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올해 4월~5월 네 차례 서귀포 문섬 바다 확인 나서
천연기념물 해송 집단 서식지 폐사 진행 확인
난대성 생물 '담홍말미잘' 기생의 주원인···"관계기관 손 놓고 있다" 주장

▲ 제주도 범섬 바닷속 산호군이 파괴되고 있다고 녹색연합이 주장했다. 담홍말미잘이 산호 '해송'에 기생, 조금씩 말라 죽이고 있다 / 사진제공 - 녹색연합 ©Newsjeju
▲ 제주도 범섬 바닷속 산호군이 파괴되고 있다고 녹색연합이 주장했다. 담홍말미잘이 산호 '해송'에 기생, 조금씩 말라 죽이고 있다 / 사진제공 - 녹색연합 ©Newsjeju

국내 최대 천연기념물 '해송'의 집단 서식지인 제주 문섬 바다 속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난대성 생물 지표종인 담홍말미잘에 의해 법정 보호종 산호 '해송'이 집단 폐사 중이라는 주장이다. 

28일 녹색연합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올해 4월~5월 문섬 일대 바닷속(수심 약 20~30m)에서 법정 보호종 해송의 집단 폐사를 확인했다. 

소나무를 닮은 산호, 해송은 바닷속 암반에 붙어살며 여러 개체가 모여 군체를 이룬 모습이 나뭇가지처럼 보인다. 제주도와 남해안, 울릉도 등 난류가 흐르는 곳에 서식한다. 국내외 멸종위기종으로, 법정 보호종이기도 하다. 해송은 지팡이나 보석으로 가공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불법체취로 많이 훼손된다. 

폐사 원인으로 녹색연합은 '담홍말미잘'을 꼽았다. 말미잘이 해송에 기생하면서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폐사가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 측은 네 차례 잠수를 통해 해송의 집단 폐사를 확인했다. 해송류 가지에 무리지어 사는 담홍말미잘의 존재는 이미 학계에서 10년 전부터 확인됐으나 이번처럼 해송 서식지 전체가 훼손되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이들은 설명했다. 

제주 연안은 국내 산호충류 160종 중 125종이 다양하게 서식한다. 해송 폐사가 확인된 서귀포 문섬은 범섬 일대와 함께 세계 연산호 서식지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문화재청은 제주 남부해역의 서귀포 일대와 송악산 일대를 천연기념물 제442호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으로 지정했다. 또 문섬과 범섬은 그 자체로 천연기념물 제421호 '문섬 범섬 천연보호구역'이다. 

▲ 문섬 한 개창에서 발견된 긴가지해송. 주요 줄기가 잘려있다. 불법 채취로 추정된다 / 사진제공 - 녹색연합 ©Newsjeju
▲ 문섬 한 개창에서 발견된 긴가지해송. 주요 줄기가 잘려있다. 불법 채취로 추정된다 / 사진제공 - 녹색연합 ©Newsjeju

녹색연합은 "문화재청,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 기관들은 보호종·보호구역 지정만 했을 뿐 집단 폐사도 파악하지 못하는 등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담홍말미잘의 급격한 확산과 해송의 집단 폐사에 대한 원인을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담홍말미잘이 급격히 확산된 이유는 정확한 모니터링 정보가 없기에 단언할 수 없으나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상승과 해양생태계 변화에 민감한 난류성 지표종임을 알 수 있다"며 "기후변화가 담홍말미잘 확산과 해송 집단 폐사에 연관이 있다고 추측 가능하다"는 소견을 내세웠다. 

그러면서 녹색연합은 "해양수산부 등은 '해송' 집단 폐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서 전수 조사에 나서고, 기후변화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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