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20일 국감장에서 최종 입장 밝혀
"제주에 없던 맹수 들여오는 게 제주환경 가치에 맞는건지 의문"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으로 인해 선흘2리 마을주민들 간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으로 인해 선흘2리 마을주민들 간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제주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이 사실상 추진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위원장 서영교)가 20일 제주특별자치도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한 자리에서 원희룡 지사가 이 문제에 대한 질의를 받자 사업허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이은주 국회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동물테마파크가의 사업 내용이 10년새 크게 달라졌는데 변경협의만으로 사업이 재추진되는 건 문제가 있다"며 "이미 이 지역의 벵뒤굴은 2006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2007년엔 세계자연유산으로도 지정된 곳이다. 2018년엔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로도 지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은주 의원은 "지난해에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확대 지정됐는데, 행정에서 이를 확대 지정하기 위해 애를 많이 쓴 걸로 안다. 이러면 환경영향평가를 재평가해야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느냐"며 "사업으로 주민 간 갈등도 심각하고, 난개발로 세계자연유산 재지정에 실패하면 청정 제주의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커진다. 사업 내용이 완전히 변경됐기에 재평가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떠냐"고 물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워낙 민감한 현안이기에 이 자리에서 분명히 말한다"고 서두에서 강조한 뒤 "우선 유권해석 거쳐서 변경협의로 간 것이기 때문에 (이제와서)여기서 쟁점을 찾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대신 행정에선 변경된 사업 내용이 제주의 청정환경과 제주가 가고자 하는 미래 가치에 맞는 것인지,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인수공통전염병이 새로운 인류의 위기로 놓인 상태에서 제주에 원래 없던 동물을 들여와 사육하고 관광사업으로 하는 것이 제주에 맞는 것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희룡 지사는 "이 사업은 제주도정이 추진하려는 게 아니라 민간 사업자가 새로운 절차를 밟고 온 것일 뿐"이라며 "제주도정에선 이를 모두 고려해 최종적으로 결정할 단계에 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럼에도 이 의원이 "환경영향평가를 재평가 해야 하지 않느냐"고 재차 질의하자, 원 지사는 "그건 제가 하는 게 아니라 환경영향평가심의위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미 많은 부분이 심의됐고, 조건부로 결정됐다. 허나 저희는 그것과는 별도로 제가 제주도의 종합 책임자로서 환경영향평가의 절차 여부와 관계없이 판단하겠다는 것"이라며 사업허가에 제동을 걸 것임을 암시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선 지난해 12월에 람사르습지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됐었으나 7개월 만에 그만뒀다가 복귀한 고제량 위원장이 이 문제와 관련해 이은주 의원의 요청에 따라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고제량 위원장은 "올해 2월에 제주시 김OO 과장과 담당 계장, 주무관이 저를 찾아와 위원장 직을 그만뒀으면 좋겠다고 압력을 가했고, 이후에 4월에 다시 박OO 계장과 담당 주무관이 와서 제게 사퇴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이후에도 또 다시 6월에 제주도청의 박OO 과장이 '규정을 새로 만들면 모든 위원이 교체될 것'이라면서 재차 제게 압력을 가하고 전화를 걸어 몇 번이나 사퇴할 것을 종용한 바 있다"고 증언했다.

허나, 정작 국감장에서 이은주 의원이 이에 대한 질의를 하지 않아 원희룡 지사로부터 해명을 듣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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