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도 방문 시 도항선 내 인원과 숙소 내 수영장 이용에 따른 접촉자들 추적 중
제주자치도, 이번 사례 두고 "최악의 경우"로 판단... 지역사회 전파 우려 현실화 목전
코로나19 증상이 있었는데도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지 않고 4박 5일간의 제주여행을 강행한 뒤 서울로 돌아간 미국 유학생 A(19,여,경기도)씨 일행 때문에 제주도가 발칵 뒤집혔다.
현재 알려진 이동 동선만 20곳, 접촉자는 38명으로 파악됐으나, A씨가 우도 방문 시 이용했던 도항선과 숙소에서 수영장을 이용한 데 따른 접촉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제주특별자치도 방역당국이 추가 역학조사 중이다.
제주자치도는 이에 따른 접촉자가 최소 1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추가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A씨로 인해 폐쇄되는 사업장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100명 이상의 자가격리로 인해 발생한 피해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미 A씨 일행(4명)이 다녀간 해비치의원(표선)의 경우, 24시간 폐쇄되고 방역조치가 이뤄져 하루 뒤엔 영업이 가능하지만 이곳에서 일하고 있던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 조무사 2명 등 5명 전원이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 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14일 동안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성산포항과 우도를 오가는 도항선 역시 하루 운행이 중단됐으며, 이들이 거쳐간 숙소 두 곳과 각종 편의점, 카페, 음식점, 관광지 등도 마찬가지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다닌 곳도 꽤 있었기 때문에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더욱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제주도민들은 A씨에 대해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역시 26일 브리핑을 통해 공개적으로 A씨를 비판했으며, 강한 어조로 최대한의 법적 조치를 묻겠다고 말했다.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 역시 A씨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배종면 단장은 "미국에서 국내로 들어온 15일 이후 14일간 자가격리 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이를 어기고 5일만에 제주여행을 나선 것이 우선 이해가 안 되고, 제주에 입도한 20일 오후 8시부터 증상이 있었는데도 선별진료소를 방문하지 않은 채 4박 5일의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도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배 단장은 "여행 도중 의원을 방문했다는 건 증상이 악화됐다는 건데 병원을 가지 않은 것도 이해가 안 되며, 서울로 돌아가자마자 병원에 들러 검사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코로나19 감염 걱정을 했다는 건데 대체 왜 제주에선 검사를 안 받은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거듭 의문을 던졌다.
이를 두고 기자단에선 "이러한 사항을 A씨에게 설명하고 답변을 들었느냐"고 묻자, 배 단장은 역학조사를 위한 질문만 했을 뿐 이를 물어보진 않았다고 답했다.
추가 접촉자 증가 여부에 대해선 "우도 선박 이용객이 몇 명인지, 숙소 내 수영장 사용객이 몇 명인지 파악 중인데 이를 다 합치면 100명이 넘을 것으로 본다"며 "같이 여행을 다녔던 일행에 대해선 강남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시행한 걸로 아는데 아직 추가 확진 통보를 받진 않았다. 만일 한 명이라도 더 나오면 접촉에 의한 자가격리자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씨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아직 명확치 않다. 배 단장은 "미국인지, 서울로 귀국한 뒤 제주로 내려오기 전까지 5일 기간 중에 감염이 된 것인지 확실치 않다"며 "허나 분명한 건 제주에서 감염된 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이번 강남 미국 유학생의 사례가 벌어져선 안 될 '최악의 경우'라고 보고 있다.
배 단장은 "제주에 입도한 목적이 관광이다. 제주에 들어오자마자 증상을 인지했고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돌아다녀 많은 문제를 일으켜 제주로선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며 "다시는 이런 비도덕적 행위가 일어날 수 없도록 강화된 방역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