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올해 10월 중 시범 발행 후 내년부터 확대 발행 예고
온누리상품권과 농협 상품권 등 지류(종이)상품권은 계속 발행...

▲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5일 임시회 폐회 중 회의를 열어 지역화폐 발행 등의 시급한 안건 등에 대해 제주자치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Newsjeju
▲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는 5일 임시회 폐회 중 회의를 열어 지역화폐 발행 등의 시급한 안건 등에 대해 제주자치도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Newsjeju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10월 중에 지역화폐를 발행키로 결정했다. 지역화폐는 지류(종이)가 아닌 카드나 모바일 형태로만 발행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문제는 지류 상품권을 대체할 제주사랑상품권 발행이 지역화폐 발행과 동시에 종료될 것이라는 점이다.

카드나 모바일 사용이 손쉬운 젊은 층들에겐 편리해지겠지만 반대로 어르신 등 취약층에겐 접근성이 더 어려워질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길호)는 5일에 제385회 임시회 폐회 중 제3차 회의를 열어 기획조정실과 일자리경제통상국 등 관련 부서장들을 출석시켜 긴급 현안업무보고를 받았다.

손영준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의 설명에 따르면, 올해 발행된 제주사랑상품권은 150억 원 규모며, 10월 중에 지역화폐가 발행될 예정이라 더 이상의 지류 상품권 발행은 없다. 올해 발행 분이 소진되면 자연적으로 발행이 중단된다. 이 외에 제주에서 유통되고 있는 지류 상품권은 정부에서 발행 중인 온누리상품권과 농협이 발행하는 상품권이 있다. 이 두 지류 상품권은 제주 지역화폐 발행 여부와 관계 없이 계속 발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고태순 의원(더불어민주당, 아라동)은 "제주에선 조문 갔을 때 답례로 상품권을 주는 문화가 형성돼 있는데, 이 때 주어지는 상품권의 80~90%가 농협 상품권일 정도로 제주사랑상품권 홍보가 여전히 안 돼 있다"며 "이번에 발행할 지역화폐 역시 젊은 층에게 유용할 카드나 모바일 형태다. 어르신 층이 주로 사용해 왔던 지류 상품권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손영준 국장은 "올해 10월에 제주도민들에게만 시범 발행하고, 내년부터 관광객까지 확대해 지역화폐를 발행할 예정인데, 읍면 지역에서 어르신들이 사용해왔던 종이 상품권에 대해선 온누리상품권으로 대체하거나 하는 등 대처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답했다. 

또한 김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제주 지역화폐를 운용할 업체 선정 시 '역외유출' 우려 문제를 제기했다. 제주에서 발행된 지역화폐에 따른 자금 관리를 제주가 아닌 타 지역 외부 업체에 맡길 경우를 얘기한 것이지만, 실제 '역외유출'이라는 게 가능한지에 대해선 논란이 분분한 문제다.

허나 노희섭 미래전략국장은 "특정 금융사를 지칭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주도 명의 계좌로 모든 금액이 들어가도록 했고, 모든 안전장치를 미리 걸어놨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강성균 의원(더불어민주당, 애월읍)은 "지역화폐 발행에 따른 자금유통을 제주에서만 이뤄지게 할 것이냐, 전국을 돌게 할 것이냐에 따라 제주도민에 대한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러니 금융권 입장에선 계좌를 어디에 둘 것이냐가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지역 금융권과도 어떻게 상생방안을 마련할 것이냐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제주사랑상품권이 지역화폐 발행으로 유통이 중단될 경우, 제주지역 조문 문화에서 답례품으로 지급하던 지류 상품권은 거의 완전히 '농협 상품권'으로 대체될 전망이다. 현재도 답례품으로 주어지는 상품권의 80~90%가 농협 상품권이어서다. 온누리상품권도 있긴 하지만 전국 발행규모가 140억 원 정도에 불과해 제주에서의 유통량은 극히 미미하다. 그만큼 제주사랑상품권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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