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 많은 온라인 수업
어쩔 수 없다지만 문제 많은 온라인 수업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4.1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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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 이용한 온라인 수업 접속 지연 허다... 학부모 항의 민원 폭주
제주도교육청, 기기 교체 외 별다른 방법 없어.. 서버 증설은 교육부 몫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개학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인 가운데, 교육부가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온라인 수업이 너무 부실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개학을 강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지만 온라인 수업 방식에 따른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니다.

▲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시행 중인 가운데, 접속 지연이나 학업 질 저하 등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다. 과제 중심형인 경우, 옆에서 지도해 줄 부모 등의 사람이 없을 때 학생들이 문제해결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Newsjeju
▲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시행 중인 가운데, 접속 지연이나 학업 질 저하 등의 문제점이 계속 지적되고 있다. 과제 중심형인 경우, 옆에서 지도해 줄 부모 등의 사람이 없을 때 학생들이 문제해결에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Newsjeju

제주시 읍면지역에 거주 중인 김 씨는 최근 첫째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해 1학년, 둘째 딸은 초등학생 4학년에 재학 중인데, 문제는 온라인 수업하라고 받아 온 태블릿 PC가 말썽이다.

집안 와이파이(wi-fi) 망에 연결되지 않아 학교로부터 기기교체를 받아왔지만, 이번엔 접속이 지연돼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울먹이는 전화를 받은 김 씨는 일(택시)하다 말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해보려 했지만 로그인이 안 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화가 난 김 씨는 제주도교육청에 전화해 이를 따져 봤지만 허사였다. 돌아오는 답은 또 다시 다른 기기로 대체해주겠다는 답변. 결국 도교육청 직원은 이 학부모의 성난 불만을 감내하며 다 받아 안을 수밖에 없었다.

김 씨는 뉴스제주에 제보전화로 "일 나갔다가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다고 울면서 전화가 와 집에 달려가보니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래서 일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한가득 토로했다.

이러한 항의 민원이 속출하고 있지만 제주도교육청으로선 딱히 해결방법이 없다. 서버를 증설해야 하지만 이는 도교육청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다. 

이 문제와 관련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에 기기를 새로 교체해달라고 요청하고는 있으나, 그나마 제주 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접속지연 현상이 심하진 않은 편"이라며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체크하고는 있으며, 그 때마다 조치는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조치라는 것이 장비 업그레이드 뿐이라는 게 문제다. 교육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접속이 원활할 때도 있고, 그러지 못할 때도 있어서 서버 증설에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각 지방교육청에선 기기교체 외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2차 온라인개학을 한 16일 오후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Newsjeju
▲ 2차 온라인개학을 한 16일 오후 울산 북구 염포초등학교 6학년 1반에서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Newsjeju

# 온라인 수업 = 쌍방향, EBS, 과제 중심형 3가지로 진행 중

현재 온라인 교육은 교육부가 내놓은 3가지 방식 중 하나를 교사(학교)가 채택해 이뤄지고 있다.

교사들이 강의를 만들고 학생들과 온라인상에서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든 쌍방향 수업과 EBS 콘텐츠를 활용한 방안, 과제 중심형 3가지다.

이 가운데 쌍방향 수업은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에 익숙치 못한 교사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젊은 교사들도 쌍방향 수업을 마련하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다른 방법 중 하나는 EBS 동영상 강의다. 이미 제작돼 있는 영상을 송출해 주는 방식인데, 교사와 교감을 나눌 수 없어 학생들이 스스로 주의집중하지 않으면 학업능률이 극히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과제 중심형은 말 그대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고, 이를 답해오면 교사가 피드백 해주는 방식이다. 쉽게 얘기해 원격 과외형인데, 인터넷 상에서 이뤄지는 교육이 아님에도 '온라인 교육' 범주에 넣고 있다.

교사들은 이 3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 내 교사들이 수업방식을 학교 특성에 맞게 논의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학교별로 온라인 수업 방식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초·중·고교에서 이 세 가지 방식을 어떤 비율로 채택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이 세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지만 특히 '온라인 수업'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인 '과제 중심형' 수업 방식이 문제다.

수업도 듣지 못한 상황에서 덜컥 과제를 받아 안은 학생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옆에서 지도해줘야 하는 부모들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현대의 교과서들은 지금의 학부모들이 예전에 알고 있던 그런 교과서가 아니다.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기만 했던 과거의 교과서가 아닌데다가 특히 국어의 경우, 답이 딱히 정해져 있지도 않다. 게다가 인지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의 경우는 더 심하다. 옆에서 도움이 없으면 아예 문제 풀이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 부모들이 대신 답을 적어 제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도초등학교에서 6학년 1반 손지영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등학교 1·2학년이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16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동도초등학교에서 6학년 1반 손지영 담임교사가 학생들과 쌍방향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제주도 내 대학들, 교육 질 저하 심각... 교재 단순 요약으로 과제 제출 대부분

이러한 과제 중심형 온라인 수업의 폐해는 초·중·고교보다 대학이 더 심하다.

제주도 내 대부분의 대학교수들은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는 것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는데, 그 질이 심히 심각할 정도다.

과제 중심형이 레포트를 제출하는 방식이라 '온라인 수업'이라고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제주대학교에 재학 중이라는 A씨는 "과제라는 것이 대부분 단순히 교재의 몇 단원을 요약해 오라는 수준일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제주도교육청 관계자는 "오히려 초·중·고에선 과제 중심형이 더 나을 수 있다"며 "현재 제주도교육청에선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과제를 냈다면 반드시 피드백을 해주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피드백이 매우 중요한 거라 과제 중심형이든 어떤 방식이든 피드백으로 학생과 소통하고 생활지도도 함께 이뤄지길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나 문제는 이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교사들의 피로도가 극에 달할 것이라는 점이다. 도교육청에서도 "수업 준비도 해야하고 학생 개인별로 일일이 피드백을 해줘야 해서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모돼 교사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교사의 피로도가 심해질수록 과제는 점차 단순화될 우려가 있다. 이에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래서 빨리 개학해야 한다"며 "대학에선 어떻게 운영되는지 모르지만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로 벌써 국·내외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젠 예전의 삶으로 영영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여러 매체에서도 포스트 코로나를 예측하는 시대상의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교육의 모습은 앞으로 온라인 수업 방식이 핵심 포맷이 될 것이라는 예견도 있었다.

이를 감안하면, 하루빨리 개학을 해야 이 문제가 없어질 것이라는 의식보단 이번 기회로 온라인 수업 체계를 가다듬어 미래를 대비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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