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흘2리 주민들, 원희룡 지사에 "세계자연유산과 동물원 중 하나만 선택해라"며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승인 불허 촉구...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도 호소문 발송

▲ ▲ 선흘2리 마을회와 제주동물테파크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선흘2리 반대대책위원회가 29일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지난 27일 임시총회를 열어 결정한 사항에 대해 제주도정이 응답해 줄 것을 촉구했다. ©Newsjeju ©Newsjeju
▲ 선흘2리 마을회와 제주동물테파크 조성사업을 반대하는 선흘2리 반대대책위원회가 29일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지난 27일 임시총회를 열어 결정한 사항에 대해 제주도정이 응답해 줄 것을 촉구했다. ©Newsjeju ©Newsjeju

선흘2리 주민들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청정과 공존'이라는 제주도정의 슬로건이 거짓이 아님을 분명히하라고 요구했다.

선흘2리 주민들은 29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 집결해 "우리는 지난 27일에 임시총회를 열어 이장과 대명이 몰래 체결한 협약서가 무효임을 가결시키고, 이장도 해임시켰다"며 "우리는 분명히 사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니 원희룡 지사와 道투자유치과에선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또한 주민들은 "두 차례 걸쳐 주민들이 압도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회에서도 반대하고 있는데 원희룡 도정에겐 무슨 핑계거리가 더 남아 있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주민들은 "불법적인 협약서를 체결한 이장과 마을에서 인정받지도 못하는 극소수 찬성주민들의 억지 행태에 숨어 방관만 하고 있는 제주도정의 무능을 질타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느냐"며 원희룡 지사에게 사과와 동물테마파크의 사업승인 불허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주민들은 원 지사에게 세계자연유산과 동물원 중 하나만 고르라는 선택지를 내밀었다.

주민들은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과 제주동물테마파크와 공존할 수 없다"면서 "세계자연유산을 지켜 후손에게 물려 주는 도지사가 될 것인지, 대규모 호텔과 동물원을 유치해 세계자연유산 재지정을 막은 지사가 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오드리 아주레이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전할 영문의 호소문도 준비했다. 마을이 반대하고 있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따른 호소문을 전달해 유네스코의 입장을 알려달라고 전했다.

아래는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보낼 호소문 전문 번역본.

오드리 아주레이 사무총장님.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총장님의 노력에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는 제주 조천읍 선흘2리의 주민들입니다. 선흘2리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거문오름이 있는 마을이고, 거문오름의 아름다움과 지질학적 가치를 직접 보기 위해 매년 수만명의 국제 관광객들이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거문오름과 불과 1Km 떨어진 곳에서 17만평 규모의 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동물테마파크의 사업부지는 선흘2리 마을입구에서 겨우 600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동물원은 분명 구시대적 산물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아무리 자연친화적으로 기획하고 관리한다고 주장한들, 살아있는 동물들을 가두고 전시해서 돈을 버는 일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이런 시대착오적이고 반생태적인 동물테마파크 사업이, 법의 허점을 악용하여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도 없이 추진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 선흘2리 주민들은 큰 우려와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거문오름은 훼손을 막고 현재의 가치를 영구히 보전하기 위해, 일일 탐방객 수를 철저히 제한하고 예약제로만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흘2리는 두점박이 사슴벌레를 비롯한 멸종 위기종이 여러 차례 발견되고 있는 청정 제주의 산 표본이 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이런 곳과 바로 인접하여 거대한 동물테마파크와 리조트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면 세계자연유산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물론이고, 전지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제주도의 이미지도 큰 타격을 받게될 것입니다. 
제주도는 최근 유네스코 국제보호지역 연구 훈련센터 유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네스코 훈련센터 예정지인 돌문화공원은 동물테마파크 사업예정지와 불과 1 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유네스코 3관왕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자랑하는 제주도가, 또 하나의 유네스코 연구 훈련센터를 공들여 유치하고 있으면서, 바로 그 유네스코 센터들 사이에 대규모 동물테마파크를 짓도록 승인하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납득할수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일입니다. 선흘2리가 위치한 조천읍은 그 청정 가치를 인정받아, 조천읍 전체가 람사르 습지 도시로 지정되었습니다.  람사르 습지 도시 지역관리 위원회는 이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으며, 동물테마파크 승인을 위한 그 어떤 협의에도 협조하지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하였습니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행복과 문화적 이상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도덕성을 존중하기 위해 전세계의 어떤 단체들 보다 앞장서 왔습니다. 
우리는 자연이 내주는 혜택에 감사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야합니다.
인류가 자연을 보전하고 그 속에서 공존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유네스코의 핵심 과제일 것입니다.  
이제 유네스코가 나서서 환경파괴적이고 시대역행적인 동물테마파크 사업에 제동을 걸어 주십시오. 유네스코는 세계자연유산의 가치를 훼손하고 지역주민의 삶을 위협하는 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절대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공식적으로 밝혀 주십시오.  
이 같은 유네스코의 움직임은 제주도의 대안 없는 난개발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아가 제주도를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삶의 터전으로 만드는데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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