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과 퇴사 반복하면서도 임용 3년만에 3급 자리까지 올라
제주도의원들 "도지사의 대권을 위한 전초기지 아니냐" 꼬집어

민선 6기 강영진 전 공보관이 7기 공보관으로 재임용됐다.
▲ 서울본부장으로 임용된 강영진 전 공보관.

지난 2018년 4월 23일에 공보관으로 최초 임용된 후 불과 3년여 만에 3급 자리까지 오른 강영진 서울본부장에게 제주도의원들이 매서운 의구심의 눈초리를 쏘아붙였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이상봉)는 23일 제387회 임시회 제4차 회의를 열어 기획조정실과 서울본부 등 5개 부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많은 행자위 도의원들이 최근 공보관에서 서울본부로 발령받은 강영진 본부장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강영진 서울본부장은 지난 8월 말에 공보관 사직서를 제출하고, 9월 11일자로 개방형 임기제로 변경된 서울본부장에 임명됐다.

먼저 강철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동 을)은 "굳이 문제 없이 잘하던 공보관을 사직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강영진 본부장은 "2017년 8월부터 3년 가까이 일하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졌고, 다른 분이 오더라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라 보고 사직을 신청했다"고 답했다.

허나 강 의원은 "지사의 중앙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직으로 발령된 게 아니냐"며 이 답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강 본부장은 "이미 (지사는)중앙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본부에서 딱히 지원할 건 없다"고 부인했다.

강 의원은 "그럼에도 도지사의 큰 그림 역할을 맡긴 걸로 이해한다"며 "물론 도지사의 큰 그림도 필요하나, 제주도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질의한 문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은 "3년 내내 매너리즘에 빠졌으면 그간 공보관 역할에 지장이 있었다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강 본부장은 "매일 똑같은 일을 수행하다보니 그랬다"고 변명했다.

문종태 의원은 "서울본부에서 페이스북으로 제주를 홍보한다길래 들여다봤다. 9월에 게시물을 올린 게 3건 뿐이다. 서울본부 홈페이지에도 들어가봤다. 일하는 게 있어야, 성과가 있어야 올릴텐데 게시물 대부분이 제주도청으로만 연결되고 별건의 자료가 거의 없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문 의원은 "2018년에 서울본부 직원들이 한꺼번에 그만두고, 지사 취임하고나서 다시 재임용돼 근무하고 있다. 도민혈세로 이뤄진 서울본부가 선거공신을 위한 일자리 창출기지인 것이냐"며 "거긴 지사의 대권도전을 위한 전진기지가 아니다. 지사가 자신의 권한을 사유화하는 게 너무 많다"고 비판했다.

▲ 왼쪽부터 강철남, 문종태 의원과 이상봉 행정자치위원장. ©Newsjeju
▲ 왼쪽부터 강철남, 문종태 의원과 이상봉 행정자치위원장. ©Newsjeju

이상봉 위원장은 강영진 본부장의 답변을 되새긴 뒤 "행정기관이 매너리즘에 빠지면 옮겨도 되는 곳이냐"고 꼬집었다. 그제서야 강 본부장은 "제가 잘못 발언했다"며 더 이상의 변명을 거뒀다.

이 위원장은 "2017년 8월 14일에 공보관으로 최초 임용됐다. 그 후 1년도 안 돼서 2018년 4월 23일에 퇴사하고, 2018년 9월에 재임용됐다. 매너리즘에 빠질 시간이 있긴 했던 거냐"고 비난한 후 "2020년 9월에 다시 퇴사해서 서울본부장으로 들어갔다. 공무원 조직을 상속받기라도 한 거냐"고 힐난을 퍼부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좀 느끼는 게 없느냐"며 "서울본부 14명 정원에 현원이 12명 중 9명의 임기제 공무원들 출신을 보니 전부 제주 출신이 아니더라. 서울시민 중엔 출향도민이 없었던 거냐"고 비꼬았다.

또한 이 위원장은 "예전 행자위에서 서울본부장을 4급에서 3급으로 격상시키는 것에 동의할 때 부대조건을 달았었다. 개방형 및 공직 내부의 일반직 공무원을 균형있게 배치하라는 주문을 넣었었는데, 달라진 점을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제가 볼 때, 공보관이 본부장이 된 건 지시가 상당히 배려해 준 결과일 뿐"이라며 "제주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기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고 지적하면서 "재정악화라는 시점에 성과가 없는 조직은 축소시켜야 할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강영진 본부장은 "좀 더 좋은 서울본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만 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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