며, 2015년에 465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엔 448명으로 계속 감소해왔다. 반면 전국적인 규모에선 다시 학업중단 학생 수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중단 학생이라 함은 초·중학교에 입학한 뒤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유예 또는 면제된 학생을 말한다. 고교생일 경우는 퇴학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학생을 가리킨다.

   
▲ 제주도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 트라우마에 노출된 학생 지지하기 워크숍. ⓒ뉴스제주

2014년에 5만 1906명이었던 학업중단 학생수는 2015년에 4만 7070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2016년엔 4만 7663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학업중단 학생수가 전체적으론 늘었지만 제주에선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초·중·고등학생 중 학업중단 학생수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군은 고등학생이다. 지난해 전국 4만 7663명의 학업중단 학생 중 고교생은 2만 3741명, 중학생은 8924명, 초등학생은 1만 4998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서 제주도내 학업중단 고교생은 211명, 중학생 101명, 초등학생 136명이다.

특히 성산고등학교에선 매해 전교생의 10%를 차지해왔던 학업중단 학생이 2015학년도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성산고는 2013년에 전교생 430명 중 자퇴 41명, 퇴학 3명 등 44명이 학업을 중단했다. 또한 표선고등학교에선 2014년 24명에서 2015년에 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성산고에선 교육부와 제주도교육청이 추진하는 학업중단 숙려제나 학교 내 대안교실,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 등을 가동해 온 결과라고 밝혔다.

학생건강증진센터의 소아정신과 전문의 2명이 성산고를 방문해 정신상담을 진행했다. 위기 관심군에 놓여 있던 9명의 학생이 20여 차례에 걸쳐 상담을 받았다. 올해에도 11명이 상담을 받고 있는 등 혼디거념팀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오경석 장학사는 "학생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전문의와의 면담을 통해 문제해결의 가능성을 보인 것이 학업중단을 막을 수 있게 한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학업중단 학생들 중 일부는 방송통신고등학교로 전입된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들 방통고 전입생에 대한 정신건강도 지원하고 있다. 혼디거념팀은 학생건강증진센터 소속 상담사 4명을 동원해 전입생을 대상으로 월 2회 상담에 나서 위기학생에 놓여있는 학생들을 발굴한다.

상담 결과,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가려내 심리검사를 진행하고, 병의원이나 청소년쉼터와 연계한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현재 방통고엔 171명의 청소년을 포함, 332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올해 3월부터 7월 사이에 방통고로 전입한 학생이 84명, 전출 및 자퇴한 학생은 10명으로 현재 245명의 청소년이 방통고에 재학 중이다. 전출은 대부분 타 지역의 방통고로 이주하는 경우며, 자퇴는 검정고시를 보기 위해서나 가족의 개인적인 문제로 학업을 그만두는 경우다.

방통고 학생(청소년) 중 혼디거념팀을 통해 상담을 받아 온 학생은 52명 가량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이들 중 직업관련 고민을 하고 있는 학생 3명에게 학원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업중단 방지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혼디거념팀은 학교 내에 대안교실(행복교실)을 마련해 위기학생들이 자신의 특성과 소질에 맞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행복교실은 학생과 학부모의 동의를 받은 10∼15명의 학생들로 별도 구성된다. 교육과정은 우선적으로 학교적응에 도움이 되는 활동들로 짜여져 있으며, 전일제와 부분 운영제로 나뉘어 운영된다. 지난해엔 남원중, 대정여고, 탐라중, 함덕고 등 24개 학교에 행복교실이 운영됐으며, 학교마다 갖가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했다.

제주도교육청은 행복교실의 효율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학교 인근 지역아동센터나 문화의집, 복지관, 상담기관 등 전문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보조강사와 그에 따른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행복교실 운영에 대한 설문결과, 학생이나 학부모, 교사 모두 96% 넘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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