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자간담회 가졌으나 국감 후속 입장만 전하고 서귀포로
제2공항, 대선 입장, 제주형 뉴딜, 마포포럼 관련 질문들 모두 피해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1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가졌으나 주요한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피하고 자신이 전하고픈 말만 전한 뒤 자리를 떴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도청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낸 뒤, "미리 양해를 구하겠다"면서 기자간담회에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없음을 사전에 고지했다. 오전 11시까지 서귀포로 넘어가 강정정수장에서 발생한 유충 발생 현황을 점검하겠다는 게 그 이유였다.

민감한 질문들에 답할 여력이 없다는 포석을 깔아둔 것이다. 원 지사는 "(유충 발생을 두고)일개 부서에서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어서 모든 일정 취소하고 가야하는 상황"이라며 "짧게만 말하고 가는 걸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그렇게 전제한 뒤, 원 지사는 지난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받은 국정감사에 대한 이야기만을 전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도청 기자실에 들러 국감 후속조치에 따른 입장만을 전하고, 기자들의 모든 질문엔 "나중에 밝히겠다"며 피해갔다. ©Newsjeju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1일 도청 기자실에 들러 국감 후속조치에 따른 입장만을 전하고, 기자들의 모든 질문엔 "나중에 밝히겠다"며 피해갔다. ©Newsjeju

원 지사는 "제주에 여러 문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개발과 보전을 어떻게 조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냐다. 녹지국제병원이나 부영호텔 문제, 송악산이나 동물테마파크 등 제주에서 벌어진 대규모 개발사업들에 대해 큰 틀에서 어떻게 임해 나가야할지 중간 정리할 시점에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빠르면 이번 주말에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고 도민들에게 제주도의 개발사업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해 발표하겠다"면서 "환경보전기여금 문제도 있고,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큰 현안들에 대해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기자들에 의해 제기된 질문들에 대해선 하나같이 "나중에 자세히 밝힐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답변으로 피해 나갔다.

가장 먼저 제기된 질문은 제2공항 관련 사안이었다. 지난 20일에 마지막 토론회가 마무리됨에 따라 진행돼야 할 의견수렴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그건 적정한 시점에 따로 일정을 잡아 설명할 기회를 갖겠다"고만 해뒀다.

또한 제주형 뉴딜사업으로 6조 원이 넘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원 지사는 "그것도 따로 설명하는 자리를 갖겠다. 의회의 협조를 받아야 하는 부분이 있어 그렇다"고 말했다.

서울로 상경해 대권 도전을 재차 시사한 자리였던 '마포포럼'에 대해선 "휴가로 간 거냐, 출장인 것이냐"는 질문이 던져졌다. 원 지사는 "실무부서에서 규정에 위반되지 않도록 처리했을텐데 추후에 확인해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해갔다.

또한 대선 입장 표명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기자단에선 "도민들이 가장 궁금해야 할 사안을 왜 항상 제주가 아닌 중앙언론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이냐. 제주에서 먼저 밝혀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가했다.

이에 대해서도 원 지사는 "그건 따로 자리를 갖겠다"고 답했다. 다만, 원 지사는 "물어보는 데 거짓말 할 순 없지 않느냐"며 "언론에서 그걸 듣고 쓰는 것일 뿐이지, 제가 쓰는 게 아니다. 대선 도전을 선언한거냐 하는데, 아직 공식선언을 한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은 원희룡 지사에 대한 선거법 위반에 따른 첫 공판일이다. 

이에 대한 입장을 묻자, 원 지사는 "오늘은 기본적인 심문일 뿐이다. 변호인들이 앞으로 어떻게 임하겠다는 걸 전하게 되고, 제가 진술하거나 선고가 되는 건 아니"라며 "감자 완판한 거는 괜찮고 전복죽 6개 주문받아서 전달한 건 선거법 위반이라는 게, 대한민국이 이래도 되는건지... 그건 국민들이 판단해줄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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