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제2공항 공론화 특위 구성키로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받아들인 제주 제2공항 공론화 문제를 풀기 위해 결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의 박원철 원내대표는 10일 오후 3시 제주자치도의회 기자실에서 이 문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5일부터 개회되는 제377회 임시회 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경학)에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2공항특위 구성 결의안은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과 김태석 의장이 공동 발의했고, 정민구와 고은실, 부공남, 이승아 의원 등 13명이 찬성했다.

▲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과 정민구, 조훈배, 이승아, 홍명환, 문종태 의원 등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혔다. ©Newsjeju
▲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과 정민구, 조훈배, 이승아, 홍명환, 문종태 의원 등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 제2공항 도민공론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혔다. ©Newsjeju

박원철 위원장은 "지방분권 시대에 역행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의 태도는 옳지 않다"고 비판하면서 "구성 결의안이 통과되면 가장 중요한 건, 공정성과 객관성, 합리성을 담보한 공론화민간위원회가 구성돼야 하는 것"이라며 "이에 의회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공론화위원회 구성에 찬성과 반대 측 인사들을 모두 참여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박 위원장은 "당연하다"며 "찬성이든 반대든 특정 단체가 제주를 대표하는 건 아니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거기에 참여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공론화 추진 과정에서 원희룡 지사가 거부를 표명함에 따라 예산 및 인력 지원이 힘들 것이라는 지적에 박 위원장은 "이젠 의회 시간"이라고 짧게 답했다.

오는 15일부터 올해 말까지는 제377회 임시회부터 378회 정례회, 379회 임시회가 쉼 없이 진행될 것이 예고된 상태다. 377회 임시회에선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37회 정례회에선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통해, 379회 임시회에서도 올해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다루기 때문에 '의회 시간'이라고 표현한 셈이다.

원희룡 제주도정을 상대로 연이어 진행되는 심의와 견제를 통해 압박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두고 기자단에서 재차 "행정이 예산지원을 안 한다면 예산전쟁이 재연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박 위원장은 "의회 시간"이라며 같은 대답으로 응수했다. 

이와 함께 실제 공론화를 실시하기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우선 6개월로 1차 시한을 정해놨는데, 의회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이 제대로 하고자 한다. 연장도 가능할 수 있다"며 "보다 자세한 건 공정하게 구성된 공론화위원회가 정할 사안이라 미리 예단하는 건 좋지 않다"고 부연했다.

또한 민주당 내에서 공론화에 반대하는 의원도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박 위원장은 "내부 의견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겠지만 의장이 직접 나서주고 있고, 일정 부분 교감해 준 부분이 있었다"며 의회운영위에서 별 탈 없이 통과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허나 막상 제주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고 실제 결과가 도출됐다 하더라도 원희룡 지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혹은 공론화가 추진되기 전이나 그 과정에 제2공항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공론화 자체가 허사로 그칠 우려도 있다.

박 위원장은 "결국은 국토부가 결정한 사안이긴 하지만 공론화 결정은 정책적으로 신뢰의 문제다. 그걸 지사가 부정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도민들이 가만히 있겠나. 의회도 나름대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며 "당연히 도정에도 결과를 전해야겠지만 동의를 하지 않는다면 국토부에 직접 전달하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공론화가 허사가 안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기본계획 고시로 인한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만 전했다.

한편, 이번 제2공항 특위 구성 결의안이 의회운영위에서 가결되고,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제2공항특위는 7명 이내로 구성되며, 구성일로부터 6개월 동안 활동하게 된다.

제2공항특위는 제2공항 추진에 따른 ▲숙의형 도민공론화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도민공론화 민간위원회 구성 ▲도민공론화 추진과정 실무 지원 ▲도민공론화 결과에 대한 결의안 채택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업무 지원은 관할 상임위인 환경도시전문위원실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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