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27일 제2공항 기본계획 중단 요청키로 했지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전날 국토부와 기본계획 계속 추진에 동의

같은 당 내에서도 서로 추진방향 일치되지 않아... 중앙과 의견조율 안 된 듯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장.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본회의장.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국토교통부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중단을 요청키로 했다. 허나 이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

실효성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여당으로서 문제 해결의 키를 쥔 더불어민주당 내 중앙당과 제주도당이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고 있어서다. 의견조율이 제대로 된 것인지조차 의구심을 낳게 하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27일 오후 제36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12번째로 상정된 '제2공항에 대한 갈등해결 방안 마련 촉구 결의안'을 가결시켰다.

결의안 표결은 전체 제주도의원 43명 중 39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23명이 찬성하고 13명이 반대, 3명이 기권하면서 가결됐다. 오영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이날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김태석 의장과 김희현, 강성균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은 자리에 있었지만 투표하지 않았다.

반대한 13명 중 더불어민주당은 5명(김경학, 박호형, 송영훈, 임상필, 조훈배), 교육의원은 4명(강시백, 김창식, 부공남, 오대익), 무소속 2명(강연호, 이경용), 바른미래당 1명(강충룡), 자유한국당 1명(김황국)이다.

기권 3명은 고용호, 문경운(이상 더불어민주당), 안창남(무소속) 의원 등이다.

이러한 표결 결과가 나오는데엔 많은 진통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소속 도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지지 않았다. 29명의 민주당 도의원들 중 7명이 찬성표에서 이탈했다.

실제 이날 표결을 앞두고선 같은 더불어민주당 도의원끼리 의견충돌도 빚어졌다.

결의안 투표 직전에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고용호 의원은 전날 민주당과 정부(국토부)가 제2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비공개 당정 협의회를 개최한 결과를 두고서 재논의해봐야 한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그러자 홍명환 의원은 "그건(당정협의회) 거기서 이뤄진 사안이고 여긴 지방정치다.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며 정회를 할 필요없이 그대로 표결에 부치자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같은 당 내에서 서로 다른 의견이 제기되자 역시 같은 당 소속인 김태석 의장은 "이런 때엔 이 자리에 서고 싶지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분간 정회를 하겠다"며 의견조율 시간을 갖기로 결정했다.

이어 다시 속개된 본회의에서 결의안은 곧바로 표결로 부쳐졌고, 표결결과 찬성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 가결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회는 두 가지 요구사항을 결의안에 담아 중앙정부(국토부)와 국회에 건의하게 된다.

결의문에서 제2공항과 관련해 제주도의회는 우선 기본계획 수립용역 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찬성과 반대 측이 공동으로 참석하는 공개토론회 개최 등 공론화 과정을 적극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허나 기본계획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문이 국토부에 전달만 될 뿐,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국토부는 전날(26일) 더불어민주당 측과 당·정 협의회를 개최해 5가지 사항을 합의봤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용역 재검증을 위한 검토위원회 활동을 2개월 더 연장하는데 동의하면서도 기본계획은 그대로 추진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제주도의회가 이날 결의안을 가결시킨 내용과 대부분 일맥상통하나 가장 중요한 '기본계획 계속 추진' 여부에 대해선 반대되는 결과다.

이는 이날 결의안 표결 결과를 보더라도 의견조율이 제대로 안 됐음이 유추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제주도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상황이 이러한데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의견조율이 안 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으로 비춰진다. 혹은 반대로 제주도의원과 국회의원들 간에 의견이 조율되지 않아 제주도의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려진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제2공항에 대한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국토부에 요구해야 할 목소리들이 제각기 다 뿔뿔이 흩어져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날 결의안이 통과되긴 했지만 실효성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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