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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동 강승룡

버스정류장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버스에 타고 내리는 승객을 위해 버스가 정차하는 곳’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필자는 사전에 나온 의미보다 넓게 ‘동네 사랑방’이라고 칭하고 싶다.

영천동에서 교통업무와 생활환경업무를 담당하는 필자는 관내 곳곳을 순찰할 기회가 많다. 특히 서귀포 오일장이 열리는 4일, 9일에 승객이 많은 토평마을회관 정류장에 가면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우는 어르신들을 많이 뵙게 된다. 그 모습을 보면 경로당 못지않은 동네 명소로 동네 사랑방이라는 용어가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였다. 어르신들이 정다운 사투리로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 어릴 때 할머니께서 하신 말씀도 생각나 문득 옛 생각이 나는 경우도 많았다.

영천동에서는 동네 사랑방이자 명소인 버스정류장을 깨끗하게 만들고 시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환경정비 계획을 수립하고, 버스정류장 ‘환경정비의 날’을 운영하고 있다. ‘환경정비의 날’에는 영천동 새마을부녀회원이 참여하여 불법광고물 제거, 정류장 물청소, 잡초제거, 시설 및 시간표 파손 여부 점검 등 환경정비 활동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매주 1회 이상 영천동 자생단체에서 방역활동을 실시하여 안전한 교통환경을 승객들에게 제공하고 하고 있다.

행정에서의 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사항이 버스 승객, 마을 주민 등 시민이 버스정류장을 우리 모두가 지켜나가야 할 자산임을 인지하는 것이다. 승객들에게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기 위하여 애정과 관심을 두고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한다면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만드는 일에 일조하는 첫걸음이 버스정류장이 될 것이다.

버스정류장이 버스를 타고 내리는 기능에 머무르지 않고 동네의 이야기꽃이 피어나 좋은 기억을 주는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모두의 동네 사랑방으로 계속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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