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남 의원 "거창한 구호 내세울 게 아니라 도민불편 최소화하는 게 최선"
민선 7기 제주도정은 세계환경수도를 실현하기 위해 지난 6기 때와 마찬가지로 제주의 '청정과 공존'을 지양한다고 밝혔다.
허나 제주가 '세계환경수도'로 공인받기 위해선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너무나도 많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것은 물론, 하수처리가 제대로 안 돼 바다로 방류되는 문제부터 축산 악취 문제 해결과 가축분뇨의 불법 투기로 인한 환경파괴에 이르기까지 손봐야 할 것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이러다보니 제주가 지양점으로 삼고 있는 '세계환경수도'라는 것이 그저 듣기 좋은 '헛구호'가 아니냐는 비판의 울림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가 13일 제주자치도 환경보전국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이러한 질타와 지적이 쏟아졌다.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은 대놓고 "세계환경수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김양보 환경보전국장은 "지양점이다. 청정자연을 기반으로 관광사업을 해야 하는 제주에선 뗄 수 없는 목표"라고 답했다.
이에 안 의원은 "제주의 현 모습을 보면 세계환경수도는 고사하고 동북아환경수도도 힘들다. 하수는 관리가 안 돼서 바다로 배출되지, 쓰레기는 매립장 만료돼서 넘쳐나고 있고, 곳곳에서 음식물 쓰레기와 양돈장 악취까지 꼴찌를 벗어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헛된 꿈일 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의원은 "거창한 구호를 내세울 게 아니라 도민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우선"이라며 "하수도 현대화시설과 쓰레기매립장을 시급히 조성하고 축산분뇨를 철저히 관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데 업무보고 받을 때마다 나아진 게 없다. 이런 상황에서 비현실적인 목표 세워서 보고하는 건 의회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김양보 환경보전국장이 "지당한 말이다. 환경수도 지양점을 갖고는 있지만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개선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하자, 안 의원은 "앞으론 세계환경수도라는 허무맹랑한 말 쓰지 마라"고 말했다.
쓰레기 문제와 관련해선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 을)은 '요일별 배출제' 폐지를 촉구했다.
이상봉 의원은 "취지는 공감하지만 너무 비효율적이다. 주민들 만나보면 다들 힘들다고 하는데 도민 의견들 어떻게 듣고 있느냐"고 물었다.
김 국장이 "대부분 다 불편하다고 하는데, 당연히 불편한 구조다. 하지만 비닐류 배출만 하더라도 육지와 달리 재사용되고 있어 긍정적인 측면도 높다"고 항변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불만이 없는 게 아니라 참고 있는 거다. 시간 정해놓고 버리게 하는 것도 황당하고 배출일 하루 더 늘린다고 할 게 아니라 지금 시점에선 요일별 배출제에 대한 공론화를 거쳐서 장단점 파악한 후에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세계환경수도로 가겠다면 행정을 주민 눈높이에서 접근해야지 도로나 공원에 쓰레기통 갖다놓고 쓰레기 넘치게 하면 어쩌자는 것이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