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1심 10차 공판 6일 진행...6시간 동안 열려 
검찰, 의붓아들 사건 당일 핸드폰 분석 등 통해 "고유정 잠 안잤다"
고유정, "그날 내가 인터넷 했는지 기억 안 난다"

7일 고유정의 얼굴이 공개됐다.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고유정의(37. 여)의 열 번째 공판에서 의붓아들 사망사건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증인심문에 나선 고유정은 억울함을 토로했고, 검찰은 '분노'가 사건을 키웠다고 확신했다.  

6일 오후 2시 제주지방법원에서 고유정 1심 재판이 진행됐다. 쟁점은 사건 당일 고유정의 취침 여부였는데, "감기로 일찍 잠이 들었다"며 의붓아들 사망과 무관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박하는 증거들을 검찰 측에서 내세웠다.  

앞서 고유정은 2019년 5월18일 전라남도 완도항에서 배편을 이용해 자신의 차량을 싣고 제주로 내려왔다. 입도 일주일 후인 5월25일 고유정은 자신의 이름으로 예약한 제주시 조천읍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유정은 범행 후 유기한 사체 일부를 5월28일 제주-완도 여객선 항로에 유기한 혐의도 추가로 받고 있다. 또 완도에서 김포(부친 거주지)로 이동한 고유정은 2차 사체 훼손 후 주변에 유기했다. 훼손된 전 남편의 사체 일부는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고유정은 지난해 3월2일 새벽 충북 자택에서 현 남편과 잠을 자던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도 드러나며 추가 기소돼 재판을 잇고 있다. 

이날 검찰 측은 현 남편이 전처와 사이에서 난 아들을 고유정이 질식사로 숨지게 한 증거들을 늘어놓았다. 살인 동기는 현 남편에 대한 '증오'다.

검찰에 따르면 사망으로 숨진 의붓아들의 사인은 '가해자에 의한 의도적인 질식 행위'이라는 소견·추정이 나왔다. 가해자는 외부에서 출입한 흔적이 없어 고유정과 현 남편으로 압축되는데, 남편에게는 살인을 할 만한 동기가 적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그동안 고유정은 사건 당일인 2019년 3월2일, 감기 기운으로 일찍 잠이 들었다는 진술을 유지해왔다. 검찰은 PC와 핸드폰 분석 등을 통해 새벽 동안 고유정이 깨어 있었던 점을 강조했다. 

먼저 지난해 3월2일 새벽 2시36분쯤 방 안에 있는 PC를 통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내용은 완도에서 제주로 배를 싣고 가는 여객선의 내용이 담긴 글이다. 

검찰 측은 "공교롭게도 그 여객선은 전 남편의 사체를 싣고 간 배"라며 "내용을 검색한 인터넷 검색기록은 청주 집 컴퓨터(PC)로 검색했는데, 집 구조상 거실 등을 가로질러야한다"고 말했다.  

핸드폰 타임라인 분석을 통해서는 사건 당일 새벽 3시쯤은 핸드폰에 있는 저장된 번호 목록을 수정했고, 새벽 4시52분쯤은 핸드폰에 저장된 음성파일 두 개 활성화가 나왔다. 아침 7시는 항공권 발권도 했다. 

검찰은 "고유정은 (의붓아들이 숨진 당일) '새벽 1~2시 무렵 잠이 들어서 중간에 깨지 않았고, 빛이 들어와서 날이 밝은 것을 알았다'고 진술했었다"면서 "핸드폰 타임라인 분석 이후 말이 바뀌는데, 의붓아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갔느냐"고 물었다.  

증인심문에 나선 고유정은 "잠이 들기까지 핸드폰을 했던 것은 맞지만 여객선 관련 검색을 한 기억은 없다"며 "아마도 핸드폰 분석 과정에서 오류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숨진 당일 밤)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다른 방에 있는 곳까지 가서 PC 검색을 한 기억도 없고, 핸드폰 저장 목록을 확인한 기억만 있다"고 언급했다. 

의붓아들 사망 당일 고유정이 깨어있었다는 증거를 끄집어 낸 검찰은 고유정이 증오에 대해 강조했다. 현 남편과 고유정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분석한 검찰은 분노의 시작을 유산 이후로 추정했다. 

지난해 2월쯤 고유정은 현 남편 사이의 임신한 아이가 유산됐다. 현 남편 카카오톡 프로필에 의붓아들 사진을 걸어놓은 것은 본 고유정은 자신과 아이를 '능멸'했다고 생각했다. 둘 사이의 메시지 내용은 다툼이 많았다. 검찰이 대표적으로 언급한 메시지 내용은 "난 너한테 더한 복수를 주고 떠날꺼야"라는 고유정이 보낸 문장이다. 

검찰은 "결국 복수를 위해 고유정은 현 남편이 아들과 잠을 잘 때, 의붓아들을 죽여 현 남편의 마음의 상처를 극대화 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고유정은 의붓아들 사망은 본인과 전혀 관련성이 없음을 강조했다. 고유정은 "(수면제 성분 이야기들은) 현 남편은 소방관으로 구급상황과 관련 약품에 대해 잘 안다"며 "평소에도 돋보이거나 자랑하는 것은 좋아하는 남편은 '스트레스가 많다'는 말버릇과 함께 일부러 식탁 위에 약 봉지를 펼쳐놓았다"고 발언, 수면제도 남편이 스스로 먹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덩치가 있는 남편은 잠버릇이 안 좋았는데, 경험에 비춰봤을 때 그걸로 인해서 의붓아들이 죽었을 것"이라며 "저는 당연히 죽이지 않았기에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현 남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고유정은 전 남편을 살해한 것은 맞지만 우발적 범행임을 덧붙였다. 고유정은 "(전 남편에게) 성폭행을 당해 정신이 없었다"면서 "밖에서는 저를 잔인하게(계획적 범행) 바라보는데 아니다"고 했다. 

한편 이달 20일은 고유정 결심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고유정의 범죄 무게를 다루는 형량 등 구형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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