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명 도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29명, 11대 의회 원구성 독식 우려
교육의원 제외 야권 도의원 9명 중 5명 '희망제주' 교섭단체 구성

상단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오영희, 무소속 강연호, 자유한국당 김황국,  무소속 이경용 의원. 이들은 제11대 도의회 원구성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하기 위해 '희망제주'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상단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오영희, 무소속 강연호, 자유한국당 김황국, 무소속 이경용 의원. 이들은 제11대 도의회 원구성을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하기 위해 '희망제주'라는 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제11대 전반기 원구성을 앞두고 야권 세력의 일부 도의원들이 연대에 나섰다.

43명의 도의원 중 야권 도의원들의 수는 9명인데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29명이나 된다. 주요 현안에 대해 9명이 모두 합쳐 한 목소리를 내도 민주당을 저지할 힘이 부족하다.

게다가 야권 9명 도의원 중 무소속이 4명,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 2명, 정의당 1명이다. 서로 정치적 성향이 뚜렷이 달라 9명이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도 쉽지 않다.

이에 이들 야권 도의원들 중 '민주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뜻으로 모인 5명이 가칭 '희망제주' 교섭단체를 만든다고 26일 밝혔다.

구성원을 보면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다. 자유한국당 김황국, 오영희(비례대표) 의원과 바른미래당 강충룡, 무소속 강연호, 이경용 의원 등이다. 이들 5명 중 강충룡 의원을 제외한 4명의 의원이 이날 오후 1시 30분 도의회 기자실에서 교섭단체 발족에 따른 기자회견을 자처했다. 강 의원은 개인적 사유로 이날 기자회견에 불참했으며, 대신 다른 4명에게 위임했다고 김황국 의원이 전했다.

나머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안창남, 허창옥(이상 무소속)과 정의당 고은실 의원은 이들과 뜻을 함께 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한영진 의원(비례대표)도 '희망제주'에 함께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경용 의원은 "교섭단체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추후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5명으로 구성될 '희망제주'는 오는 7월 3일부터 6일까지 진행될 제361회 임시회를 앞두고 제11대 원구성 방향에 대해 민주당 측과 협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7일 오전 11시에 의원총회를 열어 원구성 논의를 할 예정이다. '희망제주' 측은 민주당이 내부 결정을 마치면 협상테이블을 마련해 최소한의 '자리'를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협의 결과에 따라 '희망제주' 교섭단체의 대표와 부대표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희망제주'는 부의장 1석, 예결위원장 1석, 교육위원회를 제외한 6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중 전·후반기 각 1석씩을 요구하고 있다.

이경용 의원은 "의회운영위원회에 들어가려면 상임위원장을 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이 다 차지하게 돼 전·후반기 1석씩은 줘야 한다"며 "부의장과 예결위원장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국 의원은 "그건 저희 바람일 뿐"이라며 "민주당과 구체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부분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합리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 잘 협의될 것으로 본다"고 다소 자세를 낮추면서 협상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허나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이들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민주당이 가져갈 경우, '독재'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기에 1석 정도는 야권 도의원에게 내줄 공산이 크다.

제주도의회.
제주도의회.

# 의회 원구성, 더불어민주당이 독식 못할 것?

의회 원구성은 의장과 2명의 부의장, 7개의 상임위원회, 3개의 특별위원회로 꾸려진다.

우선 의장과 7개의 상임위원회 중 의회운영위원장은 다수당을 차지한 곳이 가져간다. 지난 10대 의회에선 의석수가 황금분할이어서 전·후반기를 여·야가 사이좋게 나눠 가졌지만, 이번 11대 의회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

절대 다수를 차지한 여당(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논의할 필요조차 없는 상태다. 야당 의원들의 수가 너무 적어 교섭단체를 꾸릴 지위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개 당과 무소속 의원 일부가 뜻을 합쳐 '희망제주'라는 교섭단체를 만든 상황이다.

현재 상태에선 전·후반기 의장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갈 것이 분명하고, 총 4석의 부의장(전·후반기 각 2명) 중 한 석 정도를 내줄 수 있을지의 여부도 알 수 없다.

또한 7개 상임위원회 중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 자리 역시 의장을 보필하는 의석이어서 민주당이 전·후반기 내내 자리를 지킬 공산이 크다.

문제는 교육의원회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상임위원회 중 어느 위원장 자리를 '희망제주'에게 내줄 것이냐다.

통상적으로 행정자치위원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환경도시위원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 농수축경제위원회 중 보건복지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내줄 가능성이 가장 높다. 

복지 분야가 현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여론으로부터 주목을 덜 받는 위원회이기 때문에 여전히 제일 인기 없는 위원회로 인식돼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이 만일 그렇게 할 경우, 이경용 의원은 "더불어 민주적인 당이라는 당명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면서 "민주당 당선자들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기에 그러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의회 구성이 너무 한쪽으로 쏠려 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 해서 교섭단체명을 그렇게 지었는데, (요구가)관철되지 않으면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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