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용 의원 "처음엔 그렇게 말했다가 퇴임할 때엔 다들 말 달라져" 꼬집어

안동우 제주시장.
안동우 제주시장.

안동우 제주시장이 행정시장 직선제로의 전환 필요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에 이경용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서홍·대륜동)은 역대 행정시장들이 들어올 때와 나갈 때 답변이 달랐다고 지적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 과제에 행정시장 직선제를 넣어 정부에 건의했으나 '불수용' 과제로 분류되면서 더 이상 진척이 힘든 상황이다. 이전에도 수차례 타진해왔지만 중앙정부는 매번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해 왔다. 허나 제주에선 여전히 임명제에서 직선제로의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제주시를 상대로 14일 진행된 제388회 임시회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또 거론됐다.

이경용 의원은 안동우 제주시장이 과거 제주도의원 3선과 정무부지사를 거치고 제주시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것을 들어 "현행 행정체제에 대한 문제를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행정시장 직선제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안동우 시장은 "임명직 시장에 대한 한계에 대해 많은 얘기가 있는데, 어차피 선출직이든 임명직이든 하는 일은 같고, 임명직이라도 도 본청과 협의하면서 할 일은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진 임명직 시장의 한계를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이경용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서홍·대륜동). ©Newsjeju
▲ 이경용 제주도의원(국민의힘, 서홍·대륜동). ©Newsjeju

그러자 이경용 의원은 "과거 고경실, 고희범 시장도 처음엔 그렇게 말했었지만 퇴임할 때엔 다들 임명직 한계를 거론하면서 바꿔야 한다고 말해왔다"고 꼬집었다.

이에 안동우 시장은 "시장 직선제에 대해선 나름 동의는 한다. 허나 단순히 행정시장을 직선제로 뽑는 것도 한계가 있는 건 마찬가지"라며 "그것보단 행정시의 기능 강화를 위한 과제들을 넣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미 그것도 논의가 계속 반복돼 왔던 것"이라며 "여론조사에서 4개 시·군을 경험했던 공무원들 중 63.2%가 바꿔야 한다고 답했고, 일반 도민들도 70%가 직선제를 원하고 있는데 아니라고 답하는 게 과연 옳은 건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기초자치가 폐지된 이후에 연 평균 5.7%의 예산이 증가해 왔다. 그걸 감안하면 행정시가 7000억 원의 예산을 더 가져왔어야 하는데 못하고 있고, 모든 권한이 도 본청에만 집중되고 있다. 이 문제를 공무원들도 다 알고 있다는건데 문제는 정치인들이 이해득실 관계만 따지다보니 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저 포함해서 모두가 반성해야 할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행정시 권한강화도 중요하지만 제도가 바뀌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과거 영조가 박문수를 중용한 건 권력에 굴하지 않고 임금에게 가감없이 모든 걸 밝혔기 때문"이라며 "현 도지사의 정책보좌관들 포함해서 양 행정시장과 참모들이 지사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으니 이렇게 된 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안 시장이 "한 달에 한 번은 지사와 현안사항을 두고 소통하고, 가끔은 비공식적으로도 회의를 한다"고 반박하자, 이 의원은 "회의를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도개선 의지를 보여줘야 하는데 모두들 자리에만 연연해 하고 있어 보인다는 게 문제"라고 질타했다.

한편, 지난 제387회 임시회에서도 이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제주도정이 행정시장 직선제 추진에 별다른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도의원들이 지적했다. 특히 도지사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는 비판도 있었다.

실제 제주자치도는 제주특별법 7단계 제도개선 과제 협의를 위해 중앙부처에 달랑 과장 2명만 보내 빈축을 산 바 있다. 당시 도의원들은 "지사가 올라가서 협의해도 모자랄판에 실국장도 아니고 과장 2명을 보내 놓으니 수용될리가 있겠느냐"고 쏘아붙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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