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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병원 H교수는 13일 오후 5시 제주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1호관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보도된 부분과 실제 사실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Newsjeju

부하 직원들을 수년간 상습적으로 폭행해 온 혐의를 받고 있는 제주대학교병원 여교수가 기자회견을 자청했지만 오히려 여론은 더 싸늘해졌다. 

그간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네티즌들은 '동정'이 아닌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H교수는 13일 오후 5시 제주대병원 의학전문대학원 1호관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 보도된 부분과 실제 사실은 다르다"고 해명했다.  

H교수는 이날 준비해 온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가며 "입장 발표가 늦어진 점에 대해 여러 추측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관해 당사자인 제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말씀드리는 것이 그 자체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피력했다.

H교수는 "또한 예정되어 있던 병원의 재조사 과정에서 제 입장을 충분히 피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저에 대한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언론보도가 실제 사실과 다른 부분이 너무 많아 더 이상은 이를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해 오늘 간략하게라도 제 입장을 밝히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어떤 부분이 실제 사실과 다른지에 대해선 입을 열지 않았다.

그러면서 H교수는 "여러 언론에서 제가 치료사들에게 지속적으로 갑질을 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입장의 차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제 입장으로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H교수의 주장과 달리 이미 공개된 동영상에는 충분히 '폭행'으로 볼만한 장면들이 다수 담겨 있다. 해상 영상에서 H교수는 물리치료사를 포함한 직원들을 상대로 꼬집고 때리고, 심지어 환자를 돌보는 직원 뒤에 서서 손으로 직원의 등을 치거나, 발을 밟는 등 직원들을 폭행했다.

H교수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오해를 풀고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향후 진행될 징계위원회 및 경찰 수사 등에 적극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후 기자들의 질문도 받지 않은 채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날 기자회견은 '반성' 보다 '억울함 호소'가 주를 이뤘다. 이를 두고 한 네티즌은 "이럴 거면 기자회견을 왜 연 것이냐"고 질타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억울한 게 있으면 어떤 부분이 억울한 지 명확히 밝히면 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런 가운데 H교수를 처벌해 달라며 탄원서에 서명한 이들은 제주도민 5202명을 비롯해 제주대병원 직원 776명, 서귀포의료원 직원 155명, 제주권역재활병원 직원 112명, 한마음병원 62명, 한라대학교 학생 224명, 치료사협회를 통해 접수된 1814명 등 총 8345명에 이른다.

여기다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더하면 가해 교수의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수 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대학교는 오는 14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제주대병원으로부터 넘겨 받은 조사 내용들을 토대로 H교수에 대한 징계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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