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도 공개한 백신 로트번호, 제주는 왜 침묵?
질병청도 공개한 백신 로트번호, 제주는 왜 침묵?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10.21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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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자치도 "질본이 반대, 소송 우려 있다"며 밝혔으나...
정작 질병관리청은 긴급 브리핑 통해 독감 백신 로트번호 모두 공개... 황당

제주특별자치도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건과 관련해 로트번호를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를 질병관리청 탓으로 돌렸으나, 정작 질병관리청이 관련 정보를 모두 공개하면서 제주도정의 정책 판단에 의문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제주를 비롯해 전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연이어 발생하자, 질병관리청은 21일 오후 4시께 긴급 브리핑을 개최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총 9명이 발생했으며, 제주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4번째였다.

문제는 제주자치도가 백신의 로트번호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정작 질병관리청이 모두 이를 공개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더군다나 제주자치도는 비공개 사유를 질병관리청 탓으로 돌렸었다.

▲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와 관련해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21일 오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Newsjeju
▲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와 관련해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이 21일 오전 브리핑을 하고 있다. ©Newsjeju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 이후 오후 3시께 "질병관리청에 문의한 결과, 제조사나 로트번호를 공개할 시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드러나지 않았을 경우 제조사 측에서 소송을 걸면 행정이 질 수밖에 없어 공개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사실상 질병청에서 공개거부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밝혔다.

허나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후 4시께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망한 9명에게 접종된 백신 제조사와 로트번호를 모두 공개했다. 결과적으로 제주자치도의 해명은 '거짓말'이 된 셈이다. 68세 남성에게 접종된 백신은 '지씨플루코드리밸런트(Q60220030, 어르신용)'다.

현재 제주에서 이 백신으로 접종한 이는 이틀에 걸쳐 약 19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남성은 올해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게 처음이 아니었으며, 65세 이상은 국가 무료 접종 대상임에 따라 65세부터 매해 접종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도 비공개 사유가 탐탁치 않다는 점을 기자들이 줄기차게 지적하자, 배종면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그저 "역학조사 중에 있다"는 답변으로만 일관하면서 끝끝내 거부했다. 오후 들어서도 제주도정이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질병관리청이 이를 공개하자, 기자단 측에서 해명을 요구했고, 배종면 단장 대신 임태봉 보건복지여성국장이 나서 수습했다.

▲ 이날 오후 4시께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독감 백신 후 사망 사례 9건에 대한 접종현황. 백신 제조사와 로트번호가 모두 공개됐다. ©Newsjeju
▲ 이날 오후 4시께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독감 백신 후 사망 사례 9건에 대한 접종현황. 백신 제조사와 로트번호가 모두 공개됐다. ©Newsjeju

임태봉 국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질병청에 전화를 했더니 지자체가 책임질 수 있으면 발표하되, 질병청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해서 오전 브리핑 때 공개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임태봉 국장은 "그런데 이날 오후에 질병청이 모든 걸 발표해버렸다"며 "내일 중대본 회의 때 지자체에 이러한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정식으로 건의할 예정이고, 질병관리청에서 창구 일원화를 통해 일관되고 정확한 메뉴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혼란을 끼치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편, 올해 10월 21일까지 백신 접종건수는 총 1297만 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이상반응을 보인 사례는 총 431건으로 신고됐다. 이 중 국가예방접종사업 대상자의 접종은 836만 건이다.

사망한 9명 중 10대, 50대, 60대가 각 1명이며, 70대와 80대가 2명씩이다. 나머지 2명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제주도 보건당국은 로트번호 Q60220030 백신을 맞은 190여 명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사가 끝나는대로 곧바로 보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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