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예정자 "제가 진심을 다하면 나의 음주운전은 공무원들이 이해해줄 것"이라면서
음주운전 공무원에 대한 징계 묻자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 답해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식의 답변을 내놔 과연 공직기강이 제대로 설 수 있는지 의문을 들게 했다.
인사청문 자리에서 청문위원이 김태엽 예정자에게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묻자, 김 예정자는 "제가 진심으로 다가선다면, (저의 음주운전에 대해선)공무원들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향후 공직자들이 음주운전을 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 되돌아왔고, 이에 김 예정자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답변을 내놔 인사청문위원들을 아연실색케 만들었다.
특히 김 예정자는 자신의 음주운전 경력으로 인해 오히려 공직자들이 경각심을 더 갖게 될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도 덧붙였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에 7가지가 있다. 병역기피와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 연구 부정행위,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 등이다. 설령 이 기준에 없더라도 각각의 비리에서 중대성이나 고의성이 있다면 임명을 배제한다"며 "이러면 예정자는 이 기준에 의해 적격이냐 부적격이냐"고 즉답을 요구했다.
김 예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음주운전 사고를 시인하고 사죄를 했음에도 "특별하게 부적격한 사유가 없다고 본다"며 뻔뻔한 답변을 내놨다.
그러자 이 의원이 "음주운전 공직자에 대한 징계처리를 해야 할텐데 본인의 결격사유로 이게 강력하게 리더십 발휘가 되겠냐"고 반문하자, 김 예정자는 "진심으로 대하면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이번 사례로 제2의 제3의 고위공직자 임명에서 안 좋은 사례가 만들어졌을 뿐만 아니라 두고두고 회자될 사례다. 대체 시장 자리가 누굴 위한 자리냐"고 꼬집었다.
김 예정자가 "서귀포 시민을 위한 자리"라고 말하자, 이 의원은 "맞다. 그런데 지금은 지사 한 사람에게서만 인정을 받고 있다. 지금이라도 사퇴할 의향이 없느냐"고 물었고, 김 예정자는 "제가 저지를 과오를 서귀포시민에 대한 봉사로 갚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충룡 의원(바른미래당, 송산·효돈·영천동)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뻔한데 굳이 시장을 하고 싶은 진짜 이유가 뭐냐. 더 명예롭지 않은 것 같은데"라고 지적해도 김 예정자는 같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에 강충룡 의원은 "지사와 교감이 있어서 그런거냐. 무슨 약점이라도 잡았느냐"고 수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김 예정자는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 보이지 않는 조력자들, 대체 누구를 위해?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김 예정자의 모두발언을 문제 삼았다. 강 의원은 "석고대죄한다면서 고향 발전을 위해 시장직에 지원했고, 서귀포 사람이라고 강조하는데 정작 본인은 1991년 이후 제주시에서만 쭉 거주해왔고, 본인 포함 배우자와 아들 등 가족의 모든 부동산이 제주시에 몰려있다. 이건 누가봐도 서귀포시에 살 생각이 없다는 건데, 이런데도 서귀포 사람이라고 하는거냐"고 반문했다.
이어 강성의 의원은 "지금 보면 예정자는 원희룡 지사가 지명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능력자인 거 같다. 음주운전 사고로 약식기소가 되기까지 빨라야 3개월이 걸리는데 불과 43일만에 재판까지 끝냈다"고 적시했다.
김 예정자가 "통상 그렇게 걸리는 건지 몰랐다"고 발뺌하자, 강 의원은 "예정자야 모르겠죠. 법원장도 원희룡 지사 동문이어서 그런거냐. 예정자를 위해 보이지 않는 손이 다 움직인 결과"라며 "행정시에 문의해보니 지난 3년간 교통사고로 공공시설 변상금 처리한 게 예정자가 유일했다. 이전엔 이런 사례가 단 한 건도 없었다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이렇게 한 적이 없다더라. 예정자가 비서실장일 때, 형님이 공사에 취직하고, 아들이 신화월드에 채용되고, 아내가 승진했다. 우연이 너무 겹치면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예정자는 정말 갑 중의 갑 능력자"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아내도 2011년에 건물 매입하고 임대업을 2년간 했더라. 본인도 몰랐으니 아내도 세금(종합소득세)을 안 냈을거다. 1가구 2주택도 피하고 본인 집 처분하기 전에 토지를 매입한 뒤에야 건물 짓고, 재테크의 달인인 거 같다"며 "20대 아들이 무일푼으로 건물주가 됐다. 과연 이런 면면들이 고위공직자로서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느냐"고 연거푸 쏘아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