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남수 의장, 385회 임시회 개회사 통해 제2차 추경안 면밀한 심사 당부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제11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좌남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제11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제주 전 도민에게 지급할 제2차 긴급재난생활지원금을 담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이 이제서야 다뤄지게 됐다.

당초 제주특별자치도는 2차 지원금을 6월 중에 지급하겠다고 했었다. 허나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선별적 지급이 아닌 전 도민 지급으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고, 제주도정은 이를 반영한다면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대거 삭감하자 의회와 갈등이 빚어져 늦어지게 됐다.

제주도의회는 예정보다 3일을 더 늦춘 16일에 제385회 임시회를 개회했다. 이를 두고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은 원희룡 도정이 코로나19를 핑계로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대거 삭감한 데 따른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나 실제론 이보다 전 도민 지급 요구를 제주도정이 수용하고, 추경안을 다시 재조정하면서 늦어졌다고 보는 게 맞다. 물론 이 과정에서 예산안 증감의 규모와 그 내용에 있어 의회와 제대로 협의가 되지 않아 더 늦어진 건 사실이다.

좌남수 의장은 이날 제385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원희룡 도정에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좌 의장은 "코로나19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문화예술 현장을 외면한 일방적인 삭감 때문에 7월 임시회가 당초 일정보다 늦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좌 의장은 원희룡 지사가 대권 도전 행보를 이어가는 태도를 지적한 뒤, 그간 단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상설정책협의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좌 의장은 "제주도정에선 이번 추경이 민생과 안전, 경제 방역에 중점을 뒀다고 했지만 정작 코로나19 대응 예산은 전체 세출예산의 비중을 감안할 때 규모가 크지 않고, 오히려 문화관광 분야에선 감액 편성됐다"며 "과연 이번 추경안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예산편성인지 각 상임위에서 심도있게 심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미 제주도의회는 원희룡 도정이 이번 회기에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상정 보류하겠다는 입장에 원희룡 지사가 "차라리 골치 아플 일이 없어졌다"고 한 발언을 두고 세밀한 예산심사를 예고해 둔 터다. 

이번 추경안으로 975억 원을 증액했다는 제주도정의 예산안이 대거 손질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실제 제주도정은 이번 추경안을 통해 대부분 분야의 예산을 증액했지만 정작 문화 및 관광 분야 예산을 삭감했다.

일반 공공행정 분야에서 344억, 안전과 환경 분야에서 각각 150억, 243억, 사회복지와 농림해양수산 분야에서 846억, 551억 원이 증액됐다. 반면 문화 및 관광 분야에선 286억 원이 감액됐다.

허나 실제 가장 크게 감액된 분야는 산업·중소기업 및 에너지 분야다. 증감 포함해 무려 1242억 원이 감액됐는데, 전기차 구입 보조금만 1562억 원이 삭감됐다. 이 예산을 가지고 다른 분야에 골고루 증액했는데 정작 문제가 됐던 문화 & 관광 분야에서만 증액보다 감액이 많아 의원들이 이를 질타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제주도정이 말한 코로나19 예산이 직접적으로 투입되는 보건 분야에선 252억 원 증액 뿐이다. 101억 원은 독감 예방접종비, 34억 원은 안덕과 표선보건소 증축 공사비, 26억 원은 서귀포의료원 기능보강, 14억 원은 코로나19 방역물품 구입비다. 2차 긴급재난금을 제외하고, 전체 추경안 예산 대비를 비교하면 결코 코로나19 관련 예산이 많다고 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

이 때문에 제주도의회가 "코로나19 예산이 맞는 것이냐"고 비판하고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