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엠·블랙핑크·트와이스 대활약·김건모 성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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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성접대 의혹을 받고 있는 그룹 빅뱅 멤버 승리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03.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2019년 가요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수많은 사건, 사고로 얼룩졌다.

연초부터 '버닝썬 게이트'가 가요계를 강타했다. 클럽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손님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된 이 사건은 '나비효과'의 전범이었다.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방송 등을 통해 홍보한 클럽으로 마약 유통, 경찰 유착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이 클럽 사내 이사로 재직 중이던 승리는 후폭풍으로 팀을 탈퇴한 것은 물론 연예계까지 은퇴해야만 했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 의혹도 받았고 해외 원정 도박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승리에 대한 각종 의혹은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게까지 번지면서, 폭풍이 휘몰아쳤다.      

◇'정준영 카톡방 논란'   

승리 건은 '정준영 카톡방' 논란으로도 번졌다. 승리의 여러 의혹을 조사하던 중 그와 정준영 등이 메시지를 나눈 스마트폰 단체 채팅방에서 불법 성관계 동영상이 공유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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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가수 정준영씨가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성관계 동영상 촬영 및 유포' 관련 1차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19.05.10. myjs@newsis.com
이후 일부 가수들의 성폭행 의혹까지 제기됐고 가요·연예계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가 발칵 뒤집혀졌고 해당 논란 중심에 있던 정준영과 밴드 'FT아일랜드' 멤버 최종훈은 연예계를 은퇴했다. 1심 재판부는 정준영과 최종훈에게 각각 6년과 5년의 징역을 선고했으나 두 사람은 항소했다.  

◇음원 사재기로 인한 차트 조작 시비  

가요계에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음원 사재기'로 인한 '실시간 차트 조작' 논란도 올해 다시 불거졌다. 초에 인지도가 없는 가수 우디의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이 음원차트 1위에 오르면서 일부 시비가 불거지기는 했다.

무엇보다 최근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일부 가수들의 실명을 거명하며 사재기 의혹을 제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4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고 썼다. 이후 가요계 곳곳에서 "나도 브로커로부터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았다", "누가 사재기를 했다고 들었다" 등의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결국 박경으로부터 거명된 가수들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박경에게 법적 대응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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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에서 생방송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안준영 PD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9.11.05. yesphoto@newsis.com
◇오디션 프로그램 '프듀' 시리즈 조작 논란   

올해는 또 하나의 조작 논란이 추가됐다.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의혹 논란이다. 지난 7월 '프로듀스' 네 번째 시리즈인 '프로듀스 X 101'의 생방송 결선 투표에서 순위 차이의 표가 똑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것을 시청자들이 발견, 논란이 시작됐다.  

결국 '프로듀스 X 101'과 전년도 시리즈인 '프로듀스 48'이 조작됐다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면서 각각 시리즈를 통해 결성된 '엑스원'과 '아이즈원'은 활동을 중단했다. 큰 인기를 누리다 활동기한이 끝나 해체한 시즌1의 '아이오아이'와 시즌 2의 '워너원'도 조작 의심을 받으면서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유명 기획사에 속하지 않은 연습생들에게 '개천에서 용 날 기회'를 줬다는 평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결국 '취업 사기'라는 비판을 받으며, 엠넷을 운영하는 CJ ENM에게까지 타격을 주고 있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총괄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은 재판에 넘겨져 20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앞두고 있다. 

◇설리·구하라 사망에 가요계 침울···"악플 근절 목소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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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
살아생전 절친했던 그룹 'f(x)' 출신 설리와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한달여 사이에 잇따라 사망한 사건은 가요계를 넘어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열한살 때인 2005년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한 설리는 2009년 f(x)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전통적인 K팝 아이돌에서 벗어나 있었다. 아이돌에게 판에 박힌 틀을 요구하는 세상 분위기에서 비껴가며 아이콘으로 통했다.  

아일랜드 출신 세계적 록밴드 'U2'는 결성 43년 만인 지난 8일 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연 첫 내한 콘서트에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부를 때 한국사회를 바꾼 여성의 얼굴을 스크린에 띄웠는데 설리도 포함돼 있었다.

구하라는 한류 2세대를 대표하는 카라의 간판이었다. 이 팀은 2013년 한국 여성 가수 처음으로 현지 '콘서트계의 성지'로 통하는 도쿄돔에 입성하는 등 일본 내 한류 절정을 이끌었다.  

구하라는 일본 톱가수 아무로 나미에를 닮은 외모와 밝은 성격으로 팀의 마스코트로 등극했다. 화려한 외모와 열정적인 모습으로 팬들의 적극적 지지를 얻으며 '천상 아이돌'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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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가수 김건모 소속사 손종민 건음기획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김건모를 성폭행으로 고소한 여성을 명예훼손 및 무고로 고소장 제출하기 위해 변호인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2019.12.13. chocrystal@newsis.com
설리와 구하라의 사망 이후 두 사람을 평소 괴롭히던 악플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사람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한정하는 것은 당연히 힘들다. 하지만 미국 CNN이 구하라의 죽음을 보도하면서 "이번 사건이 온라인 악플로 인한 K팝 스타들의 극심한 압박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했다"고 짚었듯이, 이번을 기점으로 악플 문제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국민가수' 김건모 성폭행 의혹 제기  

올해 막바지에는 '국민 가수'로 통한 가수 김건모의 '성추문 스캔들'로 가요계가 시끌시끌하다. SBS TV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선보인 철없는 노총각 이미지로 재조명된 김건모는 최근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과 혼인신고를 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순신각에 추락하고 있다. 여성 A는 과거 김건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를 통해 폭로를 한 뒤 그를 강 변호사를 통해 고소했다. 김건모는 A를 명예훼손과 무고 등의 혐의로 맞고소, 법정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가요계에 어두운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 전통 대중음악인 트로트가 재발견된 것이 반가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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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미스트롯' 송가인이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5.16. yesphoto@newsis.com
◇미스트롯·송가인·유산슬 신드롬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미스 트롯'과 이 프로그램에서 우승한 트로트가수 송가인이 재점화한 '트로트 열풍'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유재석이 '무한도전'의 김태호 PD와 다시 뭉친 MBC TV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를 통해 선보인 코너 '뽕포유'를 통해 트로트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뒤 큰 호응을 얻고 있다. TV조선은 내년 초 '미스 트롯'의 후속 '미스터 트롯'을 내보낼 예정으로 트로트 열풍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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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아이하트라디오 징글볼 (사진 = 빅히트 제공) 2019.12.08 realpaper7@newsis.com
◇방탄소년단, 명실상부 '21세기 비틀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에 K팝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연이어 월드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세 번째 1위에 올랐다. 특히 영국 밴드 '비틀스' 이후 처음으로 1년 안에 세 개의 앨범을 연달아 '빌보드 200' 정상에 올리는 기록을 썼다. 이후 명실상부 '21세기 비틀스'로 통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K팝 가수 처음으로 세계 콘서트계의 심장으로 통하는 영국 런던 웸블리 무대에 섰다. 지난 10월에는 문화에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비아랍권 가수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2019 American Music Awards·AMAS)에서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는 등 세계 주요 시상식을 휩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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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19.12.03 realpaper7@newsis.com
◇슈퍼엠·블랙핑크·트와이스도 활약  

방탄소년단이 세계 팝 시장 문을 활짝 열어젖힌 뒤 잇따라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연합 팀인 '슈퍼엠'은 셀프 타이틀의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거뒀다.  

그룹 '블랙핑크'는 지난 4월 공개한 '킬 디스 러브' 뮤직비디오가 지난달 유튜브가 발표한 '2019년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 7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K팝 가수 중 유일하게 톱 10에 진입하는 등 K팝 걸그룹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한일 관계가 정치, 경제적으로 최악의 관계에 접어든 가운데도 방탄소년단을 포함한 K팝 가수들은 현지에서 활약하며 민간 외교관 역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룹 '트와이스'는 일본 연말 최고의 가요 축제로 통하는 'NHK 홍백가합전'에 올해 말까지 3년 연속 출연을 확정했다. 블랙핑크는 지난 4일 연 도쿄돔 콘서트 5만5000석을 매진시키는 등 역시 현지에서 순항 중이다. 이 도쿄돔 공연을 시작으로 내년 1월 오사카 교세라돔, 2월 후쿠오카 야후오크돔 등 일본 3개 도시에서 4회 돔투어를 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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