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인터넷 물품 사기조직, 제주경찰 "꼼짝마"
악명 높은 인터넷 물품 사기조직, 제주경찰 "꼼짝마"
  • 이감사 기자
  • 승인 2020.10.2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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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약 7년 간 명성 떨친 국내 1호 사기조직단 일망타진
2년 간 집요한 추적으로 검거 결실 맺어···피해자만 5000여명
신고 나서는 피해자 '협박'과 '보복'으로 손발 묶기도
▲ 제주지방경찰청이 21일 국내 원조격 온라인 물품사기단 30명 검거 브리핑을 진행했다 / 범죄 조직단체의 돈세탁 과정 등 치밀한 수법을 설명하는 오규식 제주청 사이버수사대장 ©Newsjeju
▲ 제주지방경찰청이 21일 국내 원조격 온라인 물품사기단 30명 검거 브리핑을 진행했다 / 범죄 조직단체의 돈세탁 과정 등 치밀한 수법을 설명하는 오규식 제주청 사이버수사대장 ©Newsjeju

중고나라 등 인터넷 물품 사기 행각을 펼치며 약 7년 간 악명을 떨진 국내 1호 사기일당이 제주경찰에 무더기 붙잡혔다. 2년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얻어낸 결실이다.  

21일 오전 10시30분 제주지방경찰청은 브리핑을 열고 온라인 물품사기 사기총책 강모(38. 남)씨 등 30명을 붙잡고 이중 1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검거를 하지 못한 나머지 10명의 신원도 밝혀냈고, 현재 인터폴 적석수배를 내렸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단체조직 활동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협박', '업무 방해' 등이 적용됐다. 구속기소된 이들 나이대는 20대부터 40대까지다. 

제주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올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와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오면서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다. 국민청원은 1만5000명이 동의를 했다. 

강씨 등 사기조직은 2014년 7월31일부터 2020년 1월18일 사이 필리핀에 사무실을 차리고 전문 사기조직단을 꾸렸다. 이후 국내에 있는 주부들을 중심으로 재택알바 수백 명을 모집했다. 명의통장을 빌리는 조건으로 일당 8만원을 줬다. 판매 글을 온라인 중고장터 등에 사이트에 올리도록 했다. 

사건과 관련된 접수된 피해자만 5,092명으로, 피해금은 49억원이다. 강씨는 범죄수익금을 재택알바 통장으로 받아 가상화폐로 입금토록 했다. 20여 차례의 돈세탁 과정을 거친 후 해외거래소를 통해 강씨에게 돈이 흘러가게 만드는 치밀함을 보였다. 강씨는 범죄수익금 대부분을 필리핀 부동산에 투자했다.   

범죄방식은 잘 짜여졌다. 사기조작단들은 주로 전자제품, 카메라, 휴대폰 등의 업체를 사칭하는 방식을 보였는데 인터넷 사이트에 위조 업체를 등록하며 피해자들에게 믿음을 샀다. 이 과정에서 위조 신분증과 사업증도 만들었다. 심지어 가짜택배 영수증도 편집프로그램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속여 왔다.

제주경찰이 밝혀낸 사기품목은 휴대폰이 1750개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컴퓨터 660개, 카메라 366개, 골프용품 180개, TV·프로젝터 178개, 건조기 173개, 상품권 156개, 음향장비·악기 145개, 냉장고 129개, 에어컨 127개, 유모차 121개, 청소기 99개, 세탁기 98개 등이다. 기타 제품은 1036개다. 

1인당 가장 적은 액수의 피해금은 4만5천원 상당의 스피커고, 큰 피해금은 상품권으로 3120만원이다. 

강씨에게 속아 눈물을 흘린 제주도내 피해자는 10여명이다. A씨는 PC 구매 목적으로 약 99만원을 입금했고, B씨는 디지털카메라 구입 건으로 약 36만원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강씨 등이 약 7년 동안 꾸준히 동종 범죄를 저지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보복하며 적극적인 신고를 못하게 막아왔다. 

이들은 물품거래 과정에서 알아낸 피해자들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악용했다. 신고를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피해자들에게는 상당한 액수의 음식배달을 집과 사무실 등으로 주문해버렸다. 또 피해자들의 정보로 새로운 사기범행을 하며 철저한 보복을 일삼았다. 

제주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019년 1월부터 강씨와 조직단의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2년 간의 추적 끝에 일당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결실을 맺었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에 도주 중인 공범과 범죄수익금 등을 끝가지 추척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기조작단도 확인돼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경찰청은 온라인 물품 사기를 예방하는 수칙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선 상품대금을 현금결제(계좌이체)로만 유도하는 경우와 고가제품을 파격적으로 할인한다는 광고는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구매 전 판매자 계좌번호와 전화번호를 '경찰청 사이버캅' 앱을 통해 사기에 이용된 번호인지 검색하는 꼼꼼함도 필요하다. 또 메신저 계정과 연락처, 파매글 등이 이미지로 돼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 사기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기에 가급적이면 직거래가 안전하다.  

끝으로 이번 사건과 같이 재택근무 알바가 범죄로 이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당부도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쇼핑몰 재택업무, 가상화폐 구매업무 경우 범행 자금세탁에 이용될 수 있으니 구직시 업체를 철저히 검증해 달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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