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람] 서귀포 일류학원 오형진원장

“학원에 오는 친구들을 보면 슬프고, 힘들어 보인다. 왜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시기에 그들이 얼굴은 항상 어두운 모습이어야 하는지...이들이 여기 오는 순간만이라도 미소와 웃음소리를 가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내 간절한 작은 바램이다."

짧은 머리에 큰 눈을 가진 41살의 오형진씨.

그는 “학원은 단지 공부만 하는 공간이란 인식을 과감히 배격해야 한다. 아이들이 공부를 자기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하게끔 하는 여건조성의 우선 마련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주장하여 서귀포지역 학원가에서 꽤 알려진 유명인사다.

서귀포 일호광장에 위치한 일류학원 원장이면서 과학전문 학원선생으로 활동하는 그는 오늘도 학원을 찾은 아이들과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날 기자가 찾아간 시간에도 그는 한창 초등학교 학생들과 정신없이 수다(?)를 떨고 있다.

잠시 아이들과 무슨 이야기를 들어 보려고 귀를 집중하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오형진원장이 벌떡 일어나서는 화장실로 가서 비이커 2개와 대야를 가지고 들어오는 것이였다.

기자는 영문도 모른 상태로 멍하니 두리번거리고 있었으나 애들은 매번 그런일이 있었는지 덤덤하게, 그러면서 기대를 가득 머금은 표정으로 오원장의 다음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어 그는 대야에 비이커를 각 각 한 개씩 넣고 물을 가득 담은 후 칠판으로 가서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비이커에 있는 물을 대야에 담으면 어떻게 되지?. 비이커 속의 물이 대야속으로 들어가면 대야는 이 비이커의 물을 모두 먹어버리게 되지. 이러한 원리가 바로 합집합이라는 것이고, 교집합이라는 것은.....”그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고 애들은 조용히 손놀림과 칠판을 번갈아 가면서 고개만 끄덕거리고 있었다.

우리같은 성인은 오래전에 알던 기본적인 지식이지만 원리를 전혀 모르는 초등학교 저학년 친구들에게는 어려운 학문이기에 그는 직접 그 원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실험을 통해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을 시키는 것이다.

한참을 이야기 한 후 아이들의 질문을 다 받고 애들의 호기심을 다 해소시켜 돌려보낸 뒤(아마도 1시간정도가 흐른 시간)다시 기자와 인터뷰를 시작했다.

“정말 열정적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것인가”라고 기자가 묻자 “전혀 그렇지 않다. 내가 예전에 학창시절에 원리도 모른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암기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그러하기에 시험에서 응용문제가 나오면 매번 고생한 적이 많았기에 기초를 든든해야, 다시말해 원리에 대해 정확히 인지해야만이 다음단계로 쉽게 넘어갈 수 있기에 이러한 기초단계에 중점을 두는 것일뿐이다”라고 웃으면서 설명했다.

꽤 오랫동안 학원에서 강사생활을 해온곳으로 아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다면이란 기자의 질문에 오원장은 곰곰이 생각하더니 “아마 7-8년전쯤 한 중학생 여학생이 있었다. 그 친구는 영어와 수학 등 모든 주요과목에서 교내 톱을 달릴 정도로 우수한 친구였는데 유독 과학과목이 약했다. 내성적인 친구라 더 이상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정도 교감이 쌓일 무렵 그 친구가 지구와 달의 관계, 그리고 공전과 자전의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너무나 간절히 원하기에 그 친구의 부모와 동행하여 하루를 잡아 낮부터 새벽까지 각도계와 나침반, 그리고 셀로판지를 가지고 군산오름(서귀포지역 대표오름)에 올라 매 시간마다 태양과 달의 운행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더니 그 친구가 그 자리에서 마구 울어 버렸다. 추후에 부모로부터 들어보니 학교에서 우등생이라고 소문난 그 친구가 과학의 기초가 되는 사항을 모 담당교사에게 질문했다가 광장한 수모를 당하면서 과학이라는 과목을 멀리했다는 것이였다.”라고 말하면서 잠시 지난간 시간을 회고해보는지 미소를 띄워보였다.

그래서 그 친구는 어떻게 되었느냐고 기자가 재차 묻자 오원장은 “과학이라는 그 자체에 흥미를 가지면서 덩달아 모든 과목에서 전교 톱을 달리게 되었고, 좋은 대학을 나와 지금 미국에 유학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미국 유명대학의 지구과학부분 석사과정을 이수중이라고 한다”라면서 “밤낮이 없는 이러한 학원생활에 회의를 느껴 잠시 긴장이 풀릴때마다 이러한 친구들을 통해 나 스스로 채칙질을 하게 만드는 원동격이 되어 준 일”이라고 오히려 그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장시간동안 오원장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허기를 느껴 밖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학원운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가려는 찰나 몇몇의 건장한 청년들이 우리 길을 막아섰다.
조금 으슥한 골목이라 긴장하는 찰나 그 친구들이 달려오면서 “선생님”하고는 오원장에게 달려드는 것이였다.

그러더니 건장한 청년들하고 악수하고 포옹하고......,
이날 기자는 그들과 2m정도 거리를 두고 한참동안을 다 큰 사람들의 너무나 반가움에 격한 표현의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어느정도 진정이 된 상태에서 건정한 청년들에게 어떠한 관계냐고 묻자 그중 가장 건장한 친구는 오원장의 손을 꼭 잡고는 “우리의 형님이요, 삼촌이면서 정신적 스승이시다”라면서 “아마 중학교때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5년간 우리와 시간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어떤 선생이였는지 묻자 그는 “학교 선생님, 가족보다 우리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하고 다독거려준 분이시다”라면서 “아마 오선생님이 아니면 지금 밤거리 뒷골목에서 나쁜짓을 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장시간동안 선생으로서 꾸지람과 형으로서 아낌없는 배려에 정신차려 이제 어엿한 대학생으로, 그리고 이제 국가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입대 예정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오원장의 손을 놓지 않았다.

그날 오원장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인터뷰를 진행할려고 계획을 잡았으나, 오랜만에 만난 사제지간의 시간을 빼앗기 너무나 가혹하여 다음에 다시 한번 인터뷰를 하기로 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오로지 좋은 대학,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강박감에 시달려 하루하루가 힘들어 가는 어린 친구들에게 공부는 물론,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의 일원이 되는 방법과 가치관을 만들어 주려는 그.

차를 타고 제주시로 넘어오면서 학원을 찾는 친구들에게 학원선생을 넘어 그 무엇인가를 남기려고 애쓰는 오형진원장의 미소에..... 오늘 너무나 가슴이 뜨거운 행복감으로, 이로인해 심장이 터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오늘도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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