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전국 대유행 조짐, 제주지역 하루 사이 확진자 2명
원희룡 지사 "22일 0시부터 '거리두기 2단계' 격상"
21일 제주시 구좌읍서 '밤바다영화제' 개막해

▲ 하루 사이 제주도내 코로나 확진자가 두 명이 발생한 21일, 제주시 주관/하도리어촌계 주최로 '제3회 밤바다영화제'가 개막했다. ©Newsjeju
▲ 하루 사이 제주도내 코로나 확진자가 두 명이 발생한 21일, 제주시 주관/하도리어촌계 주최로 '제3회 밤바다영화제'가 개막했다. ©Newsjeju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제주시에서 주관하는 '밤바다 영화제'가 개막했다. 제주지역에서도 하루 사이에 코로나 확진자 2명이 터지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변하면서 영화제 완주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포구 앞에서 '밤바다 영화제'가 개막했다. 올해 세 번째를 맞는 영화제는 제주시 주관, 하도리어촌계 주최로 22일 밤까지 행사가 이뤄진다. 영화제 측은 주관을 제주도로 명시했는데 확인결과 제주시에서 사업비 2700만원을 지원했다. 

이날 오후 3시30분쯤 취재진이 찾은 '밤바다 영화제' 현장. 이곳은 약 160여명의 도민과 관광객들이 영화 관람과 해녀체험 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해가 지면 더 많은 방문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시에 따르면 1회 영화제는 약 800여명의 인파가 몰렸고, 2회 영화제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약 300여명이 방문한 바 있다. 

영화제 취지는 선한 영항력이다. 각종 쓰레기 문제와 기상이변 등을 생각해보자는 뜻에서 환경과 관련된 테마 영화들을 야외스크린으로 상영한다. 문제는 1회와 2회 때와는 다른 코로나 시국이라는 점이다. 

▲  ©Newsjeju
▲ 밤바다영화제 부대행사인 '해녀물질체험' ©Newsjeju
▲ 밤바다영화제 부대행사인 '해녀물질체험' ©Newsjeju

행사장 방역 관리도 아슬아슬했다. 입구에서 출입자 명부를 작성하고, 발열체크를 한 후에야 입장이 가능했지만 행사장 안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채 돌아다녔다. 행사 스텝 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했다. 

체험행사 중 사전 예매가 100명에 달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해녀물질체험 행사 경우는 밀집된 바다공간에서 이뤄졌는데, 물놀이 특성상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 물 밖으로 나와 행사장 쪽으로 진입하는 체험자들 몇몇은 바닷물로 인해 입안이 텁텁한지 바닥에 침을 뱉어댔다.

행사는 제주시에서 주관하지만 방역당국 관계자들은 현장에서 찾을 수 없었고, 영화제 측 스태프들만이 관리를 맡고 있었다. 

당초 '밤바다 영화제'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간 중 개최여부가 결정 났다. 1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집합·모임·행사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제주시는 방역수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행사를 치르도록 했다.

문제는 광복절 날 서울 광화문 집회 이후 전국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폭등하면서 빚어지게 됐다. 수 백명의 확진자가 연이어 터졌고, 중대본은 21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를 324명으로 발표했다. 

잠잠하던 제주 지역도 어제(20일) 제주를 찾은 입도객 A씨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더니 오늘(21일)은 도내에 거주하는 A씨의 부모 B씨가 추가 확진자가 됐다. 현재까지 도정이 추적한 B씨 접촉자만 112명에 이른다. 

▲ 21일 '제3회 밤바다영화제'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개막했다. ©Newsjeju
▲ 21일 '제3회 밤바다영화제'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에서 개막했다. ©Newsjeju
▲ 영화제 참여 차 주차된 차량들 ©Newsjeju
▲ 영화제 참여 차 주차된 차량들 ©Newsjeju

상황이 긴박하게 흐르자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오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 수준으로 격상하라고 지시했다. 시행일은 22일 0시부터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실내 50명·실외 100명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사적·공적 목적의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된다. 주점·노래연습장·대형학원 등 고위험시설 11곳은 운영이 멈춘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회의에서 "실내 50일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의 행사와 회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겠다"며 "제주도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도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서 개막한 '밤바다 영화제'가 이틀 차에는 2단계로 격상되는 가이드라인에 걸려버리게 된 셈이다. 

원희룡 지사의 지침대로라면 밤바다영화제는 실외 1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에 속해 사실상 진행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영화제는 개막 당일 바로 종료가 돼야 하는데, 아직까지 행정상 아무런 지침도 내려오지 않았다.

영화제 담당자는 "오늘 영화제 첫날 행사가 종료된 후 마을이장 등과 상의를 해보고 조기 종료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