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참여환경연대·제주환경운동연합·곶자왈사람들·제주주민자치연대 공동 보도자료
"원희룡 지사 예능 출연 기사 20회 이상 홍보 기사 쓴 언론사에 1억원 지원"
"줄인다던 공기관 대행사업 증가···제2공항 추진 예산보단 사회적 합의 우선"

▲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원희룡 제주지사 / 사진 출처 - KBS 예능 갈무리 ©Newsjeju
▲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원희룡 제주지사 /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해당 예능에 출연한 원희룡 지사에 대해 20회 이상의 홍보성 기사를 올려준 특정언론사에 도민들의 세금으로 걷어드린 1억원의 예산이 배당된 점 등을 문제삼았다 / 사진 출처 - KBS 예능 갈무리 ©Newsjeju

원희룡 도정의 2020년 예산안에 대해 "선심성이자 낭비성 예산"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도정의 입맛대로 편성된 불필요한 예산이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22일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원희룡 도정 2020년도 예산안에 대한 입장 공동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제주도정은 내년도 예산안에 제주 제2공항 확정추진을 전제한 사업비를 편성했다.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공항인프라 확충 홍보사업'이다. 6000만원이 배정됐는데 영화관 광고나 TV 전파로 제2공항 홍보에 나서게 된다. 쉽게 말하면 도내 영화관에서 상영 전 광고로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홍보 영상을 내보내겠다는 구상이다. 

또 제주 제2공항을 전제로 한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 1단계 개발계획(이주대상자 등) 수립 용역비 총 6억원 중 내년도에 7000만원이 편성됐다. 제2공항 주거단지 도시개발사업 1단계 개발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비 2억 중 3000만원도 역시 포함됐다.

반면 최근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 의견 수렴 등에 대한 예산은 단 1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공항인프라 확충 범도민추진위 운영비(민간위탁금) 7000만원 ▲제2공항 민간협의기구 운영(회의비 및 토론회) 6000만원 ▲주민소통업무 추진 1000만원 ▲공항인프라 확충 관련 업무 추진 1100만원 ▲제2공항 상생 발전 자문 및 토론회 3000만원 등이 각각 편성됐다. 

원희룡 도정은 2020년 예산편성과정에도 민간이전 경비와 관련해서 신규 사업 편성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실제로는 100여건의 신규 사업이 존재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신규 사업을 모두 배척할 순 없지만 불필요하고, 납득할 수 없는 사업들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이 지적한 대표 사업은 특정 언론사에 편성한 1억원 규모의 예산이다. 기획조정실 청년정책담당관 사업과 관련된 사업인데, 해당 사업은 유사사업이 많이 존재함에도 반영됐다. 

문제는 제주도정이 1억원을 편성한 곳은 원희룡 지사의 KBS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예능출연과 관련해서 단 한 번도 비판보도 없이 20회 이상의 홍보성 기사를 써준 언론사라고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은 설명했다. 

이들 단체는 "의회 차원에서 꼼꼼한 예산 심사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강정마을 갈등 해소 예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논란이 빚어졌던 '강정공동체사업 추진을 위한 크루즈 여행'이 2020년 예산에도 다시 편성했다.

자치행정국 강정공동체사업추진단 소관 예산으로 공동체회복을 위한 해외 우수사례 벤치마킹비 예산 1억5000만원이 반영됐다. 2021년에는 1억7000만원으로 증액한다는 계획도 있다. 명목은 동남아 등 크루즈 등을 이용한 주변지역 시찰이다.

이와는 별도로 국내 크루즈항 시찰 예산도 2019년 3000만원에서 2020년 5000만원으로 증액됐으며, 전액 도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사실상 '풀사업비' 성격인 강정마을주민숙원사업비도 2019년 1억5000만원에서 무려 3억5000만원 증가해 2020년에는 5억원이 편성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4곳의 단체는 "크루즈 여행을 더 보내주면 강정마을 갈등이 해소되느냐"며 현실적인 구상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우회예산'의 대표적 사례인 공기관 대행사업비도 크게 늘었다. 총 4715억원으로 전년보다 2000억 가까이 급증했다.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자체 추진이 아닌, 출자출연 기관 등 공기관으로 사실상 업무를 떠넘기는 것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은 판단하고 있다.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곶자왈사람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분야별 예산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으로 관련 의견서를 제주도의회 예결위 등에도 제출 하겠다"면서 "도의회 예산 심사 과정에서 삭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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