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조정실 2018년 성과평가 발표... 
제주자치도도 전년보다 1.2점 상승, '양호' 등급 유지... "이거 믿을 수 있는 건가요?"

행정 실적 좋아졌다는데 오히려 주민체감도는 하락, 게다가...
최고점 받은 환경영향평가제도, 올해 취약성 고스란히 드러나 아이러니... 평가 믿을 수 있겠나 의구심

제주특별자치도청.
▲ 제주특별자치도청.

국무조정실이 제주특별자치도의 현 실태를 전혀 감안하지 못한 성과평가 결과를 내놔 오히려 신뢰성만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전년도 성과를 평가하는 국무조정실 성과평가에서 2017년과 같은 '양호' 등급을 받았다고 27일 발표했다.

이번 평가는 국무조정실에서 별도 구성한 평가단이 2018년도의 특별자치도 성과에 대해 지난 3월부터 실적자료를 평가한 결과다. 평가는 3개 분야 총 48개 지표를 가지고 이뤄졌으며, 서면자료에 의한 실적평가와 도민만족도 설문에 의한 방법으로 도출해 낸 결과를 합산했다.

평가결과, 제주자치도는 실적평가에선 2017년보다 지난해 0.9점이 상승한 90.2점을 받았다. 반면, 도민만족도을 평가한 설문에선 2점이나 하락한 57.2점을 받았다. 하지만 종합평점에선 1.2점이나 상승한 84.5점을 받았다.

평가점수 척도에서 90점 이상은 우수, 80점 이상이 양호, 70점 이상은 보통이며, 7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미흡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제주자치도의 행정 실적은 '우수'했다고 평가받았지만, 주민체감도는 오히려 한참이나 '미흡'했다는 결과다. 제3자가 보기에 서비스는 좋아졌다고 하는데 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그게 아니라는 평가니, 참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럴까.

도민만족도 설문은 국무조정실 산하 평가위원회가 직접 설문지를 만들어 제주도 내 읍면동사무소에 하달해 그곳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설문 표본수는 1320명이다.

아무래도 민원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설문이다보니 점수가 좋게 나올 수 없는 지표인 셈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실적평가에선 0.9점만 상승했고, 설문에서 2점이나 하락했는데 오히려 종합평점은 1.2점이나 상승했다니 이 또한 의아한 지점이다.

이에 대해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단순 평균을 낸 점수가 아니다. 전체 지표 48개 중에 설문은 9개, 실적지표는 39개인데, 지표 하나마다 가중치를 매겨서 평균 값을 낸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제주자치도의 주요 성과로 적극행정 실현을 위한 사전컨설팅 감사제도를 운영한 것과 규제개선을 통한 수요자 중심 행정서비스가 이뤄졌다고 높게 평가했다.

또한 자치경찰단의 사무 확대와 주민참여예산제도 활성화, 타 시·도 대비 우수한 의정활동, 지방세 확충 노력, 외국의료관광객 유치 확대, 투자진흥지구 특례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주요성과로 꼽았다.

이 외에도 학교 내 환경교육 활성화, 탄소포인트제 참여세대 증가, 재활용도움센터 확충 등의 환경정책에도 가중점을 부여했다.

반면 개선할 사항으로는 주민자치센터의 사업비 비중을 더 확대해야 한다는 점과 감사위원회 내 인력을 더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가격안정 대책 마련, 투자진흥지구 업종 다양화 유도, 첨단산업 분야 신규인력 양성과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 제주특별자치도 2018년 성과평가 결과. 목록 중에 '민원서비스'에 대한 실적과 고객만족도 평가가 매우 상이하다. 또한 제2공항과 비자림로 공사로 말썽을 빚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 운영 내실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99점을 획득했다. ©Newsjeju
▲ 제주특별자치도 2018년 성과평가 결과. 목록 중에 '민원서비스'에 대한 실적과 고객만족도 평가가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제2공항과 비자림로 공사로 말썽을 빚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 운영 내실화는 아이러니하게도 거의 만점에 가까운 99점을 획득했다. ©Newsjeju

한편, 이번 성과평가 48개 지표 중 전년도보다 가장 눈에 띄게 상승한 실적 중 하나가 '민원서비스 처리개선'이다. 무려 13점이나 상승했는데, 정작 같은 항목의 고객만족도 설문평가에선 겨우 0.8점이 상승했을 뿐이다. 다른 설문평가 항목과 비교해봐도 그 편차가 너무 심하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건 48개 지표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이 '환경영향평가제도 운영 내실화 추진'이었다. 2017년 84점에서 2018년엔 무려 만점에 가까운 99점이나 받았다.

비자림로 공사나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에서 드러났듯 제주자치도가 추진한 환경영향평가는 말 그대로 '엉망', '졸속'이었다는 비판이 올해 주를 이뤘다.

물론 이번 평가결과가 올해 드러난 문제점을 반영하지 않은 지난해 성과 결과라 이렇다고도 볼 수 있다. 허나 그렇다면 만점에 가깝게 내실화를 기한 지난해 '환경영향평가제도'의 올해 결과물이 이렇다는 건 도무지 납득할 수 없게 한다.

제주 제2공항 개발사업을 위한 주변지역 환경영향평가에서 숨골이 단 8개만 보고됐었으나 실제 재조사가 이뤄져보니 30개가 넘었었다. 또한 비자림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서도 멸종위기 동·식물이 없다고 보고됐었으나 이 역시 허위였음이 드러난 바 있다. 실제 멸종위기 동·식물이 발견됨에 따라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공사를 중지하고 다시 재조사하라고까지 했었다.

즉, 국무조정실이 바라 본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의 환경영향평가제도가 과연 '99점'이나 줄만한 제도로 내실화가 됐는지에 의문점이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제주형 교통체계 구축 실천도 7.8점이나 상승한 96점이나 받았다. 이 역시 거의 만점에 가까운 대중교통체계 개편 준공영제의 처참한 결과를 우리는 바로 얼마 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로 목도했다.

물론 이번 성과평가가 앞서 지적된 논란 이전에 이뤄진 것이라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을 수도 있겠으나, 너무나 괴리가 큰 성과평가 보고다. 이 결과값을 그대로 믿으라고 보도자료를 내친 원희룡 제주도정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의문이다. 

대체 국무조정실의 이번 성과평가 발표를 그대로 믿을 수 있긴 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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