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문 교육감, 2020년도 경자년(庚子年) 신년대담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한 해를 돌아보며 지역 내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제주는 2015년 1명의 스스로 삶을 마감한 학생을 끝으로 지난해까지 평온했다. 그러나 2019년 5명의 학생이 재발했다. 이 교육감은 '시스템 개선'을 약속했다. 또 2019년 고교체제 개편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제주특별자치도 이석문 교육감은 2019년 한 해를 돌아보고, 2020년을 맞아 <뉴스제주>와 제주교육 현안에 대한 평가와 소견을 밝혔다.

이석문 교육감 첫 말문으로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우려했다. 그는 "올해 상반기는 제주지역 (삶을 포기하는) 아이들의 일이 불거져 많이 힘들었다"며 "그동안 학생건강증진센터 전문의들이 2년 정도 채용됐다가 빠지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집중도가 떨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 전문의 채용으로 시스템이 안정됐지만 가정에서의 협력이 여전한 과제로 남아있다"며 "부모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데, 학교가 개입하기는 한계가 있으나 할 수 있는 일들을 최대한 노력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석문 교육감은 "실질적으로는 과정마다 아이들의 특성을 어떻게 조기에 발굴하고 같이 노력할 것이냐가 관건"이라며 "마음이 아픈 것을 인정하고, 함께 치료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2019년은 고교체제 개편의 성공을 맛 본 해이기도 했다. 고고체제 개편은 교육감 승선 후 중점 공약이기도 하다. 

현재 제주는 읍면지역 학생들이 제주시로 넘어오는 비율이 줄었고, 균등 발전 속 읍면지역도 교육의 중심이 되고 있다. 2020년 수능에는 읍면지역 최초로 한림고와 애월고에서 3명의 서울대학교 합격생을 배출하기도 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읍면고 지역에서도 진학률이 좋았는데, 서울대여서라기 보다는 과거 '읍면지역은 최상위권 학교를 가지 못 한다'는 인식을 벗어나게 됐다"며 "고교체제 개편 등으로 '읍면지역 학교로 진학해도 최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겠다'는 선택지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집에서 가까운 고등학교로 가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각 학교마다 좋은 진학 성과로 나타났다"며 "초등학교부터 대학 진학까지 읍면지역도 교육의 중심지가 됐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끝으로 이석문 교육감은 2020년 제주교육에 대한 포부도 드러냈다.

그는 "2020년은 새로운 100년의 시작으로,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제주교육으로 100년의 물꼬를 만들겠다"며 "교육 본질이 살아있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의 건강과 행복을 꽃 피우겠다"고 강조했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뉴스제주
올해 유난히 삶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빛을 발하던 혼디거념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다. 혼디거념의 현재 문제점과 개선책은?

이석문 교육감
개인적으로 아이들에 없었던 일이 불거져 많이 힘들었다. 그동안 학생건강증진센터 내 전문의를 2년 정도 채용했다가 빠지면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고, 관리자들이 교체되면서 그것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진 면이 있다.

가정에서의 협력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하반기에 전문의가 채용되면서 시스템이 안정됐다. 학교 분위기가 손을 내밀 때 잡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된다. 교사들이 분기당 한 번 정도는 전화를 하면 만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 그러면서도 기존에 해왔던 시스템을 계속 해나간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제주도 내 전문의와 전체적으로 의견을 나눴고, 한편으로는 사회 전체적으로, 그리고 학교 시스템 변화도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부모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한계가 있다. 학교 관리자나 교사, 아이가 '우울증'이라고 말했을 때 마음이 아픈 것을 인정하는 환경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는 지금까지 부모와 터놓고 말하면서 아이가 치료하고 정상적으로 오는데 합께 가야되는 구조가 쉽지 않다. 어떤 경우는 벽을 넘기가 어렵고 한편으로는 우발적으로 흐르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는 힘들었다. 지금보다 좀 더 좋은 것들이 있으면 수용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 실질적인 과정과 아이 마다 특성들을 어떻게 조기에 발굴하고, 같이 노력해 나갈 것이냐. 올해는 그런 특징이나 낌새가 없이 생긴 경우가 절반이다. 어렵다. 

뉴스제주
2020학년도 수능에서 읍면지역인 애월고와 한림고에서 개교 후 처음으로 서울대 합격자가 배출됐는데, 어떤 의미나 상징성이 있나?

이석문 교육감
읍면고에서 틈틈이 진학이 좋았다. 읍면동 학교 경우 과거는 '최상위권'으로 가지 못한다는 인식이 있어왔다. 고교체제 개편과 우선적 지원 등이 이뤄지면서 현재 입시제도 속에서 최상위권 진학 사례를 만들게 되면 나름대로 지역주민들의 선택지가 생겨나는 것이다. '최상위권 대학을 우리도 갈 수 있겠구나'라는 인식이 생기면 동지역 경쟁이 조금은 완화되는 것이 있다. 지금은 제주시 동지역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낮아졌다. 

읍면지역 중에서도 남원이나 이런 곳을 제외하고는 제주시로 넘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읍면지역에서 상위권 학생들이 제주시로 넘어오기 보다는 지역학교를 선택해서 대학을 가는 흐름이 이전 교육과 달라진 부분이다. 

고교체제개편으로 읍면이 교육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 진학까지 했을 때, 이제는 읍면지역도 교육의 중심지가 됐다는 것은 대단한 의미가 있다. 어떤 그룹이라든지 상위 5%이내는 그곳에 적응을 한다. 이제까지 서울에 있는 주요대학, 최상위권 대학의 비율을 보니까 수시비율이 월등이 높더라. 큰 무리 없지 않나 본다.  

뉴스제주
2019년에도 교사의 성추행 문제 등이 빚어졌다. 이것은 도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일어나는 현안이기도 한데, 자질 개선을 위한 대책은? 

이석문 교육감
우선 성 관련 사안에 심려를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 재발 방지에 노력하지만 매해 같은 사안 되풀이로 당혹스럽고 안타깝다. 교사 개인 역량과는 다른 성에 대한 감수성, 인식에 대한 문제이기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지속적으로 관련 연수를 하고 다양한 소통 자리를 통해 교사들이 스스로 성찰하고 인식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Newsjeju

뉴스제주
제주외고 일반고 전환 관련 구상안은 무엇인가?

이석문 교육감
공론화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결과를 보고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을 정리하겠다. 제주외고는 공립이라 일반고 전환을 위한 논의의 부담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편이다. 문제는 전환의 모형이다. 대안 없는 논의는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 읍면 일반고로 전환할지, 제주시 동지역 평준화고로 편입할지 등 공론화 결과를 보겠다.

뉴스제주
올해 일부 교육청들이 교사에게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하거나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비공개로 하는 등 '교사 부담 덜기와 사생활 보호 대책'에 나서고 있는데, 제주도교육청은 어떤 입장인가?

이석문 교육감
의견수렴을 해야 한다. 교사들이 카톡방을 만드는데 그런 편이 높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가장 전화가 많이 요구될때는 출근 전 후 한 시간 이내다. 이때 아이 문제로 통화 관련 이야기가 많다. 이것에 대해서 의견수렴을 해서 가능하면 사생활이 보호되도록 해야 한다. 

뉴스제주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일명 '민식이 법'과 관련해서 도교육청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도정이나 경찰과의 협업 방안이 있나?

이석문 교육감
제주는 이미 1km는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안전하고 건강한 등하굣길'을 조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청과 의회, 경찰 등에서 많은 노력과 지원을 하고 있다. 

민식이법은 아이 한 명, 한 명이 안전한 사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궁극적 목표가 담겼다. 운전자 처벌 내용에 국한할 것이 아니다. 민식이법을 계기로 실질적으로 아이들이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데 함께 노력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방향성에 맞게 협력 및 지원 체계를 갖추겠다.

뉴스제주
2020년 역점 추진 사업은?

이석문 교육감
IB 관심학교 표선고를 안착하는데 주력하겠다.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교복 개선도 이뤄진다. 제가 늘 관심을 갖는 것은 4가지다. 바로 기초학력, 비만, 중도탈락, IB 등이다. 학교 급식에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농산물 사용을 늘리겠다. 급식에 쓰이는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중금속 검사 횟수도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할 것이다. 학교 다목적 체육관에 공기정화장치를 확대해 미세먼지 대응체계도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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