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프장 사고로 숨진 공무원, 道청장으로 장례
남원펌프장 사고 부경욱 주무관, 나흘간 투병 끝에 숨져

사고가 발생했던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하수중계펌프장.
사고가 발생했던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하수중계펌프장.

제주특별자치도는 하수중계펌프장 공사 도중 숨진 故 부경욱 주무관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청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故 부경욱(46) 주무관은 지난 22일 오후 3시께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하수중계펌프장에서 압송관 해체 공사 도중 업체 직원이 유독가스를 들이 마시고 쓰러지자 이를 구하러 구조에 나섰다가 숨졌다.

이날 사고로 감독공무원 2명과 업체 직원 3명이 유독가스를 들이 마셨고, 4명은 경상에 그쳤으나 가장 먼저 구조에 나섰던 부 주무관은 가장 늦게 구조돼 중태에 빠졌다.

부 주무관은 서귀포의료원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후 곧바로 제주시 한라병원으로 이송됐다. 허나 사흘간 투병 끝에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그는 지난 24일 오후 3시 13분께 숨을 거뒀다.

이 사고로 부 주무관이 업무 중 사망함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지난 24일 긴급 도정조정위원회를 개최해 부 주무관의 영결식을 제주특별자치도청장으로 엄수하기로 결정했다. 장례 일정 및 절차, 방법은 유족들과 논의 후 결정된다.

우선 제주자치도는 도청 내에 분향소를 설치해 애도 분위기를 조성한다. 영결식 당일에는 제주도기로 행정시, 읍면동을 포함한 도청산하 전 기관에 조기를 게양할 예정이다.

또한 재발방지를 위해 향후 상하수도본부를 포함한 현장 근무환경 개선을 담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밀폐 공간 등 현장공사 시공의 종합 안전대책 마련에 나설 방침이다. 

제주자치도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안전불감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으나, 불과 2년 전에도 같은 사고로 2명이 숨졌던 사고를 감안하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편, 제주시 조천읍 출신인 故 부경욱 공무원은 지난 94년 7월에 기능 10급 지방기계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제주시 상수도관리사업소와 상하수도본부 상수도관리부, 해양수산연구원, 상하수도본부 하수도부를 거치며 정수장 펌프 및 기계설비 유지보수, 중앙 감시실 운영 업무를 맡아왔다.

지난 2014년엔 상하수도본부를 떠나 해양수산연구원에서 근무를 했었으나, 처리장 관련 업무가 천직이라며 기피 부서인 하수처리장 근무를 자청할 정도로 현장 근무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베테랑이었다.

동료들에게도 남을 먼저 배려하고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던 그는 22일 사고 현장에서도 다른 작업자들이 모두 빠져 나갈 때까지 끝까지 남아 있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져 더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오수중계 배관교체 작업 중 업체직원이 가스를 흡입해 질식되자 동료와 함께 곧바로 구조에 나섰다. 공사업체 직원과 동료 공무원이 모두 밸브실 안을 빠져 나갈 때까지 발밑을 받쳐줬다고 알려졌다.

공직생활 중에도 소규모 정수장 운영과정과 중국어 교육, 수도전기설비과정 등 직무전문 교육에도 열심이었던 공무원으로 자자했다.

지난 2010년에는 광역상수도 연계사업 추진 및 급수 취약지역 해소대책에 대한 방안을 강구하고 상수도 구축물 유지보수 업무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에 기여한 노고를 인정받아 제주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가족으로는 부인과 두 딸을 두고 있다.

故 부 주무관에 대한 분향소는 제주특별자치도 본청 별관 2층(구 예산상담실)에 마련됐으며, 이날 오후부터 조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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