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피뿌리풀 유전자 다양성 연구' 결과 공개
제주도 피뿌리풀, 몽골 및 내몽골 지역 개체와 유전적으로 닮아
유전자 연구로 종의 기원 찾아 멸종위기종 보전 방안에 활용

▲ 제주 피뿌리풀 ©Newsjeju
▲ 제주 피뿌리풀 ©Newsjeju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도 동부 오름에만 자생하는 '피뿌리풀'이 과거 몽골에서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환경부는 최근까지 진행한 '피뿌리풀에 대한 유전자 다양성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팥꽃나무과에 속하는 피뿌리풀은 다년생 초본으로 6~7월에 개화해 9월에 열매를 맺는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 몽골, 중국, 러시아에 분포한다. 

국내 경우는 제주 동부 오름 기슭에서만 제한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은 황해도에 분포돼 있다. 피뿌리풀은 관상용으로 가치가 높고, 중국 및 몽골에서는 피부재생 및 항염 등 약용식물로 활용하기도 한다.

환경부는 2017년 피뿌리풀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하고, 2018년부터 연구를 수행해 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에서만 관측되는 피뿌리풀 분포 이유 규명을 위해 연구진은 두 가지 가설을 설정했다. 고려말 원나라 침략으로 제주도에 목장을 설치, 말을 방목하는 과정에서 유입됐다는 전제다. 다른 하나는 빙하기 잔존 식물이라는 가설이다. 

연구진은 가설 검증을 위해 우선 제주도와 중국 운남, 몽골 등 8개 지역의 피뿌리풀 자생지에서 184개 표본을 채취, 초위성체 유전자 표지를 이용해 176개 대립유전자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제주도 피뿌리풀 유전자형이 몽골 중부 및 내몽골로부터 유래된 것을 확인했다. 

지역별 유전자 주성분 분석 결과는 한국, 몽골 및 내몽골 개체들이 유전적으로 비슷한 하나의 무리를 형성한 것으로 나왔다. 또 국내 피뿌리풀 40개 대립유전자 분석 결과는 유전적 고유성이 없어, 빙하기 시대가 아닌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개체군으로 잠정 결론냈다. 

환경부 측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향후 황해도 개체군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면 피뿌리풀이 어떻게 한반도 유입되었는지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과학적 근거 자료를 활용한 종 보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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