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의장, 2020년도 경자년(庚子年) 신년대담

2018 지방선거 이후,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다들 더불어민주당에 의한 절대 권력의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 봤다. 43명의 제주도의원 중 여당 의원 수가 무려 29명이었기 때문이었다. 

야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할 인원도 부족해 연대를 구성해서야 겨우 야당의 지위를 갖출 정도였으니 민주당의 독주가 당연해보였다.

허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사공이 너무 많아 배가 산으로 가기 일쑤였다. 하나의 현안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의원들끼리 의견대립을 보이면서 야당은 소신대로 숟가락만 얹으면 그만이었다.

민주당의 내부 잡음과 갈등은 주로 '제주 제2공항' 문제를 두고 벌어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었지만, 이를 중재하고 당론으로 모아 하나된 모습을 보였어야 할 의장의 힘은 연신 벽에 부딪혔다.

김태석 의장은 이러한 당의 불협화음을 깨끗이 인정하고 도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반기 의장으로서의 역할이 이제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태석 의장은 2020년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Newsjeju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Newsje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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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아쉬웠던 점과 만족할만한 성과를 하나씩 고른다면?

김태석 의장
도민들에게 더 많은 정책의 혜택들이 돌아갈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다. 도민사회내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크다. 모든 정책에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공존하고 역기능 편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는게 정치와 행정의 역할이라고 본다. 그런 분들의 아픈 가슴을 보다듬지 못했다는 것, 더 절실히 다가서지 못했다는 것에 후회를 느낀다. 

제2공항 건설 등 제주현안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여 의회가 대응하는데 한계가 많았다. 의원들 간에도 의견이 엇갈려 불편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의장으로서 의회내부의 갈등조정을 잘 못했다. 다양한 도민의 의견을 반영하고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진통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성과로는 의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 운영, 대규모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실시 등 그리고 아시다시피 지방자치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집행부와 협의하여 상당부분 의회의 인사권 독립을 이뤄낸 점이다.

또한 2개 부서(민원홍보담당관실, 정책연구실)를 신설하고 17명의 인력을 증원하여 현장중심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었고 정책연구실 운영으로 의원들의 다양한 정책발굴과 역량을 강화시켰다. 집행부에 대한 효율적 견제기능 강화를 위해 상임위 전문위원 개방형 임용과 입법지원 전문인력도 확대시켰다. 지난 10대 의회 대비 조례 제·개정건수가 110%나 증가한 것은 이를 반증한다.  

특히, 지방의회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지속가능발전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하여 13개국의 지방정부 및 전문가들과 함께 유엔의 17개 공동목표 실천 공감대 형성과 의회역량을 널리 알린 것은 보람으로 남는다. 후속조치로 11월에 지속가능발전 기본조례 제정과 UN산하 국제기구인 시티넷(CityNet)가입, UN 사무국 방문 등을 통해 국제 Network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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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관련 갈등해결이 요원하다. 관련 예산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송재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거론됐던 '라운드테이블' 구성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 김태석 제주도의장. ©Newsjeju
▲ 김태석 제주도의장. ©Newsjeju

김태석 의장
물론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못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예산을 부동의 했다고 해서 갈등해소를 위한 의회의 노력이 줄어든다든지 제2공항 특위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다.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가 도민의견 수렴 로드맵을 확정짓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12월 20일에는 국토교통부를 방문하여 특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도민의견 수렴결과를 최대한 존중해 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국토부에서도 도민의견수렴 과정에 참여 요청시 협조하겠다는 적극적 입장을 밝혔다.

어떤 형태일지 특정 지을 수 없지만, 제2공항 관련 갈등해소를 위해서는 도-도의회-지역 국회의원- 정부 등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또 다른 협의의 라운드 테이블을 구성해 나갈수도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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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여당임에도 오히려 불협화음이 잦다. 의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한계를 절감했을 것 같은데...

김태석 의장
절대대수의 민주당 의원으로 구성된 제11대 의회 출범시 도민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많은 실망을 끼쳐드려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제주현안과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조차도 다른 입장과 의견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 의회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서 부딪히고, 조정되고, 더 나은 안을 도출하는 곳이다. 43명 의원 모두가 각각의 의결기관이다. 당리당략을 떠나 지역을 대표하여 나름대로의 소신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불협화음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같은 정당이라도 지역구의 주민을 대변하는 관점에서, 또 제주발전의 속도나 방향성에 대한 의견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만, 균열을 메꾸고 진행과정을 매끄럽게 조정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인데 그렇지 못했다.

남은 임기동안 의장으로서 소통과 대화, 논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조정자로서의 리더십을 발휘해 역할을 끝까지 해 나가겠다. 특정 정당 소속 의원이 아닌 도의회 의장으로서 임기 내 추진했던 것들이 아름답게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신년대담. ©Newsjeju
▲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 신년대담. ©Newsjeju

뉴스제주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중앙 정계 진출 의향이 없진 않았을 것 같은데...

김태석 의장
의원으로서, 의장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지역주민이 위임해 주신 권한을 대신해 지역의 일을 돌보고 그 뜻을 전하는 일꾼의 역할은 도의원이나 국회의원이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간 도민들에게 말씀드렸던 ‘책임정치’의 뜻이 그저 ‘말빚’이 아니었음을 실행을 통해 보여드리겠다.
 
제11대 도의회 전반기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줄곧 ‘도민의 자기결정권’ 실현을 강조하여 왔다.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 특위, 행정사무조사 특위가 내년 상반기내 마무리된다. 남은 임기동안 잘 마무리하여 도민사회 내 갈등을 해소하는데 기여하고 싶은게 솔직한 마음이다. 지금까지 여러 자리에서 말씀드린 ‘책임정치’를 실현하는 길이자, 도민의 뜻을 올바르게 받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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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김태석 의장
제2공항 건설을 비롯한 여러가지 현안으로 제주사회가 다양한 대립과 갈등에 휩싸여 있다. 더군다나 지역경제 상황도 좋지 않아 우리 도민들이 어느해 보다 힘들어 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갈등의 문제는 봉합되어야 하고 조정되어 나가는 것이다.

새해는 이런 대립과 갈등을 눈 녹듯이 녹여내 도민대통합을 이뤄내고, 제주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긍정의 마인드로 제주를 바라보고 있다. 또 제주엔 희망찬 미래가 있다. 우리 의회가 그 미래를 여는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내겠다. 지난해 여러 반성할 것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 노력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따뜻한 애정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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