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2시부터 도지사 집무실에서 4대 4 면담 진행

김경배 씨, 제2공항 검토위원회 활동 연장 & 기본계획 용역 중단 요구
원희룡 지사, 국토부 얘기 들어보고 발표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 다음 주 초 공개 예고

▲ 무기한 단식을 통해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김경배 씨 측 일행과 면담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Newsjeju
▲ 무기한 단식을 통해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는 김경배 씨 측 일행과 면담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 ©Newsjeju

제주 제2공항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민선 7기 원희룡 제주도정은 11일 오후 2시 제2공항을 반대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 중인 김경배 씨 측 일행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 결과는 제주도정이 국토부의 입장을 확인한 후 다음 주 초에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는 것 뿐, 그 외는 없다.

이날 면담 자리엔 원희룡 지사와 안동우 정무부지사, 현학수 공항확충지원단장과 강영돈 전 공항확충지원단장이 자리했다. 반대 측에선 김경배 씨와 그의 대리인 김순애 비자림로 시민모임 활동가, 김형주 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 공동대표, 윤경미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홍명환(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갑)과 고은실(정의당, 비례대표) 제주도의원이 참관인 자격으로 배석했다.

원희룡 지사가 먼저 단식 중인 김경배 씨에게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다"면서 "충분히 의견을 들을테니 단식을 풀어달라"고 주문하자, 김 씨는 "제가 왜 다시 단식을 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원 지사가 "반대의견 잘 알고 있다"고 짧게 답하자 김 씨는 "도정에선 검토위원회에 낄 수 없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김 씨나 공항을 찬성하는 분들도 제가 섬겨야 하는 도민들"이라며 "국토부로부터 아직 모든 얘기를 다 듣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내용이 파악되는대로 반대 측에서 주장하는 사항과 함께 종합 검토해 공개적으로 밝히겠다.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씨는 "검토위 결론이 나지도 않았는데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했는데도 지사는 책임을 다했다고 말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러한 반문에 원 지사가 "저희로선 언론보도나 반대 측 주장만 단편적으로 들은 상태라 국토부에 문의해 현재 확인 중에 있다"고 답하자, 김 씨는 "검토위에 도청 공무원들이 한 번도 안 빠지고 배석한 걸로 아는데 모른 척 하는 건 앞뒤가 안 맞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사실관계 확인을 하던 양측은 강영돈 전 공항확충지원단장의 설명으로 정정됐다. 강영돈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9차례의 검토위 활동과정에 도청 공무원이 참관했다. 다만, 공무원의 역할은 단순 상황관리 차원이었을 뿐 회의 내용을 기록하지도 않았고 이를 도지사에게도 일체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그러면 공직자들은 쓸데없는 일을 하고 온 것이냐. 보고를 안 받았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고향을 뺏기는 것에 합당한 근거가 나올거라고 봤는데 납득이 안 된다"고 항변했다.

▲ 김경배 씨와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면담을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Newsjeju
▲ 김경배 씨와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면담을 나누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Newsjeju

이어 김 씨는 "저도 모르고 지사도 모르는 상황에서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이 발주됐는데 그러면 도지사로서 당연히 이를 중단요청해야 맞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원 지사는 앞서 밝힌 입장을 표명하는 대답으로 반복했다. 국토부로부터 설명을 듣고 추후에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같은 대답에 김 씨는 검토위원회 구성 당시 양 측이 합의했던 문항 중 3번 내용을 언급하면서 원 지사를 몰아세웠다. 3번 항목은 용역검증 결과가 기본계획 수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속력을 갖는다는 내용이다.

김 씨도 "용역검증 결과로 기본계획 수립 여부에 구속력을 갖는다고 했는데 국토부가 검토위 결과를 일방적으로 깨버리면서 결과가 나왔다고 볼 수 있느냐. 이런 국토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같은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그러자 원 지사는 "그건 그 쪽의 주장이고 절차 위반 여부도 국토부 얘기를 들어봐야 아는 거다. 저희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서 사리에 맞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재차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국토부의 입장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하자, 반대 측에선 검토위원회의 반대 위원 7명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원 지사는 "반대 측의 의견은 이미 알만큼 알고 있다. 반대대책위 얘기는 언제든 듣겠다"고만 할 뿐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원 지사는 국토부가 왜 검토위원회 활동기한을 연장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원 지사는 "특히 2개월 연장은 저희가 봐도 가능할텐데 왜 그걸 받아들이지 않은 건지 예상을 못했다"며 "이 때문에라도 명확히 확인해봐야 할 게 있다는 거다. 서로 말이 다른 것에 대해선 직접 확인해보고 추가 면담이 필요하다면 하겠지만 똑같은 얘기를 계속 한다해서 달라지는 건 없을테니 우선 2달 연장을 왜 굳이 거부했는지, 그게 국토부의 입장인지, 회의하다보니 그렇게 된 건지, 반대 측 입장에선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에 대해 회의록을 살펴보고 거기에 내용이 없다해도 상세히 확인해보고 그 후에 판단이 될 것으로 가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언제쯤에 발표할 것이냐는 물음에 원 지사는 "다른 변수가 없다면 주말 포함해서 이번 주 내로 다 확인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주 중에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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